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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9경기서 18이닝 던져… 8개구단 최고 '마무리' 이름 무색

KIA 마무리투수 윤석민(23)이 너무 많이 던진다. 마무리투수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20일 현재 윤석민은 14경기에서 42이닝을 소화했다. 선발투수로 나섰던 시즌 초반 4경기(24이닝)를 제외하면 마무리로 전환한 9경기에서 18이닝을 던졌다. 한 경기 2이닝 투구는 8개 구단 마무리 가운데 단연 최고다.

삼성 오승환은 18경기에서 16과3분의2이닝, 두산 이용찬은 16경기에서 12와3분의2이닝, 롯데 애킨스는 13경기에서 12와3분의1이닝, 히어로즈 황두성은 16경기에서 17과3분의1이닝을 던졌다. 넷 모두 한 경기 평균 1이닝 안팎으로 윤석민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윤석민은 지난 1일 군산 한화전에서는 4와3분의1이닝, 15일 인천 SK전에서는 2와3분의2이닝 20일 광주 LG전에서는 2이닝을 던졌다. 이처럼 한 경기 평균 2이닝을 던지다 보니 심리적으로 피곤할 수밖에 없다.

또 2이닝을 던지다 보니 9회 들어 위기를 맞을 때도 간혹 있다. 윤석민은 지난 5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8회는 세 타자를 삼진으로 간단히 처리했으나 9회 2실점하며 역전패의 책임을 뒤집어썼다. 윤석민은 20일 경기에서도 를 따내긴 했지만 9회초 동점 위기까지 몰렸다. 조인성의 빨랫줄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경기 후 윤석민은 “2이닝을 던질 때 위기가 많았는데 오늘도 그랬다”며 2이닝 투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고구속 154㎞의 직구와 140㎞가 넘는 슬라이더, 여기에다 서클체인지업과 커브까지 갖춘 윤석민은 현역 투수 가운데 구위와 구종 면에서 최고다. 시즌 초반 선발 몇 경기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마무리로 돌아선 이후 9경기에서 1승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의 완벽에 가까운 내용을 보였다. 하지만 ‘무리’가 계속된다면 지금의 페이스가 끝까지 유지된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한 야구 전문가는 “야쿠르트 마무리 임창용이 최근 160㎞를 던졌는데 가장 큰 이유가 철저한 체력 안배”라며 “윤석민이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라고는 하지만 가 큰 자리인 만큼 한 경기 1이닝 투구로 제한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