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야게에 올리려다가 등장인물만 한국야구지
실질적으로는 제 신변잡기라 여기에 올립니다.

어제부터 내일까지 제가 있는 곳에서는
National Baseball Championship Tournament
(우리말로 멋있게 번역하면 전국 야구 선수권대회 정도?)가 열립니다.

이름은 무지 거창하지만
기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뭐 그리 대단한 대회는 아니에요 =_=;
워낙 야구 불모지인지라 전국에서 팀이 모였다고는 하지만
이게 돈을 내고 와야하는 것이라 Senior 그룹에는 꼴랑 세 팀이 참가를 했습니다.
그것도 야구팀이래봐야 한국 사회인 수준의 팀이 전부죠. ㅎㅎ
참고로, 이곳은 꼬맹이들과 여자애들 중 야구를 하는 녀석들이 있어서
U-16 그룹의 참가팀이 오히려 많습니다.

원래 7이닝 경기로 이틀간 홈&어웨이로
(말만 그렇지 같은 경기장에서 선후공만 바꿔가며)
세 팀이 각 네 경기씩 풀리그(!)를 하고 일요일에 결승을 치루는 일정이었으나,
그마저도 어제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오늘 9이닝으로 세 팀이 풀리그를 치루는 것으로 일정이 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참가팀 세 팀 중
한 팀은 제가 속한 팀,
한 팀은 제가 속한 팀하고 같이 시즌을 치루는 팀(쉽게 말해 같은 동네)인데
한 팀은 다른 곳에서 상경(?)을 한 팀이었어요.

서론이 길었는데 어쨌든.
첫 경기를 마치고 그 처음보는 팀이 몸을 푸는데
펑고를 쳐주는 사람은 E가 새겨진 이글스 바람막이를,
공을 받아주는 사람은 트윈스 잠바를 입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팀에는 한국 사람이 저밖에 없는고로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서 물었죠.

'저기...한국분이세요?'

그렇다는 대답을 하시더군요.

'아, 제가 LG 팬이라서 이거 보고 반가워서 인사드리는거에요' ^^
라고 말하며 펑고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펑고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겁니다.

그래서 물었죠.

'저기...한국에서 야구 오래 하신 모양이에요?'

솔직히 선출임은 짐작하고 있었는데,
들려오는 대답이 걸작이더군요.

'저 모르세요? 저 조충열 코치에요'

'네?' (그게 누구지;;; 긁적긁적.....)

옆에서 공을 받던 친구(아들로 밝혀졌습니다.)가 거들더군요.

'나이가 어려서 잘 모르시나봐요.'

(이봐...내가 자네보다는 나이가 많은 것 같은데.....
그리고 총각의 아버님이 옆얼굴만 보고 알아볼만큼 유명하신 분은 아닌 것 같아 ㅠ.ㅠ)

그러더니 그 조충열 코치님이 말씀하시더군요.

'한화에서 2008년에 코치하다가 계약 끝나서 야구 그만두고 이리로 왔어요.'

'아...네....그래서 이글스 옷을 입고 계시군요.
그런데 왜 아드님은 트윈스 잠바를....??'

'엘지에도 있었거든요. 삼성에도 있었고.'

아들이 거듭니다.

'원래 해태에 있었어요.'

'아...그러시군요. 근데 엘지에 언제 계셨었나요?
우리 팀 코치님이셨으면 성함이라도 들어봤을텐데......(못 들어봤네요)'

'2006년에요.'

머릿속으로 계산을 했죠.

2006년....해태.........
음..........

그 때 한마디 하시더군요.

'이순철 감독하고 있었어요.'

(아, 예. 제가 모를만도 했네요.)

쩝.....
쓰고 나니 개훨글이네요.
무플될까봐 무섭.....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