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화백의 작품을 모두 켈렉하며.. 중국고전(열국지, 초한지, 삼국지, 수호지, 십팔사략, 서유기)과 우리고전(조선야사실록 오백년, 수레바퀴, 임꺽정, 일지매)을 모두 보며 종지부를 찍은 작품이.. 두달전 12월 중순경에 읽었던 일지매였다.. 대신 애니북스판 8권이 아닌.. 중고로 구한 94년 우석판에서 나온 심의필이 된 5권짜리 좀 두꺼운 책으로 보았다. 그리고 1월중순에 엠블에서 이블로 이사오면서 렛츠리뷰 란걸 알았고.. 신청해서 운좋게 받아서 다시 읽게된 일지매.. 받을 당시에 기분은 물론 좋았지만.. 리뷰를 또 써야 하나 마음이 든게.. 난 이미 그때 리뷰를 쓴적이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mbc에서 방송도 나오고해서 다른 중국고전을 읽는내내 틈내서 애니북스판을 읽어 내려갔다.. 대신 기존에 읽은 감이 있어 정독은 아니고.. 속도를 내서 읽어 내려갔다. 간단히 애니북스판 내용을 살펴보면은..
우선, 기존의 우석판 내용과 틀린것은 없다. 그림체와 대화도 같고.. 대신 걸치의 맛깔스런 사투리와 왕횡보 이른바 Side-Stepper의 우리말식 중국어투가 눈에 띄니.. 예를들면 "우리살람 그렇다 해~~"등.. ㅎ 그리고 우석판에서 볼수 없었던.. 책 앞에 목차와 인물소개란.. 우석판은 아예 그런것이 없었다. 해적판스럽게 말이다..ㅋ 암튼, 1권을 펼쳐들고 우석판 1권과 비교해 보니.. 크게 다르지 않았고 내용도 같았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일지매의 출생은 어느 고관대작 김참판댁의 서자로 태어나 버림받아 버려지고.. 지나가던 거지 걸치에게 구해지면서 젖동냥하면서 열공스님이 업무차 청나라로 가게되자 일지매를 데리고 가서 중국의 어느 성주의 아들도 양육되고.. 거기서 유년시절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며 중국 무술과 법도를 배우며 양육된다. 그러면서 왕횡보라는 청국첩자를 만나서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어 조선으로 자기 핏줄을 찾으러 왔다가 매몰차게 박대당하며 엄마 백매마저 찾을길이 없게되자 부랑자 신세로 보내다가.. 열공스님의 가르침을 깨닫고 자기 스스로 분노를 다스리며.. 당시의 현실을 깨우치자며 세도가 양반들의 부조리를 알게되면서 의적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부딪히며 겪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속에는 많은 등장 인물들이 나오는데.. 대표적으로 일지매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이끌어준 사람은 양부 걸치와 해탈하신 열공스님과 청국의 성주에서 교관으로 일하며 일지매를 청으로 데리고 가기위해서 위기에 처할때마다 도움을 주었던 양포.. 제갈량의 양과 여포의 포를 따온 이름이며.. 일지매는 그를 그림자 친구라 부른다..ㅋ 그리고 일지매 정랑을 오매불망 계속 쫓아다니며 폭포수에 자결도 마다않던 해바라기 같은 여자 월희와 그를 보자마자 생을 마감한 처자들중에 순수했던 소녀 삼꽃이와 거제도의 봉이등.. 바로 봉이를 죽인 거제도에서 나고 자란 이른바 변태가학적 살인마 성게.. 이런 성게의 잔인한 살인마 기질은 감옥에서 갈고 닦았던 쇠꼬챙이로 분출되고 그 무기로 나중에 양포와 왕횡보까지 해쳤으니 ㅎㄷㄷ.. 그런 모습은 TV에 나온 것과 싱크로율이 딱이라는.. 특히, 머리가 쭈볏선게.. 마치 고우영 작품중 초한지의 진시황 둘째아들 호해처럼 똑같이 그려놨다.ㅎ
그리고 청국첩자로 종횡무진 옆걸음치며 활약한 왕횡보와 아줌씨들에게 인기좋고 무술 실력 좋은 전문 조직책인 색정 낭골.. 그들은 결국 당시 상권을 틀어잡던 봉선이파로 들어가 군도답게 밥벌이에 나서고.. 봉선이파와 상권을 다투며 백성의 피고름을 짜던 또다른 해동청파.. 그리고 이 두 파를 잡기위해 고군분투했던 구자명 포도대장과 그의 부하 포졸들.. 특히, 구자명 포도대장은 일지매 엄마 백미를 보고서 한눈에 반해 그를 먼발치에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남자에게 상처받은 백매는 쉽게 사랑의 문을 열지 않으니.. 구자명의 가슴을 타들어가고 결국에 백매를 위한건지 일지매를 위한건지 스스로 자결하고 마니.. 사나이의 순정이란 바로 이런것인가..
결국, 이런 구자명의 노력과 봉선이파에 스카우트된 슬슬도사의 이간계 노력으로 두 상권파는 일망타진 되는듯 했으나.. 이를 조정하는 세력.. 즉 권세가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당시 영의점 김자점이었다. 김자점은 또 당시 세도가들 윤방, 김송, 심찬규, 손석주, 김형근, 권대감, 왕의외숙 최준식등.. 많기도 하다..ㅋ 이들의 목적은 당시 청나라 용골대와 손잡고 나라 전복을 이끌어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으니 말도 안되는 일을 꾸미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김자점은 의적 일지매를 잡기에 혈안이 되고.. 결국에는 호랑이를 때려잡는 범같은 장정들을 끌어내어 월희를 인질로 일지매를 잡으려 했지만.. 그들의 수장이었던 박수동은 일지매의 주구 발언을 듣고서 그와 의기투합 하게되고.. 김자점은 일이 더 꼬이게 된다.
급기야 조정에서는 임금이 한성부 판윤 최명길에게 청나라와의 전쟁에 대비해서.. 화포개발의 특명을 내리며 일지매와 접촉해서 청계산 근처에 암암리에 도회소를 만들고.. 그리고 김자점은 호랑이 장수를 끌어들인것도 실패로 끝나자.. 유명한 칼잡이까지 들이고 그것도 안돼자 장안의 유명한 검객 막수와 가짜 일지매 성숙을 통해서 일지매를 수시로 감시하며 그를 잡으려 혈안이 되지만.. 이것도 귀신같은 실력의 일지매 앞에선 무용지물이 되고 마니.. 막수와 성숙은 한몸을 섞으며 동료애를 과시했지만 그들도 일지매앞에 주검이 되고만다..
이때.. 이런 일지매에게 혈육이 하나 찾아오니 그는 일지매의 이복형인 김길영.. 죽음을 눈앞에 둔 김참판이 그간의 허물을 벗고 이제서야 일지매에게 유산을 준다는 유서를 전하라 왔지만 달래 받을 일지매가 아니었다. 이런 일지매에 계속 접근을 시도한 김자점은 결국 대궐집의 반이 타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청국으로 데리고 가기위해 무단히 노력했던 양포와 왕횡보는 일지매의 마음을 월희로부터 멀어지도록 낭골로 하여금 월희를 겁탈하려 했지만.. 낭골은 실패하고 색정에 골은 몸은 말그대로 골로 가고 만다..ㅋ 이를 알게된 일지매는 월희를 매몰차게 버리지만.. 그는 나라의 전복을 꿈꾸는 이들의 세력속으로 직접 들어가기 위해서.. 위장으로 속여서 그렇게 죽이고 싶어했던 적.. 양포와 왕횡보를 따라 순순히 청국으로 떠나는 배를 타게 된다. 하지만 이때 추운 눈보라를 맞으며 먼길을 마다않고 계속 쫓아오는 월희가 있었으니.. 그녀는 거친 눈바람 속에서 죽어가는 목소리로 정랑을 부르며 절규를 하니.. 아 애뜻한 둘의 사랑이여.. 과연 이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것으로 일지매의 이야기는 애석하게도 끝을 맺는다.
두번을 읽으며 느끼는 단상은.. 기존에 첫번째 읽으면서 느꼈던 단상에 점철되어진 기분도 들지만.. 일지매만의 고뇌를 통해서 아름답고 슬픈 의적의 이야기를.. 물흐릇이 한편에 담아낸 서사시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본 일지매에는 고우영 화백 특유의 위트와 해학이 넘쳐나는 작품은 아니다. 그런 위트와 해학대신에 당시 권세가들로 인해 백성들의 아픔을 일지매를 통해서 투영시키며.. 영웅을 탄생해낸 과정이 장중하면서도 심도있게 민중의 삶을 그려내었다는 점이고.. 이런 의적 일지매를 희화시키지 않으며 역사만화로써 느낌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물론, 그 역사만화라는 과제속에 일지매와 처자들과의 애뜻한 사랑.. 특히 월희와의 애정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비극적으로 둘을 그리며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기니.. 고우영 화백이 살아 계셨다면.. 분명히 요즈음 추세대로 일지매 시즌 2를 그려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 일지매여~~
그리고 여담인데.. 현재 mbc에서 방영중인 '돌아온 일지매'가 극 전개가 느슨하고 재미없고 나레이션 이른바 책녀의 잦은 등장으로 극에 방해가 된다는등.. 말들이 많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원작을 읽은 분이라면.. 이런것쯤은 쉽게 용인이 된다는 점이다. 원작 자체가 훌륭하다보니 드라마로 완벽히 그려내기 힘든점도 있는게 사실이고.. 원작을 읽고 드라마를 본다면 쉽게 일지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드라마가 원작의 내용이나 인물등 싱크로율이 많이 흡사한점이 있기 때문이다. 암튼.. 드라마 가지고 왈가왈부 하기전에 원작을 먼저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