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뜨거웠던 새벽, 제가 문을 닫을 것 같군요...

오른쪽 끝에 합장하고 계신 분에게는 '중국의 비너스'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죠...

새 창 열고 듣기 

한번에 한 막 꼴로 조금씩 들어보는 바그너 오페라입니다.
앞서 올렸던 건 아래에.


1. 요정들, 리엔치 서곡
2-4.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5-7. 탄호이저
8-10. 로엔그린
11-12. 니벨룽의 반지 - 1) 라인의 황금


'독일어로 된 가장 멋진 오페라' 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 두번째 작품, '발퀴레'입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 싶지만 실제로 들어보시면 충분히 그 의견에 공감하실 수 있을 걸로 믿습니다.

바꿔말해서, 오늘 올리는 1막을 듣고도 재미가 없으면 당분간은 바그너와 친해지기 어려우니 멀리하셔도 좋겠다는 말씀.

게임에도 나오고, 최근 톰 크루즈가 출연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발퀴레', 그 의미는 나중에 나오니 지금은 감춰두기로 하고요,

전작인 '라인의 황금'으로부터 상당한 세월이 흘렀습니다. 보탄은 반지가 세상에 가지고 올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무슨 일을 저질러 두었을까요. 그 이야기가 여기서 펼쳐집니다.

1막만 떼어 놓고 보면, 줄거리를 파악하기 참으로 쉽습니다. 등장 인물도 단 세 명 뿐이지요, 한 시간 가량 공연되는 막에.

줄거리: 문득 눈이 맞은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집니다. 근친상간이란 게 문제지만요ㅡ,.ㅡ;;;

자세한 건 대사를 직접 읽어보심이 좋겠습니다. 대사량이 장난이 아닌 관계로 글을 둘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Richard Wagner

Der Ring des Nibelungen

Die Walküre

Act 1

Vorspiel


Karl Böhm(Cond.)

힘차게 돌출한 뿌리들이 넓게 지면 속으로 뻗어든 우람한 물푸레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그 나무는 들보를 올린 지붕을 통해 그것의 우듬지와 나뉘어져 있다. 그 지붕은 줄기와 사방으로 뻗친 가지들이 정확히 대응하는 틈을 통해서 뚫고 나갈 수 있도록 그렇게 절단되어 있다. 잎이 무성한 우듬지가 이 지붕 위로 뻗어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물푸레나무 줄기 주위로, 그것을 중점으로 하고 거실이 들여져 있다. 벽돌은 통나무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기저기 엮어지고 짜인 덮개들이 드리워져 있다. 전경 오른쪽으로 부뚜막이 있고 그 굴뚝이 옆쪽으로 해서 지붕을 통해 나간다. 부뚜막 뒤에는 다락처럼, 특유한 나무 계단을 통해 그곳으로 올라가도록 되어 있는 한 공간이 있다. 그 앞에 반쯤 젖혀진 엮은 덮개 하나가 걸려 있다. 배경에는 간단한 나무 빗장이 달린 출입문이 있다. 왼쪽으로는 마찬가지로 계단들을 통해 그곳으로 올라가도록 자리잡고 있는 내실로 통하는 문이 있다. 같은 쪽 훨씬 앞에 식탁 하나가 뒤쪽으로는 벽에 잇대어 설치된 널찍한 벤치, 그 앞에는 나무로 된 등받이 없는 의자들과 함께 놓여 있다.

ERSTE SZENE      제 1 장

무대는 한동안 비어 있고, 밖에는 폭풍이 완전히 걷히려 하고 있다. 지크문트가 밖으로부터 출입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는 아직 빗장을 손에 들고 거실을 건너다 본다. 그는 힘든 일로 매우 지쳐 보인다. 그의 의복과 외관은 그가 도망 중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자, 그는 뒤로 문을 닫고 죽도록 지친 몸으로 무진 애를 써서 부뚜막으로 가 그곳에서 곰가죽 덮개 위에 몸을 던진다.

James King(Siegmund)

SIEGMUND
Wes Herd dies auch sei, hier muß ich rasten.

이 곳이 어디인지, 여기서 쉬어야겠군.

(뒤로 쓰러져 움직임없이 사지를 뻗고 있다. 지클린데가 내실 문으로부터 나온다. 그녀는 남편이 돌아온 것으로 생각한다. 그녀의 진지한 태도는 한 이방인이 부뚜막가에 쭉 뻗어 있는 것을 보자 어처구니없다는 태도가 된다)

SIEGLINDE
(noch im Hintergrunde)
Ein fremder Mann? Ihn muß ich fragen.
(Sie tritt ruhig einige Schritte näher)
Wer kam ins Haus und liegt dort am Herd?
(Da Siegmund sich nicht regt, tritt sie noch etwas näher und betrachtet ihn)

지클린데
(아직 뒤쪽에서)
낯선 사람이? 누군지 물어 봐야지.
(가까이 간다)
당신은 누구신데 이 불가에 누우셨나요?
(지크문트가 몸을 움직이지 않자 조금 더 가까이 가서 그를 바라본다)

Müde liegt er, von Weges Müh'n.
Schwanden die Sinne ihm? Wäre er siech?
(Sie neigt sich zu ihm herab und lauscht)
Noch schwillt ihm den Atem; das Auge nur schloß er. -
Mutig dünkt mich der Mann, sank er müd' auch hin.

오느라고 지쳐서 쓰러졌네.
기절했나? 죽은 것일까?
(그에게로 몸을 굽히고 귀를 기울인다)
숨은 쉬는데 눈만 감고 있는 거야.
용감한 분 같은데, 지쳐서 쓰러지셨군.

SIEGMUND
(fährt jäh mit dem Haupt in die Höhe)
Ein Quell! Ein Quell!

지크문트
(머리를 갑자기 쳐들며)
물! 물!

SIEGLINDE
Erquickung schaff' ich.
(Sie nimmt schnell ein Trinkhorn und geht damit aus dem Haus. Sie kommt zurück und reicht das gefüllte Trinkhorn Siegmund)
Labung biet' ich dem lechzenden Gaumen:
Wasser, wie du gewollt.

지클린데
마실 것을 가져와야지.
(뿔로 만든 술잔을 들고 집밖으로 나갔다 다시 돌아와 채워진 잔을 지크문트에게 건넨다)
어서 마른 입술을 축이세요.
물을 가져왔어요.
(지크문트는 마시고 잔을 그녀에게 다시 돌려준다. 그녀에게 감사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거리는 사이, 그의 시선은 점차 관심이 더해지며 그녀의 모습에 멈춰 있다)

Leonie Rysanek(Sieglinde)

SIEGMUND
Kühlende Labung gab mir der Quell,
des Müden Last machte er leicht:
erfrischt ist der Mut,
das Aug' erfreut des Sehens selige Lust.
Wer ist's, der so mir es labt?

지크문트
제게 주신 맑은 샘물 덕분에
피로도 가시고 생기가 납니다.
다시 정신이 들고
눈에 모든 것이 제대로 보이는군요.
날 도와 주신 분이 누구시죠?

SIEGLINDE
Dies Haus und dies Weib sind Hundings Eigen;
gastlich gönn' er dir Rast: harre, bis heim er kehrt!

지클린데
이곳과 저는 훈딩의 소유입니다.
손님으로 여기서 쉬세요. 그는 조금 있으면 돌아오십니다.

SIEGMUND
Waffenlos bin ich:
dem wunden Gast wird dein Gatte nicht wehren.

지크문트
나는 무기도 없는데
주인께서는 부상자를 내쫓지는 않겠죠.

SIEGLINDE
(mit besorgter Hast)
Die Wunden weise mir schnell!

지클린데
(걱정이 되어 조급하게)
어서 상처를 보여주세요.

SIEGMUND
(Schüttelt sich und springt lebhaft vom Lager zum Sitz auf)
Gering sind sie, der Rede nicht wert;
noch fügen des Leibes Glieder sich fest.
Hätten halb so stark wie mein Arm
Schild und Speer mir gehalten,
nimmer floh ich dem Feind,
doch zerschellten mir Speer und Schild.
Der Feinde Meute hetzte mich müd',
Gewitterbrunst brach meinen Leib;
doch schneller, als ich der Meute,
schwand die Müdigkeit mir:
sank auf die Lider mir Nacht;
die Sonne lacht mir nun neu.

지크문트
(몸을 흔들고 생기차게 자리로부터 벌떡 일어나 앉는다)
가벼운 상처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아직 몸은 성합니다.
내 창과 방패가
손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았어도
도망치지 않았을 텐데,
수많은 적들에게 쫓기고
거친 폭풍에 시달려
완전히 기진맥진 했다오.
그런데 이제는 그 모든 피로가
모두 사라져 버리고
내 눈을 덮어누르던 밤도 사라져
태양이 미소를 짓는군요.

SIEGLINDE
(geht nach dem Speicher, füllt ein Horn mit Met und reicht es Siegmund mit freundlicher Bewegtheit)
Des seimigen Metes süßen Trank
mög'st du mir nicht verschmähn.

지클린데
(저장소로 가서 술잔을 꿀술로 채워 그것을 마음이 감동된 다정한 태도로 지크문트에게 건넨다)
벌꿀로 빚은 달콤한 술인데요,
당신의 입맛에 맞기를 바래요.

SIEGMUND
Schmecktest du mir ihn zu?

Einen Unseligen labtest du:
Unheil wende der Wunsch von dir!
(Er bricht schnell auf, um fortzugehen)
Gerastet hab' ich und süß geruht.
Weiter wend' ich den Schritt.
(er geht nach hinten)

지크문트
당신이 나를 위해 그 맛을 보아 주시겠습니까?

(지클린데는 잔을 입에 대고 홀짝이고는 그것을 다시 그에게 건넨다. 지크문트는 온정이 더해가는 시선을 그녀 위에 못박은 채로 길게 들이킨다. 그는 이렇게 잔에서 입을 떼고, 그것을 천천히 내려뜨리는 사이 그의 얼굴 표정은 강한 감동으로 바뀌어간다. 그는 깊게 탄식하고 어두운 시선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떨리는 목소리로)

불행한 사람을 도와 주셨으니
당신에게는 재앙이 없기를!
(출발하려 한다)
아주 편히 쉬었으니
이제 가던 길을 가겠소.

SIEGLINDE
(lebhaft sich umwendend)
Wer verfolgt dich, daß du schon fliehst?

지클린데
(활기차게 돌아서면서)
왜 그리 급히 떠나시죠?

SIEGMUND
(von ihrem Rufe gefesselt, wendet sich wieder; langsam und düster)
Mißwende folgt mir, wohin ich fliehe;
Mißwende naht mir, wo ich mich neige. -
Dir, Frau, doch bleibe sie fern!
Fort wend' ich Fuß und Blick.
(Er schreitet schnell bis zur Tür und hebt den Riegel)

지크문트
(부르는 소리에 묶인 듯이 돌아서며, 천천히 어둡게)
불운이 내 뒤를 쫓고 있어서
내가 머무는 곳에는 불행이 찾아옵니다.
당신께 불행이 닥치면 안 되니까요!
나는 다른 곳으로 가겠소.
(그는 문까지 가서 빗장을 올린다)

SIEGLINDE
(in heftigem Selbstvergessen ihm nachrufend)
So bleibe hier!
Nicht bringst du Unheil dahin,
wo Unheil im Hause wohnt!

지클린데
(자기를 잊은 채 격하게 그를 향해 외치며)
그렇다면 가지 마세요!
이 곳은 이미 재난으로 가득 차
더 불행해질 수도 없는 곳이니까요!

SIEGMUND
(bleibt tief erschüttert stehen; er forscht in Sieglindes Mienen; diese schlägt verschämt und traurig die Augen nieder. Langes Schweigen. Siegmund kehrt zurück)
Wehwalt hieß ich mich selbst:
Hunding will ich erwarten.

지크문트
(지크문트는 깊이 경악해 서 있다. 그는 지클린데의 표정을 살핀다. 그녀는 부끄러운 듯 슬프게 시선을 내린다. 돌아선다)
나는 스스로를 베발트[재앙이 따라다니는 자]라고 이름지었소. 여기서 훈딩을 기다리겠소.

(부뚜막에 몸을 기댄다. 그의 시선은 조용하고 단호한 애정을 갖고서 지클린데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다시 그에게로 들어올린다. 두 사람은 깊은 침묵 속에서 커다란 감동의 표현을 갖고서 서로 눈 속을 들여다본다)


ZWEITE SZENE    제 2 장

지클린데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귀를 기울이고 말을 밖에 있는 마구간으로 이끌어가는 훈딩의 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성급히 문으로 가서 그것을 연다. 방패와 창으로 무장한 훈딩은 들어서다가 지크문트를 알아보고 문 밑에 선다. 훈딩은 엄하게 묻는 시선을 지클린데에게 향한다.

Gerd Nienstedt(Hunding)

SIEGLINDE
(dem Blicke Hundings entgehend)
Müd am Herd fand ich den Mann:
Not führt' ihn ins Haus.

지클린데
(훈딩의 시선을 받으며)
불가에 쓰러져 있었어요.
도움을 청하러 들어오신 거예요.

HUNDING
Du labtest ihn?

훈딩
그를 돌보아 주었소?

SIEGLINDE
Den Gaumen letzt' ich ihm, gastlich sorgt' ich sein!

지클린데
마른 입술을 축일 수 있게 마실 것을 주었어요!

SIEGMUND
(der ruhig und fest Hunding beobachtet)
Dach und Trank dank' ich ihr:
willst du dein Weib drum schelten?

지크문트
(조용하고 확고히 훈딩을 관찰하면서)
쉴 곳과 마실 것을 주어 너무나 감사하오.
친절을 베푼 부인을 나무라지 말아 주시오.

HUNDING
Heilig ist mein Herd: -
heilig sei dir mein Haus!
(er legt seine Waffen ab und übergibt sie Sieglinde)
Rüst' uns Männern das Mahl!

훈딩
이 곳은 신께서 주신 집이니
당신에게도 편한 곳이기 바라오!
(그의 무기를 벗어 지클린데에게 넘겨준다. 지클린데에게)
우리가 먹을 식사를 준비하오!

(지클린데는 무기를 물푸레나무 가지에 걸고 저장소로부터 음식과 음료를 가져다 식탁 위에 차려 놓는다. 부지중에 그녀의 시선은 다시 지크문트에게 못박힌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의아하게 지크문트의 생김새를 보고 또 그를 지클린데와 비교하며 혼잣말로)

Wie gleicht er dem Weibe!
Der gleißende Wurm glänzt auch ihm aus dem Auge.
(er birgt sein Befremden und wendet sich wie unbefangen zu Siegmund)
Weit her, traun, kamst du des Wegs;
ein Roß nicht ritt, der Rast hier fand:
welch schlimme Pfade schufen dir Pein?

아내와 똑같은 얼굴이야!
아주 똑같은 광채가 두 사람의 눈에서 빛나고 있어.
(자신의 당혹감을 숨기고 거리낌없는 듯 지크문트에게)

당신은 어디인지 멀리서 오신 것 같군요.
말도 타지 않은 채 이곳까지 오시다니,
꽤 큰 어려움을 겪었나요?

SIEGMUND
Durch Wald und Wiese, Heide und Hain,
jagte mich Sturm und starke Not:
nicht kenn' ich den Weg, den ich kam.
Wohin ich irrte, weiß ich noch minder:
Kunde gewänn' ich des gern.

지크문트
크나큰 고생과 몰아치는 폭풍이
들과 산 벌판과 숲속까지 따라와
나는 가는 길도 잃은 채,
어딘지도 모르고 방황하고 있었소.
여기가 어딘지 알고 싶소.

HUNDING
(am Tisch, und Siegmund den Sitz bietend)
Des Dach dich deckt, des Haus dich hegt,
Hunding heißt der Wirt;
wendest von hier du nach West den Schritt,
in Höfen reich hausen dort Sippen,
die Hundings Ehre behüten.
Gönnt mir Ehre mein Gast,
wird sein Name nun mir gennant.

훈딩
(식탁에서 지크문트에게 자리를 권하며)
당신이 쉬는 이 집은 나, 훈딩의 집이오.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떠받들며
훈딩의 명령에 따르고 있소.
내게 오신 귀한 손님,
당신의 이름을 말해 주시오.

(지크문트는 생각에 잠겨 자기 앞을 바라본다. 훈딩 옆, 지크문트 건너편에 앉은 지클린데는 눈에 띄는 애정과 긴장을 갖고서 그녀의 눈을 지크문트에게 못박고 있다)

Trägst du Sorge, mir zu vertraun,
der Frau hier gib doch Kunde:
sieh, wie gierig sie dich frägt!

나를 믿지 못하겠다면
당신에 대해 알고 싶어 못 견디는
내 아내에게 얘기해 주시오.

SIEGLINDE
(unbefangen und teilnahmsvoll)
Gast, wer du bist, wüßt' ich gern.

지클린데
(거침없이 애정에 차서)
손님, 알려 주세요. 당신이 누군지.

SIEGMUND
(blickt auf, sieht ihr in das Auge und beginnt ernst)
Friedmund darf ich nicht heißen;
Frohwalt möcht' ich wohl sein:
doch Wehwalt mußt ich mich nennen.
Wolfe, der war mein Vater;
zu zwei kam ich zur Welt,
eine Zwillingsschwester und ich.
Früh schwanden mir Mutter und Maid.
Die mich gebar und die mit mir sie barg,
kaum hab' ich je sie gekannt.
Wehrlich und stark war Wolfe;
der Feinde wuchsen ihm viel.
Zum Jagen zog mit dem Jungen der Alte:
Von Hetze und Harst einst kehrten wir heim:
da lag das Wolfsnest leer.
Zu Schutt gebrannt der prangende Saal,
zum Stumpf der Eiche blühender Stamm;
erschlagen der Mutter mutiger Leib,
verschwunden in Gluten der Schwester Spur:
uns schuf die herbe Not
der Neidinge harte Schar.
Geächtet floh der Alte mit mir;
lange Jahre lebte der Junge
mit Wolfe im wilden Wald:
manche Jagd ward auf sie gemacht;
doch mutig wehrte das Wolfspaar sich.
(zu Hunding gewandt)
Ein Wölfing kündet dir das,
den als "Wölfing" mancher wohl kennt.

지크문트
(눈을 들어 그녀의 눈 속을 보며 진지하게 말한다)
나는 절대로 프리트문트[평화]가 아니오.
나는 프로발트[기쁨]이고 싶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베발트란 이름이오.
나의 아버지 볼페는
남매를 낳았는데,
나의 쌍둥이 여동생이었소.
일찍이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어
나를 낳아 주신 어머니와 여동생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아버지 볼페는 강하고 싸움을 좋아해
많은 적을 만들었죠.
아버지와 나는 함께 사냥을 했는데,
어느 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우리들의 보금자리는
파괴되어 그 멋있는 집은
단지 껍질만 남았고,
꽃이 피던 나무는 불탔으며
어머니는 살해되어 시체가 남았고
동생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죠.
악한 자들이 저지른
이 불행한 재앙으로
우리 부자는 부랑자가 되어
숲속으로 들어갔고
몇 년을 숨어서 살았소.
적들은 우리를 계속 공격했지만,
두 사람은 용감하게 물리쳤소.
(훈딩에게로 향하여)
당신에게 알려주겠소.
사람들은 나를 `뵐핑'이라 부릅니다.

HUNDING
Wunder und wilde Märe kündest du, kühner Gast,
Wehwalt - der Wölfing!
Mich dünkt, von dem wehrlichen Paar
vernahm ich dunkle Sage,
kannt' ich auch Wolfe und Wölfing nicht.

훈딩
손님, 당신의 얘기는 정말 용감하고 놀랍소.
고민하는 뵐핑!
용감한 부자의 얘기는
들은 적이 있지만,
볼페와 뵐핑이 누군지는 몰랐소.

SIEGLINDE
Doch weiter künde, Fremder:
wo weilt dein Vater jetzt?

지클린데
좀더 말씀해 주세요, 손님.
당신 아버지는 계시죠?

SIEGMUND
Ein starkes Jagen auf uns stellten die Neidinge an:
der Jäger viele fielen den Wölfen,
in Flucht durch den Wald
trieb sie das Wild.
Wie Spreu zerstob uns der Feind.
Doch ward ich vom Vater versprengt;
seine Spur verlor ich, je länger ich forschte:
eines Wolfes Fell nur
traf ich im Forst;
leer lag das vor mir, den Vater fand ich nicht.

지크문트
나이딩게에 있을 때, 말을 탄 적들이 공격해 왔고
볼페의 병사들은 숲으로 도망쳤소.
숲속의 전투에서 병사들은
죽음을 당했고
서로 헤어지게 되었소.
아버지와 헤어진 나는
그의 흔적을 찾기 위해 숲속을 뒤졌지만,
그의 가죽 옷만이
숲속에서 발견되었소.
아버지는 못 찾고 그의 옷조각만 찾은 셈이죠.

Aus dem Wald trieb es mich fort;
mich drängt' es zu Männern und Frauen.
Wieviel ich traf, wo ich sie fand,
ob ich um Freund', um Frauen warb,
immer doch war ich geächtet:
Unheil lag auf mir.
Was Rechtes je ich riet, andern dünkte es arg,
was schlimm immer mir schien,
andre gaben ihm Gunst.
In Fehde fiel ich, wo ich mich fand,
Zorn traf mich, wohin ich zog;
gehrt' ich nach Wonne, weckt' ich nur Weh':
drum mußt' ich mich Wehwalt nennen;
des Wehes waltet' ich nur.
(Er sieht zu Sieglinde auf und gewahrt ihren teilnehmenden Blick)

나는 숲속을 빠져나와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나왔소.
그러나 몇 명을 만나건
또 어디서 만나건,
친구나 아내를 만들 수 없어
부랑자 신세를 면치 못했소.
불행은 나를 뒤덮어, 내가 옳다고 하는 일이
남에게는 악한 일이 되었고, 내게는 끔찍한 일이
남들에게는 기쁜 일이었소.
가는 곳마다 갈등을 느끼고
어디서나 화를 만나게 되어
기쁨을 찾건만 고통을 얻게 되었고
그 때문에 내 자신을 고민이라고 부르오.
내 불행을 탓하고 있소.
(그는 지클린데를 올려다 보고 그녀의 애정에 찬 시선을 감지한다)

HUNDING
Die so leidig Los dir beschied,
nicht liebte dich die Norn':
froh nicht grüßt dich der Mann,
dem fremd als Gast du nahst.

훈딩
운명의 여신 노른께서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고,
당신을 맞는 이곳의 주인 나 역시
당신을 환영하지 않겠소.

SIEGLINDE
Feige nur fürchten den, der waffenlos einsam fährt! -
Künde noch, Gast,
wie du im Kampf zuletzt die Waffe verlorst!

지클린데
무기도 없이 혼자인 사람을 겁내다니 당신은 겁쟁이예요!
말씀해 주세요, 손님,
무기를 잃게 된 것은 어떤 싸움이었나요?

SIEGMUND
(immer lebhafter)
Ein trauriges Kind rief mich zum Trutz:
vermählen wollte der Magen Sippe
dem Mann ohne Minne die Maid.
Wider den Zwang zog ich zum Schutz,
der Dränger Troß traf ich im Kampf:
dem Sieger sank der Feind.
Erschlagen lagen die Brüder:
die Leichen umschlang da die Maid,
den Grimm verjagt' ihr der Gram.
Mit wilder Tränen Flut betroff sie weinend die Wal:
um des Mordes der eignen Brüder
klagte die unsel'ge Braut.
Der Erschlagnen Sippen stürmten daher;
übermächtig ächzten nach Rache sie;
rings um die Stätte ragten mir Feinde.
Doch von der Wal wich nicht die Maid;
mit Schild und Speer schirmt' ich sie lang',
bis Speer und Schild im Harst mir zerhaun.
Wund und waffenlos stand ich -
sterben sah ich die Maid:
mich hetzte das wütende Heer -
auf den Leichen lag sie tot.
(mit einem Blicke voll schmerzlichen Feuers auf Sieglinde)
Nun weißt du, fragende Frau,
warum ich Friedmund nicht heiße!
(Er steht auf und schreitet auf den Herd zu. Sieglinde blickt erbleicht und tief erschüttert zu Boden)

지크문트
(점차 생기차게)
슬픔에 찬 처녀 때문에 싸움을 하게 되었소.
가족들이 그 처녀를
낯선 이와 강제로 결혼시키려 했소.
그래서 나는 처녀를 위해
그 결혼을 막느라 납치하려는 자들과
싸워서 물리쳤소.
그때 처녀는 울면서
시체에 엎드려
얼싸안았소.
내가 죽인 것은 오빠들이었고,
비탄에 가득차 정신이 없는
그 처녀는 은혜를 잊은 채
오빠들이 살해되었다고
울면서 소리쳤소.
그러자 그 친척들이 몰려왔고
복수의 피를 보려 했소.
나는 창과 방패로 그 처녀를 보호했으나,
몰려든 적들은 내 무기를 부러뜨렸죠.
상처를 입고 무기도 잃은 채
나는 처녀가 죽는 것을 보았소.
오빠들의 시체 위에 쓰러졌지요.
그러자 적들은 내게 덤볐소.
(고통의 불길에 찬 눈으로 지클린데를 보며)

여주인께서는 이제야 내 이름이
프라이트문트[평화]가 아닌지 아시겠죠!
(일어나 부뚜막으로 걸어간다. 지클린데는 깊이 놀라 창백해지며 바닥을 본다)

HUNDING
(erhebt sich, sehr finster)
Ich weiß ein wildes Geschlecht,
nicht heilig ist ihm, was andern hehr:
verhaßt ist es allen und mir.
Zur Rache ward ich gerufen,
Sühne zu nehmen für Sippenblut:
zu spät kam ich, und kehrte nun heim,
des flücht'gen Frevlers Spur im eignen Haus zu erspähn. (Er geht herab)
Mein Haus hütet, Wölfing, dich heut';
für die Nacht nahm ich dich auf;
mit starker Waffe doch wehre dich morgen;
zum Kampfe kies' ich den Tag:
für Tote zahlst du mir Zoll.

(Sieglinde schreitet mit besorgter Gebärde zwischen die beiden Männer vor, Hunding, barsch)

Fort aus dem Saal! Säume hier nicht!
Den Nachttrunk rüste mir drin und harre mein' zur Ruh'.

훈딩
(절제하고 태연히 일어난다)
그 거칠고 야만스러운 자를 알고 있소.
우리의 상스러움을 모욕하고
우리에게 증오를 심은
그 자의 피를 보기 위해
나도 복수하러 나갔다 온 것이오.
그런데 늦게 돌아와 보니,
그 악한 살인자가 바로 내 집 안에 있다니,
(내려간다)
뵐핑, 오늘 밤까지는
이 곳에서 안전을 보장하지만
내일 아침이 밝아 오면
당신과 싸워서 죽일 것이오.
그 싸움을 각오하시오.

(지클린데가 걱정스런 몸짓으로 두 남자들 사이로 나선다. 거칠게)

어서 들어가오! 어정거리지 말고!
마실 술을 가지고 어서 침실로 가오.

(지클린데는 한동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생각하며 서 있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돌려 망서리는 발걸음으로 저장소로 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다시 멈춰 생각에 빠져 반쯤 돌린 얼굴로 멈춰서 있다. 그녀는 조용히 단호하게 장을 열고,
뿔술잔을 채우고는 어떤 통으로부터 약초를 부어넣는다.
그리고 난 후 지크문트에게로 눈을 돌려 가고 계속 그녀 위에 못박고 있는 시선을 마주받는다. 그녀는 훈딩이 살피고 있음을 깨닫고 곧 침실로 몸을 향한다. 계단 위에서 그녀는 다시 한번 몸을 돌리고 동경에 가득찬 시선을 지크문트에게 고정시켜 단언하듯 시선으로써 지속적으로 물푸레나무의 어느 지점을 가리킨다. 훈딩은 흥분하여 격한 몸짓으로 그녀를 떠나도록 몰아낸다. 지크문트에게 마지막 눈길을 던지고 그녀는 침실로 가서 뒤에서 문을 닫는다. 훈딩은 그의 무기를 줄기로부터 벗겨 내린다)

Mit Waffen wehrt sich der Mann.
(Im Abgehen sich zu Siegmund wendend)
Dich Wölfing treffe ich morgen;
mein Wort hörtest du, hüte dich wohl!
(Er geht mit den Waffen in das Gemach; man hört ihn von innen den Riegel schließen)

남자는 무기를 갖고 저항하지.
(가면서 지크문트에게로 몸을 향한다)
내일 아침에 만나게 될 뵐핑,
내 말을 알아들었다면, 각오해 두시오!
(방으로 들어간다. 그가 안으로부터 빗장을 잠그는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