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님...
- 작성일
- 09-02-20 17:57
이제는 완전히 고인이 되셨군요. 다시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한 추모의 열기.. 사실 와 이 정도까지였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여러 민주화 운동 관련 저서에 항상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카톨릭 계의 수장으로 30년 가까운 시간 있으신 분인지라..(모든 교구가 다 동등하기는 하지만, 한국의 현실에서 아무래도 서울대교구의 힘이 가장 큰 것은 부정할 수 없겠죠,.) 그리고 한국인 최초의 추기경이신지라, 분명 추모의 열기가 있을 것 같았지만, 이정도까지일 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
삶의 행적에 대한 논란이 있지요.
이를테면, 친일 문제, 민주화 운동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였는가, 민주화 이후의 발언들의 논란이 되겠지요.
친일 문제는.. 이 문제에 가장 정통한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 혐의자에서 뺐으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겠지요. 학병으로 징집되서 장교가 된 것이 문제일텐데,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장교는 당시 수가 모자라서 징집해서 했다고 말 하니까요. 실제로 일본의 야구선수 가운데도 징집되서 장교가 되고, 가미카제 자살 공격대가 된 경우도 있었다니까.. 다만, 천주교가 아예 친일에서 자유로운가 하면.. 그렇지 않지요. 김수환 추기경님 전의 서울교구장인 노기남 대주교는 친일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입니다. (이 분이 한국인 최초의 주교입니다.) 성화화가이기도 한 장발도 마찬가지고...
민주화 운동에서 어느 정도였는가라면.. 민주화 운동의 신까지는 아니었어도, 나서지 않아도 뭐라 할 사람이 없는 시기에 나섰고, 그래서 존경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때 교황이 침묵한 것이 두고두고 비난을 받지만, 김수환 추기경도 아마 그 시기에 좀 장기적으로 바라본 것일 수도 있겠지요. 물론, 정의구현사제단이 천주교 내에서는 사실 소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민주화 과정에서는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정남씨가 쓴 진실, 광장에 서다라는 책에도 상당히 많이 언급이 됩니다. 안 할 수도 있었고, 침묵할 수 있었고, 그리고 80년대 엘살바도르의 대주교가 미사 도중에 군대의 총에 죽는 사건도 보았던 분이기에, 용기가 있다는 점도 확실할 것 같습니다.
가장 논란이 될 부분이 아무래도 최근래의 발언일텐데요...
사실 저는 이 부분은.. 조금 실망스럽기는 해도, 어쩔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착각하는 부분이 김수환 추기경이 민중의 대변자, 민주주의의 수호자 정도로 생각을 하지만, 이분은 그냥 온건한 보수주의자일 뿐입니다. 이라크 파병에 찬동한 것은 좀 아니다 싶지만, 그 외의 부분은 그저 사회의 보수적인 가치, 독실한 천주교 고위 성직자가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편견의 소산이라고 봐야겠지요. 이 분이 신도 아니고, 한 인간이고, 단지 한 시대를 성실히 살았다는 것뿐인데.. 그저 온건한 보수주의자이고, 보수주의의 원칙을 잘 지킨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보수와 수구는 엄연히 다르지요. 절대 수구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은 확신합니다.
천주교로서 종교적인 이권에 관한 문제, 이를테면 사학법 같은 문제는.. 사실 진보적으로 거의 나갈 수 없지요. 그 외의 다른 문제들도 마찬가지이고... 국보법이나, 그 외의 보수적인 발언들은, 그냥 저는 이 분이 여하튼 6.25전쟁을 겪은 사람이고,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했고, 당연히 북한에서의 천주교 순교자에 대해서 도외시할 수 없으며, 그런 것들로 인해 애당초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들고 싶네요. 그리고 원래 천주교의 고위 성직자정도면, 어쩔 수 없이 사회적으로는 보수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80년대를 살아보지 않은 저는, 80년대가 얼마나 암담한 시대였는가를 김수환 추기경의 행적을 통해서 읽어 냅니다. 이 분과 같은 보수주의자도 절망하는 체제는 과연 어떤 체제일까... 그런 생각을 하죠. 양심적인 보수주의자, 그게 제가 추기경님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박종철 고문치사 추도 미사에서 말한 강론은 정말 보수주의자가 양심적으로 말하는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천주교가 대중을 위한 종교인가... 다수 민중을 위한 종교인가.. 라면, 쉽게 답을 못합니다.. 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런 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작년의 촛불 집회의 정의구현사제단의 미사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카톨릭 성모 병원의 비정규직 문제를 생각하면, 또 아닌 듯 싶고...
여하튼.. 아마 천주교에서 다른 어떤 분들보다 국민들의 추모를 받은 분임에는 분명합니다. 아마, 천주교에서 다시 나오기 힘든 거인이라고 할까요...
다시금 명복을 빌 따름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한 추모의 열기.. 사실 와 이 정도까지였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여러 민주화 운동 관련 저서에 항상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카톨릭 계의 수장으로 30년 가까운 시간 있으신 분인지라..(모든 교구가 다 동등하기는 하지만, 한국의 현실에서 아무래도 서울대교구의 힘이 가장 큰 것은 부정할 수 없겠죠,.) 그리고 한국인 최초의 추기경이신지라, 분명 추모의 열기가 있을 것 같았지만, 이정도까지일 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
삶의 행적에 대한 논란이 있지요.
이를테면, 친일 문제, 민주화 운동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였는가, 민주화 이후의 발언들의 논란이 되겠지요.
친일 문제는.. 이 문제에 가장 정통한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 혐의자에서 뺐으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겠지요. 학병으로 징집되서 장교가 된 것이 문제일텐데,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장교는 당시 수가 모자라서 징집해서 했다고 말 하니까요. 실제로 일본의 야구선수 가운데도 징집되서 장교가 되고, 가미카제 자살 공격대가 된 경우도 있었다니까.. 다만, 천주교가 아예 친일에서 자유로운가 하면.. 그렇지 않지요. 김수환 추기경님 전의 서울교구장인 노기남 대주교는 친일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입니다. (이 분이 한국인 최초의 주교입니다.) 성화화가이기도 한 장발도 마찬가지고...
민주화 운동에서 어느 정도였는가라면.. 민주화 운동의 신까지는 아니었어도, 나서지 않아도 뭐라 할 사람이 없는 시기에 나섰고, 그래서 존경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때 교황이 침묵한 것이 두고두고 비난을 받지만, 김수환 추기경도 아마 그 시기에 좀 장기적으로 바라본 것일 수도 있겠지요. 물론, 정의구현사제단이 천주교 내에서는 사실 소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민주화 과정에서는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정남씨가 쓴 진실, 광장에 서다라는 책에도 상당히 많이 언급이 됩니다. 안 할 수도 있었고, 침묵할 수 있었고, 그리고 80년대 엘살바도르의 대주교가 미사 도중에 군대의 총에 죽는 사건도 보았던 분이기에, 용기가 있다는 점도 확실할 것 같습니다.
가장 논란이 될 부분이 아무래도 최근래의 발언일텐데요...
사실 저는 이 부분은.. 조금 실망스럽기는 해도, 어쩔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착각하는 부분이 김수환 추기경이 민중의 대변자, 민주주의의 수호자 정도로 생각을 하지만, 이분은 그냥 온건한 보수주의자일 뿐입니다. 이라크 파병에 찬동한 것은 좀 아니다 싶지만, 그 외의 부분은 그저 사회의 보수적인 가치, 독실한 천주교 고위 성직자가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편견의 소산이라고 봐야겠지요. 이 분이 신도 아니고, 한 인간이고, 단지 한 시대를 성실히 살았다는 것뿐인데.. 그저 온건한 보수주의자이고, 보수주의의 원칙을 잘 지킨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보수와 수구는 엄연히 다르지요. 절대 수구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은 확신합니다.
천주교로서 종교적인 이권에 관한 문제, 이를테면 사학법 같은 문제는.. 사실 진보적으로 거의 나갈 수 없지요. 그 외의 다른 문제들도 마찬가지이고... 국보법이나, 그 외의 보수적인 발언들은, 그냥 저는 이 분이 여하튼 6.25전쟁을 겪은 사람이고,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했고, 당연히 북한에서의 천주교 순교자에 대해서 도외시할 수 없으며, 그런 것들로 인해 애당초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들고 싶네요. 그리고 원래 천주교의 고위 성직자정도면, 어쩔 수 없이 사회적으로는 보수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80년대를 살아보지 않은 저는, 80년대가 얼마나 암담한 시대였는가를 김수환 추기경의 행적을 통해서 읽어 냅니다. 이 분과 같은 보수주의자도 절망하는 체제는 과연 어떤 체제일까... 그런 생각을 하죠. 양심적인 보수주의자, 그게 제가 추기경님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박종철 고문치사 추도 미사에서 말한 강론은 정말 보수주의자가 양심적으로 말하는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천주교가 대중을 위한 종교인가... 다수 민중을 위한 종교인가.. 라면, 쉽게 답을 못합니다.. 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런 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작년의 촛불 집회의 정의구현사제단의 미사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카톨릭 성모 병원의 비정규직 문제를 생각하면, 또 아닌 듯 싶고...
여하튼.. 아마 천주교에서 다른 어떤 분들보다 국민들의 추모를 받은 분임에는 분명합니다. 아마, 천주교에서 다시 나오기 힘든 거인이라고 할까요...
다시금 명복을 빌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