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한 하루의 마무리.
- 작성일
- 09-06-23 04:40
방금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좀 심란하네요.
다름아니라.
저희 가게에 자주오시는 손님한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항상
술을 많이 마신상태에서 오든 멀쩡한 상태로 오든. 어쨌든 완전 취할때까지 마십니다.
물론 취하고 나면 욕도 잘 하구요. 흔히 말하는 진상 손님이지요.
평소에는 뭐 저런 손님이 다 있어. 하면서 짜증 내기 바빴었는데.
오늘은 뭔가 다른 느낌이였습니다.
그 손님은 오늘도 역시나 술에 많이 취한상태로 가게에 왔습니다.
맥주 세트를 시켜서 먹었는데 거기에 또 양주를 하나 더 시키더군요.
분명 맥주를 다 마시지도 않았었는데 말이죠. 양주를 시킨지 20~30분 정도 지났었나?
그 손님이 계산을 하고 나가려 하는데 완전히 취해버린 손님이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하는 것있였습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었는데 무슨 않좋은 일이 있길래 이렇게 항상 술을 마시는 걸까?
따뜻하게 맞아줄 가족은 없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부터 그 손님을 알고 지내던 아가씨 한분에게 물어보니 돌싱이라고 합니다.
혼자 산다고 하는데 왠지 그 이야기를 들은그때부터 가슴이 좀 짠해지면서 심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뭐랄까?? 굉장히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정심이 일어났습니다.
혼자라는 그 기분이 싫어서 항상 술을 마시는 그 기분. 조금은 알고 있었거든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손님을 엘리베이터까지 부축해 모셔다 드리고 전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왠지 감상적인 하루여서 그런가 하고 지나치려고 하는데 자꾸만 생각이 났습니다.
아까 제게 이야기 해줬던 아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러더군요. 지금 이런 기분이 들어도
다음에 저 손님이 욕하는거 한번만 들으면 지금 느낀 동정심이 다 사라질거라고. 속으로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럴거 같더군요. 그래도 한번 일어난 동정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조금은 심란한 상태로 가게 마감후에 집을 가기위에 1층으로 내려왔는데.
아까 그 손님이 주차장쪽 한켠에 주저 앉아 있더군요. 완전히 취해서 밖에서 잘 기세로 말이지요.
아직 심란한 상태였기에 그 손님게 다가가 일어나시라고, 댁이 어디시냐고? 계속해서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완전 취해버린 손님으로부터 돌아오는건 욕설뿐이였고, 경비원 아저씨는 제가 일하는 가게 손님이니
주차장에서 데리고 나가라하더군요. 차가 들어와야 한다면서요. 분명 차가 들어올수 없는 구석인데도.
그런말을 하는 경비원 아저씨를 보니 울컥하더군요. 경비원 아저씨를 무시하고 손님을 계속 깨우는데
한 10여분을 그렇게 깨웠는데도 일어날 생각이 없더군요. 그러자 저도 슬슬 지쳐버렸고 몸이 피곤하다는 스스로에 대한 핑계로 그 손님을 놓고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마음 한켠이 심란했습니다. 조금 힘들더라도 그 손님을 계속 깨웠어야 하는게 아닌지.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맘속에서 일어났습니다. 동시에 나도 참 이기적인 인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오는 내내 그런 생각속에서 돌아왔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중에도 맘속 한켠에 심란함이 남아있네요.
감성적인 하루안에서 일어난 책임지지 못할 동정심 때문일까요? 여전히 불편합니다. 후우........
문뜩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동화속 세상처럼 세상 사람들 모두가 좋은 면만을 바라보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불가능 하겠지만요.
그래도 진심으로
마음 괴로운일이 없이.
모두들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Smil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