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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윤경원 기자]

◇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은 “정말 걱정되는 것은 이란계 미국 여기자처럼 국내법으로 유모 씨를 선고한다든지 오랜 시간 구금 시키면서 개성공단, PSI 문제를 풀려고 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힘겹게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호흡도 돌연 불규칙해졌다. 강렬한 눈매의 그 눈엔 이미 눈물이 가득 차 있었다.

“국민의 한 사람인 동시에...국민의 목소리를...대표하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국회의원 입장으로서...”

감정을 다스리려는 듯 헛기침을 내뱉은 그는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내가 정말 무기력하고 민망하기까지 한데, 방법이 없습니다.”

여성 국방전문가 송영선 친박연대 의원. 한 달 가까이 북한에 억류중인 우리 국민 유모씨에 대한 석방 방안을 묻자 그는 이같이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어떤 대북현안에 대해서도 강경하지만 명쾌하고 자신에 찬 대답을 내놓던 그의 평소 발언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지난 23일 오후 그의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만난 자리에서다.

송 의원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북쪽이 우리 남측 사람들을 억류한 것이 6번째로 처음이 아니다”면서 “그럴 때마다 거의 결국 돈으로 해결하는 식이었다. 우리가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 게 아니라, 저쪽에서 요구하는 것이 그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분한 마음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희망은 하루라도 빨리 죄 없는 유씨를 빨리 풀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걱정되는 것은 (이란에서 간첩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란계 미국 여기자처럼 (북한이) 국내법으로 유모 씨를 선고한다든지 오랜 시간 구금 시키면서 개성공단, PSI 문제를 풀려고 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나가서 이 문제를 통해 남측 여론이 갈라져 대북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편 가름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안타깝지만 유모씨가 하루 이틀 만에 나올 것 같진 않다”며 “북한이 개성공단 임금 문제로 호의적으로 해결하자고 하고 최근 남북 회담에 북한 군부가 아닌 정치국에서 왔으니 좀 더 유화적인 게 아니냐며 좋게 생각하는 분들 있는데, 나도 그렇게 일이 풀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김정일을 작태를 보면 안심만은 할 수 없다”고 전망을 어둡게 봤다.

안타까운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강한 이미지의 송 의원이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은 생경한 대목. 전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통과되는 과정에서도 그는 박진 위원장을 제지하려는 야당의 남성의원들과 몸싸움, 말싸움을 벌이는 등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맘이 되게 여리다. 내가 눈물 보인 게 아니고 가슴이 찡해서 그렇다”며 “그 가족들이 얼마나 미칠 지경이겠느냐. 그 분 개인에 대한 특정한 친분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하며 연신 목소리를 떨었다.

그는 “내가 이렇게 탈북자 문제나 북한 문제에 열정적인 이유가 남북한이 처한 상황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기 때문”이라며 “내가 목소리가 크고 그러니 호전적이라고들 보는데, 어제부터 의원회관에서 ‘탈북자들 도서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의원들 개개인에게 문자를 보내 몇 권씩이라도 사 달라고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눈물 젖은 빵을 안 먹었지만, 나도 한국전쟁 이후 태어나 보릿고개를 체험했다. (탈북자들 이야기가)남의 얘기처럼 안 들린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전날 있었던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위원장과, 의사봉을 사수하려 하면서 이를 방해하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 대해서는 “전공이 이것이냐”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나는 한미 FTA가 빨리 체결돼야 한다는 소신 있다”며 “내가 앞에 나갔을 때 ‘당신 은 한나라당도 아닌데 왜 나서느냐’고도 했지만 소속 당을 넘어서 국회의원이고 개인소신이고, 또 우리 당론도 거기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내가 17대 국회의원 때도 4대 악법 등을 반대하기 위해서 길거리에도 수없이 나갔고, 추운 겨울에도 몇 달씩 돌아다녔다. 내 소신과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

‘직격탄’이라는 표현에 대해 그는 “직격탄인 줄 알았으면 내가 좀 더 조심했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이어 “그 분(강기갑 의원)이 두 차례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당론이나 개인의견과 다른 경우엔 똑같이 일관성 있는 행동을 하시기 때문에 내가 드린 말씀인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당시 여야 의원들간 몸싸움에 대해 “모든 국민이 바라는 만큼 우아하고 멋있는 그런 모습으로 의결한 것은 아니지만 불법적 절차도 없었고, 절차상 하자 없이 3당 간사 합의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면서 “외통위원 아닌 분들이 자기 당의견이나 개인의견과 다른 소신 다른 분들이 와서 막기를 시도한 분들 있어서 불가피하게 몸싸움이 있었다”고 그 경위를 설명했다.

민주당 등이 제기하고 있는 날치기 논란에 대해 그는 “의결엔 문제가 없다. 구태여 절차상 하자라고 얘기한다면 비교섭단체에 있는 내가 따지고 싶은 게 있다”며 “외통위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3당 간사의 합의에 의해 모든 게 이뤄진다. 최소한 민주당 간사가 (처리에) 합의했다는 뜻은 이것이 상임위에서 토론이 돼서 상정이 되도록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협조하겠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송 의원은 미국보다 먼저 우리가 FTA를 처리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시각에 대해 “미 측에서 이것을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다면 모르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 당시 캠페인 할 때와 최근 의회 발언은 많이 다르다. 대통령 발언이나 정책입안자, 오피니언 리더들이 FTA를 빨리 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양국 간 합의한 것에 큰 하자가 없다, 그냥 가자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거론했다.

특히 미국보다 먼저 우리가 FTA를 처리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옆집 총각 믿다가 시집 못간 게 바로 나”라며 “우리도 옆집 총각이 빨리 자라 나와 결혼하기를 기다렸는데, 다 크고 나니 ‘너무 늦었다’며 다른 여자를 찾아갈 수 있다”고 특유의 비유를 했다. 이어 “총각이 관심 보낼 때 나도 똑같이 프로포즈를 해야 할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그는 재차 “미국이 나중에 하는 것을 보고 하자는 것은 좋게 봐선 신중하다는 것이지만, 이것이 암(癌)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려 본 뒤 약을 쓴다면 생명을 구하지 못하는 단계까지 갈 수 있다”고 재차 예를 들어 강조했다.

정부의 PSI 전면 참여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대해 그는 “FTA 문제에 대해 정부 취해온 태도를 보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준다. 나름대로 최선 다하고 거의 죽을 뻔한 목숨도 살려냈다”며 “그러나 PSI는 마이너스 점수를 주고 싶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송 의원은 “(북 로켓 발사에 대한)유엔의 의장성명이 4월 14일에 나왔는데, 최고 좋은 시간은 유엔 성명이 나온 5분 뒤였다. 그런데 그날 하지 않았다. 최초의 타이밍 놓친 것”이라며 “그러다 정부는 15일 발표를 하겠다고 했다가 거둬들였는데, 이것이 북한에게 결정적인 계기를 빼앗긴 것이다. 북한은 다음날 개성공단 회담을 21일 하자고 제안했는데, 그것은 이란에서 억류돼 있는 이란계 미국 여기자의 법원 선고(18일)를 보고 수위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번째 좋은 타이밍은 19일이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19일엔 참여했어야 했다”며 “지금은 타이밍이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 당분간은 쉽지가 않을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1일 있었던 첫 남북 당국 간 접촉에서 북한이 근로자 월급 인상과 토지사용료를 요구한데 대해 송 의원은 “북한은 돈이 절박하다. 근로자 임금 150불을 던진데 대해 우리가 들어주지 않으면 또 그 다음 전략 만들어 놨을 것”이라며 “첫 번째는 분명 돈”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정부는 몇 가지 변수를 필연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임금 150달러를 줌으로써 지금처럼 북한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북한이 볼모를 만들지 않고 핵과 미사일을 안 만들고, 시장을 개방하는 정책으로 나간다면 절대 비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확실한 개런티라고 긍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느냐”며 “우리가 개성공단에 주는 임금은 노무자들에게 직접 바로 현금으로 안 간다. 북한이 지정한 해외에 있는 은행으로 들어간 뒤 다시 그 돈이 평양으로 들어가고 북한은 그 돈 중에 10~15%를 쿠폰으로 바꿔 그것을 노동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 임금 인상의 효과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송 의원은 마지막으로 “탈북자 문제 도외시하지 말길 바란다. 북한에서 인권이라는 것은 맞아죽지 않고 굶어죽지 않는 것”이라며 “정치수용소 갇혀 맞아 죽거나 굶어죽지 않도록 따뜻한 가슴, 손길 내밀어 주는 것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우리우리끼리’다. 나는 17대부터 탈북자들 문제에 대해 일을 해왔다. 적은 노력이지만 사랑과 깊은 관심 갖고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 윤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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