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이제 막 저녁밥 먹고, 또 다시 베팍 접속한 2일차 에너제틱 (영어로 에너제뤽)입니다-

요 밑에 멜취님 올려주신 임수경 눈화를 보니 대학 새내기때가 생각이 나네요-

95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한 저는, 대자보에 붙은 통일원년 1995년, 95학번들을 환영합니다

요 문구를 보고...아 뭥미???했던 그런 순진한 아해였답니다-

아무튼. 새내기 시절. 당시 이슈였던 우루과이 라운드 투쟁 (농정개방), 5.18 진상규명 투쟁 등에

썬배님들과 함께 나가서 겁없이 거리를 누비던 꿈나무 리즈 시절이었답니다-

그러다가 통일의 꽃 임수경 눈화를 직접 만나게 될 일이 있었으니,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사실은 여러 기억이 중첩되다 보니), 대구 경북대에서 있었던

한총련 출범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당시 새내기 문예단 이라는게 있었는데,

각 학교별 몇 명씩 뽑아논 중앙문선단 성격 비스무레 했던것 같지 말입니다-

암튼. 전야제였던가요. 임수경 눈화가 오신겁니다. 새내기 문예단 사이에 앉아 계셨는데,

아...이 넘의 숫기없는 새내기들...걍 멀뚱멀뚱...

중딩 시절, 눈화를 흠모하던 저로서는 가만 있을 수 없어,

목에 차고 있던 자료집(그 당시 연합집회 가믄 다 교양자료집 줬던 거 같네요)에

싸인을 요청합니다- 눈화께서는 아 뭥미??? 싸인은 또 첨이네-

하면서 싸인 해주셨답니다-

다음날 선배들한테 자랑했더니, 드뎌 울 꽈에 꼴통이 하나 들어왔구나...라는 눈빛으로 절...ㅡㅡ

암튼. 대학교 4학년...어리디 어린 여학생에겐 큰 결의의 순간이었겠지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고, 가족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일.

자신이 가야한다면, 영광으로 알고 가겠다던 그녀-

좋으나 싫으나 통일의 꽃이라며 평생을 기억될 그녀-

이혼. 아들을 잃은 슬픔. 믿었던 동지들의 배신-

그녀 앞에는 영광의 순간 만큼이나 쓰라린 아픔이 놓여져 있습니다-

허나, 밟은 길이 그랬고, 갈 길도 그럴 겁니다-

꿋꿋하게 헤쳐 나가길 바랍니다-

아직도 임수경 하면, 웨이브 머리 뒤로 살랑 넘기며 손을 흔드는 디스코 청바지의

앳되고 어여쁜 여대생으로 기억하는 독거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