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 왜 그렇게 사니?
7월 14일 정오,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2001아울렛 구로점에서 노동조합의 선전전이 벌어졌다. 잠시만 빗속에 서있어도 신발 속까지 흠뻑 젖어버릴 정도의 폭우다. 선전전에 나선 이남신 직무대리와 백승현 분회장, 평소에는 인도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아울렛 처마 밑에 서서 나눠주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몇 분 지나지 않아 검정 양복의 용역들이 나타나더니 빗속으로 나가라고 요구한다.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이므로 막지 말라고 하자 영업방해라며 맞선다. 특히 김00라는 이름의 비썩 마른, 퍽 싸00 없게 생긴 젊은 용역이 막무가내로 시비를 건다. 출입문을 잠가 버리기도 하고 앞뒤로 막아서서 유인물을 못 주게 막기도 한다. 인정도 사정도 없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그동안 파업에서 용역들이 어떤 짓을 했을까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비록 해고소송 중이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정규직원으로 입사한 두 사람을 이랜드 직원도 아닌 용역회사 소속의 일용직들이 나가라고 밀어다니, 분개한 두 사람, 계속 유인물 배포를 시도한다. 그러자 용역들, 그 자리에서 경찰에 전화해 영업방해니까 체포해 가라고 요구한다. 억수같은 비를 뚫고 나타난 세 경찰관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는데....
젊은 용역들, 이 광경을 찍고 있는 기자에게도 시비를 걸어온다. 자기들 얼굴하고 건물을 찍으면 초상권 침해란다. 거기까지는 통상 듣는 ‘합법적인’ 주장이다. 그런데 싸00 없는 김00 용역 하는 말,
“찍지 마세요. 찍으면 카메라 압수할 겁니다!”
순간, 머릿속이 엄청 복잡해진다. 아니, 대한민국 법원이 용역회사 일용직들에게 카메라를 압수할 권한을 부여했다는 말인가? 진짜 경찰관이 압수를 하려해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현행범은 아무나 압수해도 되는 건가? 아무튼 너무도 당당히, 출동한 경찰관들이 무색하도록 큰소리로 떠드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잠시 생각한 끝에 겨우 해답을 찾았다.
“압수하고 싶으면 이 경찰관들에게 말해서 해!”
친절한 법률 자문에 싸00도 비로소 법 절차를 깨달았나 보다. 그러겠다고 한다. 이 거 한 수 가르쳐 준건지, 기자가 너무 물러 터진 건지...
승강이를 벌이는 사이,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유인물이 비에 젖어 도저히 나눠줄 수가 없다. 결국 선전전은 포기되고 경찰들도 물러갔다.
비에 흠뻑 젖은 채 돌아오는 길에,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분하다. 불매운동이든 뭐든 합법적인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을 가로막는 것은 명백히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법 위반이다. 더구나 이를 집행하는 것이 이랜드 직원도 아닌 용역회사 직원들이니 완전히 불법이다. 사진 찍는 카메라까지 압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경찰관 사칭 죄다. 고소고발 엄청 좋아하는 이랜드, 죄 없는 자만이 돌을 들 수 있다던 예수님 말씀 좀 상기하시라.
그나저나 아울렛 매장마다 지키고 서서 노조활동 방해에 동원되는 젊은 용역들아! 개인적으로야 나쁜 사람은 없겠지만, 한창 정의를 추구해야 할 젊은 나이에 왜들 그렇게 사니? 너희들도 노조라도 만들어서 더 이상 불법 부당한 부당노동행위는 못하겠다고, 본연의 임무인 경비업무만 하게 해달라고 싸우려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