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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용산 재개발지역 화재참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6일 용역직원이 '폴리시아'(POLICIA: 스페인어로 '경찰'이라는 뜻)라고 쓰인 사제방패를 들고 경찰의 진압작전에 참여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검사) 관계자는 이날 "폴리시아 방패를 들고 남일당 건물로 진입하는 3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이들은 용역직원이 아니라 영세노점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PD수첩은 3일 "경찰특공대 지상조가 건물 입구로 진입할 때 폴리시아 방패 든 사람이 다시 나타났다. 그들은 특공대 따라 건물쪽으로 사라졌다"는 멘트와 함께 3명이 방패 2개를 들고 건물 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방영하며 경찰과 용역의 합동작전 의혹을 제기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화면에 나온 특공대원은 건물 진입조가 아니라 건물에 매달려있다 떨어지는 농성자가 있는지 파악하는 확인조로, 방패를 들고 가는 노점상대책위 3명이 건물에 들어가는 시점과 차이가 있어 합동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3명은 남일당 건물 옆 공터 주차장에 컨테이너 사무실을 설치하고 숙식을 하며 용산 철거민대책위원회의 투쟁 과정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들이 화면에 포착된 것은 화재 참사가 발생한 20일 경찰의 진압작전이 시작되기 전인 새벽 6시∼6시10분께로, 용역업체 방패를 빌려 화장실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화염병 벽돌 날아다녀 용역업체에서 방패를 빌려 화장실에 다녀온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검찰은 건물 옥상에 폴리시아 방패를 들고 있었던 것은 용역직원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폐타이어 태운 용역직원 5명 특정 검찰은 용역직원이 농성을 방해하기 위해 폐타이어를 태워 연기를 올려보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건물에 불을 피운 용역직원 5명을 특정하고 조사를 마쳤다.

검찰 관계자는 "건물에서 세 차례 불이 났는데, 한 차례는 추워서 피운 것이고, 또 한 차례는 물건을 갖다놨는데 화염병이 떨어져 불이 붙은 것이고, 나머지 한 차례는 용역직원이 불을 붙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용역직원이 경찰의 진압작전에 동원돼 물포를 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용역직원이 물포를 쏘게 된 경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이날도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사실관계가 확정되면 경찰 공권력 행사를 민간인에게 위임할 수 있는 지 확인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화염병 투척·시너 투기자 확인 위해 거짓말탐지기 조사 한편 검찰은 경찰로부터 용역직원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사진에 등장한 용역직원과 같이 경찰 정보계장 등이 흰색 헬멧을 쓰고 있어 특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검찰은 용역직원이 담긴 동영상은 망루 건설 과정을 포착하기 위한 장면이어서 용역직원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이날 발화 책임과 관련해 참사 당시 망루 4층에 올라 최후까지 남았던 농성자들의 구체적 분담 행위를 밝힌 뒤 기소 대상자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된 피의자를 중심으로 누가 화염병을 투척하고 시너를 투기했는지 명확히 규명하고 있다"며 "구속자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요청했는데 이충연 용산 철대위원장만 응하고 나머지는 아직 답변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혜림기자 beh@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