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베팍에 글을 남기네요.


이곳 런던은 어제, 오늘 48시간 동안 지하철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고, 또 될 예정입니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일터로 학교로 이동하기위해 지하철이 아닌 다른 교통수단을 찾아야 했고,

그 결과 오늘 런던은 대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평소 40분이면 다니던 거리를 2시간이 넘게 걸려서 가야 할 정도였죠.


라디오에선 15분 간격으로 교통정보가 제공되었고

평소보다 많은 버스, 열차(지하철이 아니라 런던근교와 중심부를 연결하는 기차)가 운행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들로 꽉차서 발 디딜틈 없는 버스도, 굳게 닫힌 지하철역 입구도 아닌

한 영국인 친구의 파업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이번 파업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나는 지하철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기쁘다.

권위에 복종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것이 자랑스럽다."


이 친구는 좌파? 아닙니다.

보수당을 지지하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50대 아저씨 입니다.


희생과 인내만을 강요당하는,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조차 지지 받지 못하는

비상식적인 우리의 현실이 오버랩되면서 안타깝고 또 부럽기도 한 복잡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6월 10일.

잃어버린 광장을 되찾기 위해 거리로 나서주신 베팍회원 여러분 그리고 다른 모든 분들이 저는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함께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이렇게 글로나마 달래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