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년전 쯤이던가.
계간 <창비>에서 정기구독 할인 안내 전화가 온적이 있었습니다.
창비가 어렵다는 건 알지만 이렇게 일일이 전화까지 하는 것에 놀라 창비가 많이 어렵냐고 하나마나한 질문을 했더랬지요.
창비 자체 내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전화한 사람에게 그런 얘기를. 뭐라도 됐느냥.) 오랫동안 창비의 재기발랄한 문장들에게 위안을받고 빚을 져온 저로서는 마음 한 쪽이 좋지 않더군요. 


결국, 1년만 보겠다고 약속(?)을 하게 되었더랍니다. 여타 덩치큰 신문사들의 구독 권유 전화처럼 강매의 느낌이 아니라 구걸과 구애이 느낌에 가까워서 그랬을까요.(자존심 강하고 고고했던 그 창비가), 저는 알량한 동정심을 베푸는 입장이 된 것 같아 통화를 하고 나서 영 기분이 찜찜했습니다. 

이미 애정이 식어버렸는데도 안타까운 마음에 그만 카드 결재를 한 결과.

책장 한쪽에 철지난 창비들이 수북히.. 

미처 하지 못한 숙제와도 같은.

지금부터 찬찬히 읽기 시작하면 그래, 이제라도 집어들길 잘했다 는 생각이 들까요. 한참. 글에 대한. 창작과 비평에 호기심 충만했던 그때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