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인류에게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기술은..
- 작성일
- 10-01-07 12:12
리플이 길어져서 답글로 남깁니다.
최고의 영화죠! 플라이.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일단 텔러포트, 실제로는 quantum teleport. 이 기술은 아직 멀었습니다. 사실은 텔러포트 기능은 복제에 가깝습니다. 객체의 모든 입자의 정보를 기억했다가 이공간에서 그 곳의 분자들로 재조합하는 기술이죠. 이렇게 하면 먼 공간으로도 보낼 수 있죠. 근데 문제는 입자의 개수가 아보가드로 수 규모라는 거. 거의 불가능합니다. 양자 정보이론에 대한 혁신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결국 못할 겁니다.
그리고 음...개인적으로는 인류에게 혁신을 가져다 줄 기술은 결국은 기초과학에서 나오게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현재의 전자기술 발달을 주도한 건 집적회로나 나노기술, 근본적으로는 양자역학으로 인해 미시세계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면서 도체나 반도체를 비롯한 고체이론과 기술이 발달입니다. 기술을 연마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근본이 되는 이론이 등장해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근데 그런 이론은 기초과학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인내로 인해 우연히 탄생하게 되는 겁니다.
또다른 예로, 원자력 에너지 개발도 원래는 시공간과 빛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아인슈타인의 노력에서 비롯된 거죠. 에너지가 동기가 된 건 절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어떤 특정 기술의 개발이 아니라, 어떤 과학이론과 그로 인한 기술의 발달로 인해 송두리째 산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과학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양자역학의 경우 유럽의 많은 물리학자들의 연합에 의해 완성되었는데 코펜하겐 학파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보어에 대한 덴마크의 헌신적인 투자였죠. 보어가 코펜하겐에 있는 자기 집에 과학자들 끌어모아서 돈걱정안하고 편하게 토론하며 물리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나라돈으로요. 거기서 먹고 자고 놀던 애들 중 노벨상 탄 사람이 부지기수로 나왔죠. 투자라고 해봐야 실험기구 하나 마련해준 거 없습니다. 그냥 먹고 살 걱정만 안하게 하고 연구 이외의 부담을 확 줄여준거죠.
사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비과학인들이 과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았었습니다. 근데 빅뱅이론이 히트를 쳐서 나름 기분이 좋았죠. 근데 긍정적인 것도 있지만, 과학하는 이들을 너드로 생각하는 인식도 심어줬;; 각설하고, 가까운 일본과 우리나라 과학의 가장 큰 차이로 대중적 저변을 이야기하더군요. 대중적인 인식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이 관심가져야 그 중에 인재도 나오지 않겠어요. 아무쪼록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ps. 일본드라마 야마토 나데시코를 보면서 놀랐던 것이 수학자의 성격을 제대로 묘사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주인공에게서 학문에 대한 진지한 태도들을 느낄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드라마 주인공 직업이 학자여도 결국은 그냥 연예인이 연애하는 이야기로 종결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