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전 친구들 중에서 군대를 조금 일찍 간 편입니다.

1학년 마치고 이듬해 4월에 갔는데 친구들 중에서는 제가 젤 빠르더군요.


전 봄이 되면 제일 먼저 생각는게.... 10년전 이맘때.... 306보충대로 입대하던 날이었습니다.


제가 군대를 좀 일찍가게된 계기가...
1학년 성적이 형편없었던것도 있지만...
사실 건설업을 하시던 아버지께서 IMF에 직격탄을 받으셔서
가세가 급격하게 기울어 피난차원의 입대였습니다.

그때 저희집이 대치동 은마아파트였는데...
아버지 부도 막아보자고... 그때 당시 1억5천에 아파트를 팔아버릴 정도로 안좋았죠.

제가 입대하던날....
그리도 군대가기싫어하던 저를 막무가내로 밀어넣은게 못내 미안했는지
어머니는 정말로 많이 우셨습니다. 오죽하면 따라나오지 못하고
아버지와 단둘이.... (아... 100일휴가전에 고무신 뒤집은 여친도 함께)
의정부로 향했습니다.


그날 점심.... 306보충대앞에서 불고기를 먹었습니다.
평소에도 불고기를 워낙에 좋아하는데...
음식이 맛없는건지... 입맛이 없는건지 겨우겨우 밥한그릇만 비웠는데....
그날이 프로야구 개막전이더군요.

따사로운 봄날 TV에서 나오는 야구장은 축제 분위기인데...
세상은 내 기분을 조금도 알아주지 않는구나... 라며 섭섭한 마음까지 들었었네요.


좋지 못한 이유로 아들을 군대보내는 아버지의 착찹한 표정...
어머니의 눈물.... 보충대 앞 식당에서 먹었던 불고기.... 그리고 날 슬프게 했던 프로야구 개막전.....


이맘때가 되면 제 머릿속에 떠도는 풍경들입니다....




어느덧 10년이 지났네요....하아......





PS : 엄마!!! 은마아파트 왜 팔았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