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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막상 어려울 때는 가족밖에 없더군요.

가족이란 그런 존재일까요.
저 역시 우리 가족의 정체성이라고는 없이 혼자 나동그라진 처지였던 때에도 어떻게든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한푼이라도 한번의 관심이라도 더 뜯어내려고 발버둥쳐왔으니까요.
사고치고 나서 제일 먼저 그리고 최후까지 그리고 유일하게 떠오르는 사람들도 역시 가족이라는 이름인건가요.

그런데.. 한편은.

전 이런 뻔뻔스럽고 어쩔 수 없이 맺어진 관계에 회의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저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가족을 만드는일이 없기를. 없을것 같다는 예감을 하고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그런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내 삶을 더 캐주얼하게 유지해야. 나만의 행복이 있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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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이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매력을 느끼게도 되더랍니다.
마치 성냥팔이 소녀가 창밖 안쪽으로 따뜻하게만 보이는 가정을 훔쳐보며 동경하듯이 말입니다.

어떤 드라마 마지막 혹은 처음의 장면에서 가족으로 맺어진 그들이 함께 해변에서 웃을 때도, 달릴 때도 그랬고.
이른 저녁에 산책을 하면서 자전거 앞뒤로 큰녀석 작은녀석을 싣고 드라이브하는 젊은 아버지와 아들이 나오는 영화이 한 장면에서도.

1000가지 슬픔을 가진 가족이라 할지라도 1가지의 행복한 그 모습에 가슴이 서늘해지고 마는것을.

그게 인간이 인간과 부대끼면서도 견뎌낼수 있다는 것을.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의 '함정' 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