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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극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 금잔디(구혜선) 캐릭터는 원작과는 제법 달라졌다.
일본만화속 츠쿠시는 망가지는 캐릭터가 아니다. 오히려 작지만 씩씩하고 주체적이며 나름 정의감도 있고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금잔디는 주위에 휘둘리며 남자들에게 너무 보호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금잔디 캐릭터가 원작과 똑 같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금잔디 캐릭터가 당찬 느낌은 별로 없고 우유부단해지면서 원작과 달라지는 방향으로 가면 구준표(이민호)가 잔디를 좋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공감대가 약화될 소지는 대비해야 한다.

그런 것과는 별개로 원작 만화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꽃남’ 마니아들은 금잔디가 원작 캐릭터와 달라지는 것을 별로 반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금잔디 캐릭터가 바뀐 결정적 이유는 한국에서는 빨리 멜로를 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36권 짜리 일본 만화는 3분의 2 지점이 지나도록 츠쿠시와 츠카사(구준표에 해당)가 서로 사귀지 않는다. 당연히 쯔쿠시가 혼자 헤쳐나가는 상황이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그러니 원작은 츠쿠시 원톱 이야기다. 일본 드라마에서도 츠카사를 연기한 마쓰모토 준은 남우 조연상을 받았다.

하지만 ‘꽃남’은 F4라는 남자들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 또 트렌디 드라마에서 남녀주인공의 멜로 없이 절반 이상을 보낸다는 것을 한국 시청자들이 좋아할 리 없다.

그래서 구준표는 처음부터 잔디를 사랑한다고 못박았다. 금잔디가 구준표를 포함한 F4 다른 멤버들과 자주 얽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서 금잔디의 독립성과 주체성은 심히 훼손될 수밖에 없다. 무슨 상황에 놓여도 남자들이 어떤 형태로건 잔디를 지켜준다.

굳이 해결사들이 있는데 잔디가 멋있게 부각되기는 어렵다. 잔디는 구준표와 윤지후(김현중) 두 남자를 모두 붙들어놓으려는 ‘양다리’ 같은 느낌도 준다.

한국에서는 구준표가 1인 주인공 이상으로 급부상했다. 여기에는 우유부단함으로 구준표 캐릭터를 알게 모르게 부각시켜준 금잔디의 공도 있다.

드라마 마니아들은 느꼈겠지만 뉴 칼레도니아(5~6회), 마카오(13~14회)를 촬영하고 나서 국내서 1~4회를 촬영했기 때문에 금잔디의 감정선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 점도 금잔디 캐릭터가 조금 다르게 와닿을 수 있는 이유다.

마카오 신은 구준표가 외국까지 찾아가 영문을 확인하려는 자신을 모른 채 했으니 금잔디에겐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감정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찍어 이 상황이 약간은 가볍게 비춰졌다.

구준표가 안받아주니 대신 윤지후와 데이트를 즐기고 돌아온 것 같은 인상이다. 윤지후는 마카오신에서 갑자기 분량이 늘어나면서 더욱 멋있는 남자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혜선은 서민 가정의 평범한 여고생 금잔디를 그런대로 소화해내고 있다. 초반에는 “~했거든” 하는 말투를 자주 사용하는 과장 연기로 어색한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차츰 정착해가고 있다.

현재는 원작과는 다른 청순가련형 서민의 느낌도 주고 있지만 정적인 연기를 주로 해온 구혜선이 트렌디에 만화적 설정의 연기가 가능할까 하고 반신반의한 사람들도 그녀만의 슬랩스틱과 리액션 연기를 거쳐 차츰 차분해져가고 있는 데 대해 적응해가고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기자가 첨에는 맞는말 다 하고 뒤에 안티 생길까봐 뒷수습으로 얼렁뚱땅 넘어갔네요 ㅋ

하여간 꽃남 국내판의 내용은 짜집기 하다가 안드로로 가버렸네요 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