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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구조주의 맑스주의자인 알튀세르는 한때 이런 말을 한적이 있죠.

자신의 이론적 작업을 "이론적 실천"이다라고 말이지요.

그러나 그의 이 소위 이론적 실천이라는 것에 대해 최근 방한한바 있는 랑시에르는

정치적 실천의 영역속에 계급적 혹은 지적 분리를 정당화한 논리이다라고 비판합니다. 

오히려 정치는 이런 구분과 한계를 초과하고 뛰어넘으려는 시도 자체라고 말하면서.

그에게서 이론은 정치의 부분집합으로 다시말해 정치의 장 내부로 편입되고 환원되는 지적 작업일 뿐이라는

입장으로 전 이해합니다.

반면 지젝은 이와는 좀 다릅니다. 알튀세르처럼 정치를 이론적 개입으로 이해한다던가

랑시에르처럼 (혹은 레닌처럼) 이론을 정치로 소급하여 이해하려는 양자 택일적인 입장이라기보다는

정치와 이론 모두를 긍정하거나 아니면 양자를 모두 부정하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는 입장 입니다.

정치적 실천과 이론적 실천 양자를 모두 긍정하기...

이것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는 이것을 설명하면서 시차적 관점parallax view 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것은 라캉적 의미에서 말하자면 계급적대라고하는 정치적 공간 내부에 존재하는

실재계의 간극을 사유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말이죠.

따라서 그것을 사유하기위해 필요한 것은 모순율이나 배중률이 아닌

칸트적 이율배반이다..다시말해 A이냐 혹은 B이냐가 아니라 A 와 B 모두를 긍정하기..

보는 관점에 따라서 A(정치적 실천)이 되기도 하고 B(이론적 실천)이 되기도 하는..

정치적 공간 내부에 존재하는 계급적대에 의해 현상되는 이러한 시차적 관점을 긍정하기가 됩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로 하는 정치적 주체의 모습이라는 겁니다. 


알튀세처럼 이데올로기적 호명구조를 위해 주체를 기표의 상징작용속으로 용해시키는 것도 아니요..

혹은 정치적 극단주의자처럼 혁명적 실천만을 부르짖는 것이 아닌..

계급적대는 이 동일한 실재에 대해 서로 다른 두가지 사유를 동시에 해야만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사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맑스주의적 역사유물론과 레닌적 혁명론이 그래서 동시에 긍정되어야만 하는 대상이라는 것..

그러했을 때에만 계급적대에 가로놓인 실재의 간극과 이데올로기의 환상성을 횡단 할수 있는 

가능성이 모색될 수 있다는 이야기.. 



한편 프랑스의 현존하는 최고의 철학자의 한 사람인 바디우는

"진리는 포스트주의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존재한다. 다만 복수multiple로.."

이처럼 그는 플라톤적 진리를 긍정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복수로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보면 지젝의 시차적 관점의 플라톤주의적 판본이랄 수도 있는..

때문에 그에게는 단일한 진리와 그 현상으로서의 단일한 세계가 아니라

복수의 '사건들'이 진리의 거처로 나타나게 됩니다..

진리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당면한 현실의 맥락 속에 놓인 사건들에 개입함에 의해서만 존재하고 

또 사건들의 진리를 사유하는것에 의해서만 '선언' 될수 있는 목소리라는 것..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진리의 본 모습입니다..


진리는 존재한다..다만 그것은 현실적인 사건들 속에 개입하여 선언되고 실천됨으로써만

하나의 사건이 될 수 있다는 것..

이것 역시 앞에서 말한 정치와 이론의 시차적 관점이라 할수 있습니다.

이론(진리)이 이론이려면 현실적 실천으로 전화되어야만 한다는..

그리고 이것은 현실에 대한 하나의 탁월한 전망(혁명적 전망)에 대한 선언이며

이와 동시에 그것에 대한 실천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우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치의 시간과 이론의 시간은 모순적이지 않음을 

어떻게 보면 평범해보이는(진리는 오히려 가장 평범한 것 속에 있다는 이 역설)

이 진리를 이해하는 것이 우리의 정치적인 혹은 이론적인 실천을 위해 

필요한 것아닐까요?...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을  긍정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실천은 이미 출발선상에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