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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 사람들] 7회 - 의료보험 민영화

의료보험 민영화에 찬성하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께서 하시는 말씀 중 하나가

"의료보험이 민영화가 되면 개인들이 보험들을 직접 비교해가면서 고를수 있고

포텐셜 고개들을 최대한 끌어들이기 위해 보험 회사들은 자연스럽게 경쟁을 함으로서

더 좋은 서비스들을 싼값에 제공할것이다" 이다.

과연 그럴까? 이번 회에선 의료보험 민영화를 탄생시키고 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미국의

의료보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미국의 의료보험

미국에선 의료보험을 들려면 Medical, Pharmacy, Dental, Vision 이렇게 4가지를 다 따로 들어야한다.

물론 액수를 얼마 내냐에 따라 4가지가 다 합쳐진 플랜들이 있지만 보통 이 4가지는 제일 조건이 좋은 보험회사들로 부터

따로 하는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보험료가 과연 얼마나 할까?

이 글을 쓰려고 마치 내가 새 보험을 찾는것 처럼 직접 문의를 해봤는데

일단 나에 대해 물어본 정보는 다음과 같다.

나이: 1981년생
흡연 유무: 태어나서 담배 핀적 한번도 없음
평소 주량 및 횟수: 일년에 맥주 1캔은 마시려나?
키/체중: 키에 비해 과체중임 OTL

딱 위 정보만 물어보구 나보곤 low risk 로 분류되니 선택권이 많을꺼라고 가장 싼거랑 가장 비싼거, 그리고 가장 인기가 많고

나랑 비슷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내 나이또래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플랜을 알려달라고 했다.

가장 싼 것은 O 사의 Basic and Essential 플랜으로서 한달에 $130.15 이고

가장 비싼것은 A 사의 IHC 15 Standard Plan - Full Physician Network 플랜으로 한달에 $1,714.00 이고

나랑 비슷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플랜 역시 A 사의 IHC 30 Standard Plan - Full Physician Network 인데 한달에 $768 이라고 했다.

윗 플랜들을 잠시 살펴보면 한달 보험료가 가장 싼 130불짜리는 약은 보험이 전혀 안되고

의사들 진료비는 매년 $700불까지는 보험이 70%를 카버하고 (즉 환자는 보험이 적용되기전 진료비의 30%를 부담), 그리고 진료비의

총액이 $700을 넘어가는 순간 모두 본인 부담이 된다.

응급실에 갈 경우 환자부담액은 $100 이고 만약 수술을 받게 된다면 보험회사가 승인하는 이상(이 부분이 중요하다. 비싼 수술은 생사가

갈리지 않는한 승인해주지를 않는다) 환자는 $250을 부담하게 된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할 경우 환자는 하루에 $500씩 내야하고

그 기한은 1년에 90일로 제한된다.

그리고 엑스레이나 다른 피검사 및 소변검사 같은 랩 테스트는 매년 $500까지는 무료로 제공된다.

두번째 나랑 비슷한 케이스의 사람들에게 가장 잘 팔린다는 매월 768불짜리의 경우

의사들 진료비는 환자가 매번 $30불씩 내야하고 (이전 플랜처럼 액수 제한은 없다) 처방전 약들도 약 가격의 50%만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

응급실에 갈 경우 환자부담액은 $100 이지만 만약 응급실에 간후 곧바로 입원을 한다면 $100을 내지 않아도 된다. 만약 수술을 받게 된다면

보험회사가 승인만 한다면 환자는 수술비로 $30을 부담하게 된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할 경우 환자는 하루에 $300씩 내야하고 그 기한은

한번 입원했을때 5일로 제한된다. 그리고 일년에 환자가 입원했을때 부담해야하는 최고액수는 $3,000 이고 그 다음부터는 보험회사에서

다 부담한다.

그리고 엑스레이나 다른 피검사 및 소변검사 같은 랩 테스트는 횟수 상관없이 매번  $30을 내야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비싼 한달에 1714불 짜리는 기본적으론 위의 768불짜리랑 비슷한데 더 혜택이 많다.

의사들 진료비는 환자가 매번 $15불씩 내야하고 (이전 플랜처럼 액수 제한은 없다) 처방전 약들도 약 가격의 50%만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

응급실에 갈 경우 환자부담액은 $100 이지만 만약 응급실에 간후 곧바로 입원을 한다면 $100을 내지 않아도 된다. 만약 수술을 받게 된다면

보험회사가 승인만 한다면 환자는 수술비로 $15을 부담하게 된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할 경우 환자는 하루에 $150씩 내야하고 그 기한은

한번 입원했을때 5일로 제한된다. 그리고 일년에 환자가 입원했을때 부담해야하는 최고액수는 $1,500 이고 그 다음부터는 보험회사에서

다 부담한다.

그리고 엑스레이나 다른 피검사 및 소변검사 같은 랩 테스트는 횟수 상관없이 매번  $15을 내야한다.

참고로 위의 보험은 의료/약 보험일 뿐이며 치과/안과 보험은 따로다.

그리고 이건 성인 1인 기준이니 가족수에 따라 이것의 몇배가 든다.

그러면 이 비싼 의료보험 팩키지를 미국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구입할까?

정답은 취직에 있다.

미국 사람들이 취직에 목 메는 이유는 물론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도 있지만

의료보험때문이기도 하다.

일단 미국에선 취직이 되면 회사에서 의료 보험의 상당수를 부담해준다.

예를 들면 본인 역시 의료 보험 액수를 회사에서 95%를 부담하기 때문에 내가 매달 내는 보험비는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에선 직업을 잃는 순간 봉급은 물론이고 당장 다음달 의료보험비를 본인이 다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충격은 2배가 된다.

만약 자기 보험을 통해 자식이 입원해 있었는데 해고가 되면 치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생사가 걸린 수술이면 일단 수술부터 하고 돈을 걷는데 이때는 환자측한테 받는다는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병원에서도 알기에 환자측 가족을

주정부에서 제공하는 medicaid 에 가입 시키려고 (보통 나이 65살 이상이거나 최저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 든다) 최선을 다하고 대부분

그런식으로 수술비를 받아낸다.

의료보험 민영화는 누구를 위한것인가?

미국에서 처음 의료보험 민영화를 시작했을 당시에 논리는 "사기업들과 국민들에게 맡긴다면 정부에선 상당한 액수를 아낄수 있는데다

경제활성에도 도움이 될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였다.

하지만 현재 의료보험 민영화는 미국의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구조다.

민영화가 된후 엄청나게 치솟은 의료/약비, 그리고 덩달아 오른 보험비 때문에 상당수의 사람들은 취직을 하지 않는 이상 의료 보험이 없기에

병이 생기면 치료도 받지 못하고 결국 더 큰병으로 발전해서야 뒤늦게 정부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을 통해서 약이나 수술을 받게 되는데 결과적으론

훨씬 빨리 그리고 싸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초반에 해결할수 있는 질병들을 금전적인 문제때문에 해결하지 못하는 경구가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도저히 질병때문에 참을수 없어서 가지고 있는 돈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해 서 재산의 대부분을 의료비에 투자하고 주정부에 "나 이제는

진짜 돈 없으니 니네 시스템 이용할수 있는 기준에 해당되겠지? 그러니 제발 치료할수 있게 보험을..."이라고 메달리면 정부측에서 하는 보험을

적용해주는데 이때 정부에서 부담해야하는 의료비도 어마어마하지만 한 개인의 건강, 시간, 그리고 재산을 이정도까지 탕진해야만 된다는것이

씁쓸할뿐이다.

의료보험이 민영화가 되면 생길 수 있는 시나리오들

1. 원하는 의사한테 진료 받지 못하고 보험회사에서 정해준 의사들하테만 가야한다. 

   이건 상당히 자주 있는 일인데 바로 옆에 자기의 병에 대한 국내 최고의 권위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의사가 자신의 보험회사랑 계약되어 있지 않는 이상 그 의사한테는 가지 못한다.

   만약 엄청 좋은 보험이 있어서 그 보험회사 네트웍에 없는 의사한테 가는것이 허락된다고 하더라도

   환자 부담금은 굉장히 높아진다. 

   왜 그런걸까?

   이유는 의사들과의 계약에 있다. 

   매년 보험 회사들과 의사들은 서로 계약을 한다. 

   보험 회사에서 의사들에게 회원들을 우선적으로 보내는 대신 

   보험 회사와 계약을 맺은 의사들은 보험회사에게 원래 진료비에서 할인된 액수만 청구한다. 

   즉 의사 A 한테 진료를 받으려면 $100을 내야한다. 

   그런데 환자가 보험 A 가 있고 의사 A 한테 진료를 받으면 환자한테 공식적으로 청구하는

   액수는 $100, 그리고 환자 보험도 공식적으로는 $100의 80% 를 카버 해서 (환자가 20%만 내야한다는 보험이라는 가정아래) 환자는 $20불을 낸다. 

   하지만 실상은 의사는 보험회사에게 $100에서 20% 할인된 $80만 청구하고 보험 역시 80% 인 $84을 낸다.

   즉 의사 입장에선 $64(보험) + $20(환자), 즉 $84만 받기에 평소 진료비에 비해서 $16을 손해보는거지만 그래도 특별한 흥보 없이

   꾸준히 환자들이 들어오는 장점이 있고 보험 입장에선 $80-64, 즉 $16 이익을 본 셈이다. 

   그런데 환자가 자기들 하고 계약된 의사한테 안가고 다른 의사한테 가면 보험회사에선 $16의 이익을 못내는 셈이니 그 액수 + 페널티 를 환자한테
 
   문다. 그래서 그 의사 역시 진료비가 $100이더라도 보험회사의 시스템에 따라선 $20을 낼것을 $40-50을 내던지 최악의 경우 $100 전액 본인이

   부담할수도 있다.

2. 의사가 처방한 약들을 받지 못한다. 
  
   위에서 언급한 계약은 제약회사들 하고도 맺는다. 

   예를 들면 의사가 환자한테 혈압약 A 가 제일 맞다고 판단해 그 약을 처방한다. 

   하지만 혈압약 A 가 generic (카피약)이 아닌 브랜드 약이라면 (보통 한알에 $3-50 씩 한다)

   혈압약 A 가 환자의 보험회사랑 계약이 되어 있지 않는 이상 보험 회사에선 선뜻 보험 처리를 해주지 않는다. 
  
   우선 가격이 싼 카피약부터 쓰던지 아니면 자기들이 유리하게 계약을 맺은 제약회사에서 만든 혈압약 A와 성분이

   비슷한 혈압약 B를 쓰도록 한다. 
  
   제약회사와 보험회사는 어떤 식으로 계약을 할까? 
  
   계약의 내용은 보통 우리 보험에 가입된 환자들이 고혈압 약을 처방 받을 경우 
   
   너네 회사 약들을 우선으로 쓰게 할테니 우리 보험사 회사에 청구되는 약값은 시장가 - 15%로 
  
   하자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약국들 하고도 계약을 하는데 약국엔 제약회사와 따로 "너네 약국에서 약 타갈수 있도록 할테니 

   우리 보험회사한테 약값을 청구할때는 (시장가 - 20%) + $1.50(조제비) 으로 해라"라는 식으로 계약을 요구한다. 

   약국에서 이런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해당 보험사의 회원들은 특정 약국을 사용할수 없으니(물론 보험 없이 전액

   다 본인 부담 한다면 가능) 약국들도 왠만하면 다 계약에 응한다.
 
3. 년초에는 비싼 수술이 보험 처리가 된다고 해서 가입했더니 수술 받으려고 하니 보험회사에서 거절을 한다. 

   보험회사 계약서를 읽어보면 아주 작은 글씨로 "보험 처리 가능한 모든 의료 서비스나 약들은 회원의 동의 없이 언제든지 바꿀수 있다"라는

   항목이 있다. 
   
   절대 이것을 그냥 형식상 넣은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보험회사들이 정말 환자의 건강에 대해서 생각할까? 절대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건 회원들을 상대로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는것이기 때문에 
   
   특정 회원이 꾸준히 자신이 내는 의료보험비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것을 본다면 어떤식으로라도 제한을 둔다. 

   한 메이저 보험회사에서 특정 서비스나 약들을 보험가능한 리스트에서 빼버리면 경쟁사들은

   그것을 유지하면서 회원들에게 "저희는 이런 서비스를 아직도 제공하니 저희 보험으로 가입하세요"

   라며 그 서비스를 유지할까? 

   적어도 미국 보험회사들과 일한 경험상 한 회사에서 특정 의료 서비스나 약들에 대한 보험을 포기하면 경쟁사들도 기다린듯이 포기한다.

   개인들이 내는 보험액은 내리지 않으면서 말이다. 
   
   지난해인가 대한항공에서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줄이니 아시아나 항공에선 어떻게 대응했는가? 
   
   그것을 보면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 나온다.

어떤식으로든 의료민영화는 의료보험 회사를 배불리는 제도이다.

의료보험 회사들의 주식들만 봐도 극단적으로 뛰고(제시할 정확한 자료는 귀차니즘으로 찾지않았지만 10-20배 뛴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미국 주가가 대부분 50%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몇 안되는 주식이 의료 보험사 주식들이다.

만약 한국에서 의료민영화가 실행된다면 이 회사들 주식은 모조건 사라. 10년, 아니 5년안에 몇배씩 뛰어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