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 노무현, 진보, 보수, 그리고 개
- 작성일
- 09-04-18 19:55
| 노무현, 진보, 보수, 그리고 개 사람들이 보수편에 서거나 진보편에 서는 이유 중 하나는 직감적이고 본능적인 반응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본능적으로 공평함에 더 민감한 사람들은 진보 편에 서고 본능적으로 기존 위계 질서를 더 존중하는 사람들이 보수편에 선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보수를 또는 진보를 지지한다고 따지는 것은 사실상 그런 직감적인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인 경우가 많다. 손을 내밀면 앞 발을 올려 놓도록 훈련된 개 두마리를 데리고 개들도 공평함을 아는지에 대하여 실험을 했다. 서로 보고 있는데 한마리는 앞발을 올려 놓은 댓가로 음식을 주고 다른 한마리에겐 음식을 주지 않았더니 보상을 받지 못한 개는 그 이후 손을 내놓아도 앞발을 올려 놓지 않을 뿐 아니라 아예 외면하더라는 것이다. (불공평하다고 삐쳐서 외면하고 있는 개의 사진 참조. 미국 국립 과학원 사진) 즉 공평함을 추구하는 것은 본능적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개나 늑대를 포함해서 집단을 이루어 사는 동물들 사회에는 모두 위계 질서가 있다. 개미나 꿀벌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동물 (곤충) 들은 본능적으로 자기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려 하고 위계 질서를 존중한다. 보수적인 사람들이 기존 위계 질서를 존중하고 유지하려고 것도 본능적 반응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지지난 대선에서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노무현을 지지했던 이유 중 하나는 노무현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한국 사회가 보다 더 공평한 사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고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노무현을 싫어했던 이유는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기존 사회의 위계 질서를 무너뜨리는 상징성이 있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만일 진보 보수의 대립이 본능적 충동 때문이라면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 따지는 것이 좀 복잡해진다. 본능적 충동을 무시하고 객관적 이성적으로 따지면 진보의 입장이 옳은가 보수의 입장이 옳은가?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세상사의 한 측면만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하는 인간의 인지적 한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공평함을 추구하는 진보의 입장도 일리가 있고 질서와 집단적 효율을 추구하는 보수의 입장도 일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상대방의 입장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극좌나 극우는 바람직한 입장이 아니라고 볼 수 있고 좌우가 균형을 맞춰가며 공평함과 사회의 질서와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 시키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좌우의 줄다리기는 어느 한쪽의 완승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맞추면서 중간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가느냐 왼쪽으로 가느냐의 문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약간 왼쪽에 서 있는 이유는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 체제를 가진 사회가 대체로 그렇듯) 좀더 공평해져야 할 필요가 많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난 기본적으로 공산주의 체제보다는 자본주의 체제가 더 낫다고 보고 한국 사회가 공산주의 국가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런 전제하에서 한국 정치의 주 과제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구조적으로 부익부 빈익빈같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경쟁이나 기회 자체가 불공평을 초래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패거리 문화가 강한 한국에선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서로 특혜를 주면서 스스로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그에 따라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더 경쟁하기 불리하게 만든다. 나도 잘난 척하면서 블로그에 정의의 사나이인 척하고 글을 쓰지만 만일 한국 사회 속에서 경쟁하면서 살았다면 작은 특혜라도 받았거나 받으려고 노력할 것이도 그런 체제에 얽혀서 블로그에 힘있는 사람들 비위 거슬릴 얘기 쓰지 않고 조용히 살았을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이런 불공정한 경쟁체제의 피해자는 서민 뿐 아니라 중산층도 마찬가지이다. 중산층들은 자기들도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크게 보면 중산층들도 그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 비해 불리한 경쟁을 하고 있는 피해자인 것이다. 얽히고 섥힌 한국 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살려면 진보하기가 참 어렵다. 한국의 진보세력이 나중에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대통령이 된 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오른쪽에 서서 정책을 집행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중도에서 약간 왼쪽에 서 있던 내가 보기엔 실행에 실패를 했건 독선적이건 기본적인 방향은 옳게 보였다. 한편 한국의 보수가 노무현이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에도 그토록 그를 미워했던 이유는 그와 그를 지지했던 세력을 두려워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국의 보수는 민노당같이 더 왼쪽에 있는 세력은 오히려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중산층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적고 집권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 가진 기득권층이 못 가진 것은 표다. 부와 특권은 피라밋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힘없고 돈 없는 사람이 숫적으로 훨씬 많은 것이다. 민주주의가 유지되는 한 특권 보수층은 또 노무현같은 인물이 나타날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노무현같은 인물이 당선되는 것이 강력한 한국의 보수 세력에 대한 유일한 견제 장치인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노무현을 지지했던 것에 대하여 사과할 의사가 없다. 노무현은 이제 철저히 파괴되고 있지만 난 앞으로 더 청렴하고 더 유능하고 더 솔직한 제2의 노무현이 나오기를 기대할 것이다. * 출처 - 한겨레 블로그 newyoker님글 http://blog.hani.co.kr/newyorker/18851 |
솔직히말해서 역대정권중 가장 멍청하다고보는 현 이명박정부와 딴날당을 쓰러뜨릴수 있는 가장 좋은 사기같은데도
그들에게 놀아나는 반복되는 현실이 참말로 씁슬하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