[따라쟁이] 요즘 읽고 있는 책들
- 작성일
- 09-09-14 00:27
요즘 오늘 같이 책 한페이지 펴보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많긴 하지만서도...
가볍게 읽은 만한 책 4권을 같이 읽고 있습니다.
어제 퍼왔던 부동산 글을 쓰신 손낙구 씨의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책입니다. 민주노총 대변인, 심상전 의원 보좌관을 했답니다. 심상전 전 의원 보좌관을 하며 그 동안 비공개로 있던 각종 부동산 관련 통계 자료를 얻었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답니다. 부동산이 왜 한국사회에서 문제인지를 따져 본 후, 부동산 투기가 한국 경제에 암적인 존재인 지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부동산 투기가 국민들의 인생을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따져 보고, 한국 내 부동산 격차와 부동산 부자와, 빈곤층의 실상을 살펴봅니다.
아직 저는 1장 만 읽었는데, 튼실한 자료를 통해 단단한 글을 썼다는 것을 저자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의 투기를 위한 지침서가 아닌 부동산 투기의 실체를 알게 해주어, 한국 사회를 이루는 축을 새롭게 보는 지평을 제공해 주네요.
이 책은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를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만든 것입니다. 김수행 교수의 생각을 쉽게 풀어내게 하면서도, 핵심을 잘 짚은 지승호씨의 인터뷰 실력을 통해 흥미로운 책이 나왔습니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사회로 가는데 있어 필요한 지침들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마르크스 경제학을 어렵게 느끼시고, 감정적인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
책 표지에 있는 김수행 교수의 인터뷰 내용이 이 책의 성격을 잘 말해줍니다. 이 글을 인용해서 이 책의 소개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이 사회는 지금 한쪽에는 부가 넘쳐나고, 다른 한 쪽은 가난하잖아요? 사회 전체의 생산 능력을 활용해서 나눠가지만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자각, 그런 인식에서 시작해 이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야 진짜라는 말입니다. 이데올로기를 주입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그런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 거죠. 이 사회에서 빈부격차, 양극화 문제, 환경 문제가 생겼을 때 새로운 사회에 대한 욕구나 열망은 더 커지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모두가 함께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을 토론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은 만철, 정식명칭 남만주 철도 주식회사의 탄생부터 사망까지의 역사를 소개합니다. 만철은 영국의 동인도주식회사 같이 중국의 만주에서 군림하였습니다. 만주의 주요 산업을 지배하고, 철로 인근 지역을 지배하였던 하나의 식민지 국가 수준의 위상을 가진 주식회사입니다. 이 만철을 최근 진보적 한국 경제사를 하시는 분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만철이 계획하였던 만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보며 박정희 경제 정책의 원형을 찾는 것이지요. 이러한 만철의 역사를 소개한 책입니다.
재미난 점은 만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계획하였던 만철 조사부의 사상적 근원이 마르크스주의였다는 것입니다. 경제를 자유방임에 맞기는 것이 아닌 경제 성장을 위해 정부가 깊숙히 개입해야 한다는 사상은 당시 일본의 강좌파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하네요. 이 박정희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비교하는 작업이 최근 진보적 경제사학계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존속적 혁신-파괴적 혁신이라는 패러다임을 통해, 기업들의 무수한 혁신 노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낳지 못한 채, 대부분의 경우 혼란과 좌절을 초래하거나 기존의 비즈니스를 유지-보수하는 수준의 결과를 낳게 되는 이유를 명쾌하게 해명했다.
저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은, 기존의 조직 및 프로세스와 완전히 독립된 별도의 혁신 단위로부터 태동한다는 점을 무수한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기존의 조직과 인력들은 존속적 혁신에 매진케 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파괴적 혁신은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분리된 혁신팀을 통해 추진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CEO는 기존의 프로세스와 정보에 기대지 말고, 경영을 배우는 초심으로 돌아가 노련한 사냥꾼 혹은 프론티어의 마인드로 혁신팀을 관리하라고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