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갈수록 흰 머리가 늘어난다. 그렇지만 그것대로 감사하다.

내가 어리던 시절, 그러니까 전두환이 한창 기세 등등하던 시절에 어른들이 하던

농담이 있었다.


머리 나쁜 놈이 머리를 많이 쓰면 머리가 빠지고,

머리 좋은 놈이 머리를 많이 쓰면 머리가 하애진다.


숱이 모자라 고민할 정도는 아니니 흰머리가 나는게 차라리 낫겠다고 위안한다.


근거는 없는 이야기이니, 득모당 여러분은 울컥하지 말기를......





2.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것이 아이들을 괴롭히는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는데.....


맞기는 맞나? 우리 딸은 단 한번도 저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을 하지 않는다.

부모중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줬다가는 다른 한편의 원망을 사서 자신의 안위에

위협이 온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름대로의 생존방식을 터득했다.


그동안 숱하게 저 질문을 던지며 대답을 강요해도 딸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엄마 아빠 둘 다 좋아"


트집잡기 좋아하는 아빠는 딸의 대답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엄마가 앞에 나오는걸 보니 아빠보다 엄마가 더 좋다는거니?"



딸은 억울해하며 그 다음부터는 대답할때도 신경써서 이야기한다.

"엄마랑 아빠, 아빠랑 엄마 둘 다 좋아"



더 끈질기게 파고들 수 있겠지만, 이제 이쯤에서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듣고 싶다.

나는 기어코 엄마보다 아빠가 조금이라도 더 좋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 대답을 던지고서는 딸의 엉덩이를 세차게 때린다.



딸은 신경질적으로 소리지른다.

"아파~~~~~~~~, 아프다고~~~"








"ㅋㅋㅋ 그래 아빠가 더 좋다고?"





고문이 별거냐? 원하는 대답을 듣기위해 가해지는 물리적, 정신적 폭력이 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