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베팍에 또 엠팍에 매일 들어가서 눈팅을 하면서도 글 하나 남기지를 못했습니다. 원래 글도 잘 못쓰지만, 무기력함이 느껴져서 클릭은 해도
글 쓰는것이 힘들더라구요. 베팍 여러분들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도움이 못되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어제(여기시간으로 28일) 오전에 뉴욕 총영사관에 있는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아내랑 시간 맞추어서 갈려구 어제로 정했는데, 결국 최근 임신한 아내의 입덧이 너무 심해서 혼자서만 다녀왔네요.

유엔 본부와 가까운 곳에 영사관이 있더군요. 입구에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경비아저씨께서 조문하려 왔냐고 하시면서 인사하시더군요.

들어갔더니 몇몇분께서 검은 정장을 입고 계셨습니다. 제가 오전 11시정도에 도착했는데 조문객은 한명도 없더군요. 좀 당황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뉴욕에 유학생이 또 교민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사람이 없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벌써 첫날 둘째날 (어제가 셋째날이었어요) 많이들

왔다가 갔겠지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더군요.

방명록을 적는데 왠지 펜이 참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국화꽃 한송이를 받아들고 영정이 모셔있는 홀로 들어갔는데 홀 한켠은 완전 유리라서

환했습니다. 사람이 없었으니 혼자서 오래 가만히 서서 영정을 쳐다봤습니다. 눈이 뜨거워집니다. 눈을 감고 기도를 했습니다.

마음도 뜨거워집니다. 왠지 서글퍼집니다. 내가 살아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실감이 안나더라구요. 한참을 그렇게 서서 기도를 했습니다.

가신 분을 위해서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한국 땅의 정의와 사랑을 위해서 기도를 하는 중에 인기척이 나더군요. 아마 제가 너무 오랜동안

서 있어서 다른 분이 오셨는데 기다리셨나 봅니다. 한 5분은 넘게 서있었던것 같네요. 조문의 바통을 다음 분께 넘기고 나오면서 거기

계시던 분들께 목례를 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집을 나올때부터 내리던 부슬비가 촉촉하게 내리더군요.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왠지 그분을 보내는 우리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당신을, 당신의 신념과 가치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