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새 창 열고 보기


에... 며칠째 계속해서 협주곡 위주로 줄창 올리다보니 뭔가 식상한 느낌도 들고, 마침 일요일 아침이기도 해서 가톨릭 신자분들을 위한 미사곡이나 한번 더 올려볼까 합니다. 예전에도 같은 핑계로 미사곡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기억 나실지...(윌리엄 버드의 곡이었는데)

이번에는 고전 시대의 대작곡가였던 하이든의 수많은 미사곡 중 하나를 올려봅니다. 트라팔가 해전의 영웅(뭐 영국에게나 영웅이겠지만, 암튼ㅡ,.ㅡ;)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국의 넬슨 제독의 이름이 별명으로 들어간 이른바 '넬슨 미사'입니다.

다만, 애초 이 곡을 작곡하게 된 건 넬슨과 별 관계는 없지요. 하이든은 자신의 작곡 인생 대부분을 당시 유럽의 손꼽히는 명문 귀족 중 하나였던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고용인으로 보내다가 그 관계가 끝난 후 영국에서 몇 년 동안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엄청난 부와 명성을 쌓은 후 빈으로 돌아옵니다. 여기서 다시 에스테르하지 가문으로부터 매년 미사곡을 하나씩 써줄 것을 위촉받는데 여기서 태어난 하이들의 걸작군 중 하나가 바로 이 '깊은 슬픔의 시대의 미사Missa in angustiis'인 것입니다. '넬슨 미사'라는 이름이 붙은 건 다른 게 아니라 위에 말한 넬슨이 이 작품의 연주회에 참석한 일이 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라지요. 당시 하이든이 활동하던 영국이나 오스트리아에서 나폴레옹이라는 이름은 당연히 혐오와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이고, 따라서 나일강에서 이를 격퇴한 넬슨이 엄청난 영웅 대접을 받았을 것은 분명하겠습니다.

실제로 하이든도 넬슨이 자신의 곡을 연주하는 곳에 넬슨이 참석한 것을 큰 영광으로 여겼다고 하니 실제로 넬슨과 별 상관 없는 곡에 '넬슨 미사'라는 별명이 붙은 것을 굳이 문제삼을 필요는 없긴 하겠습니다.

암튼 '넬슨'이라는 이름보다는 본래의 제목인 '깊은 슬픔의 시대'에 주목하여 감상하시면 더 좋겠습니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미사 통상문의 라틴어 가사는 생략합니다.

 

Joseph Haydn

Missa in angustiis (Nelsson Missa) d minor Hob. XXII-11

1. Kyrie                           2. Gloria                          3. Credo


4. Sactus                           5. Benedictus                         6. Agnus Dei


David Willco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