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마치 공기가 깨어질 것 같은 날입니다. 몇날의 억쎈 비로
하늘은 모든 정력을 소진해버린 탕자처럼 조금의 수분도
머금지 않고 있습니다. 바짝 말라 비틀어진 공간을 오직
탱탱하게 부풀어 터져버릴 것 같은 태양이 쏘아대는 빛들
만 그저 벼려진 창날같이 마디마디 갈라대고 있습니다.
너무 말라버린 공기 때문에 이런 날은 그 폭염 아래 서도
땀한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주단같이 내려선
햇살만이 귀를 쟁쟁거릴테지요. 허나 한 뼘의 태양 빛 아래
몸을 맡긴 것만으로도 난 금방 땀에 폭삭 빠져 버립니다.
그건 마치 낡은 처마가 내려 앉듯 또는 언젠가 TV에서 본
폭파공법으로 무너져 내리는 거대한 빌딩 처럼 그렇게
한순간에 땀에 뭍혀 버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건조한
공간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나에게서 수분을 앗아가
채울려나 봅니다.

                                                          ..zzt



* 역시 노래나 들으시라고..;




Quizas, Quizas, Quizas 
                       - Trio Los Panch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