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벌써 근 10년 전 일입니다.

당시 저희 집이 서울 시내 번화가 뒷골목의 연립주택 밀집지였습니다.

독신 남녀들이 거주하는 가구들이 제법 많았지요.

밤에 홀로 귀가하는 여성들이 많았고 그런 여성들을 대상으로 퍽치기도 성행했습니다.

결혼 전이었던 저와 남동생은 늦은 밤에 집에서 하릴없이 TV를 보며 시간을 축내고 있었지요.

갑자기 밖에서 고주파의 젊은 여자 비명소리가 울리는 겁니다.

잠시 동생과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눈이 동그랗게 떠진 상태임을 확인 후에 저는 창문쪽으로 뛰어갔습니다. 동생은 이미 현관문을 박차고 뛰어 나갔지요.

창밖을 내다보니 검은 실루엣이 골목길에 쓰러진 여자의 핸드백을 뺏으려고 하고 있고 그 여자는 뺏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더군요.

급기야 마구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저와 동생이 동시에 소리를 지르니 이 놈이 부리나케 도망가기 시작하더군요. 동생은 여자가 괜찮은지 확인 후에 재빨리 쫓아갔습니다.

저도 밖으로 나갔습니다. 놀란게 그 소동을 동네 사람들이 다 들었을텐데 나와보는 사람은 그 골목엔 저와 동생 뿐이더군요.

잠시 후 동생이 돌아왔는데 그 녀석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쳤다고 하더군요.

여자분을 살펴보니 옷이 좀 찢어졌고 얼굴이 시뻘겋게 부어 오르고 있었습니다. 여기 저기 상처가 나서 피도 흐르고 있구요.

집에 가자 하니 혼자 있기 무섭다고 같이 사는 친구 올 때까지 우리 집에 있으면 안되냐고 물어보더군요.

여기서 다시 한번 동생과 마주보고 서로 침한번 꿀꺽 삼키고...-_-; 집에 같이 들어왔습니다.

경찰 불러 경위를 설명하는데 여자분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더군요.

경찰들 말이 잡기는 힘들다면서 요즘 이런 사건 때문에 죽겠다고 되려 하소연하더군요. 늦은 시간 혼자 다니지 말라는 지극히 꼰대스러운 당부와 함께 가버렸습니다.

생면부지의 여자분이 야심한 시각 남자 둘만 있는 집에 있는 상황의 뻘쭘함이 갑자기 밀려오더군요.




그 때, 갑자기 지금은 제 마눌인 여친이 야식거리를 사들고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습니다.

셋이 동시에 문 쪽을 바라보았죠.

그런데 몰골을 보아하니 저는 민소매 런닝셔츠에 반바지만 입고 있고, 동생은 게다가 그 런닝마저 찢어져 있었죠...

여자분은 옷은 찢어져있지, 곳곳에 난 상처하며 얼굴엔 눈물자국이 한가득......

이걸 본 제 여친 허리에 손을 올리더니 한마디 하더군요....







"누구냐? 니가 그랬냐? 아님 니가 그랬냐?..."









도대체 마눌은 우리 형제를 어떻게 보고 있었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