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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은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부당해고를 철회하라!

해고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눈물겨운 510일 파업투쟁이 끝나고 홈플러스 소속 조합원들은 현장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은 홈에버를 홈플러스로 매각한 것 외엔 아무 것도 해결하지 않았고 예전 이랜드 소속 7명의 해고자는 그대로 남았다. 비정규직 고용보장과 차별시정 요구를 내걸고 싸운 정당한 투쟁, 전 국민적인 지지를 받으며 노동계의 전폭적인 연대 속에 전개된 이랜드투쟁에 앞장서거나 함께 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된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다시 일어섰다.


  4년만의 단협 체결을 쟁취한 97년 57일 파업,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쟁취한 2000년~2001년 265일 파업, 비정규직 고용보장과 차별시정을 쟁취한 2007년~2008년 510일 파업. 지금까지 무려 830일이 넘는 파업일수가 이랜드 노사관계의 진실을 숨김없이 말해주고 있다. 이랜드노조의 역사는 민주노조 사수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난한 투쟁의 역사였다. 이런 투쟁의 전통을 밑거름으로 첨단 노동자탄압기업인 이랜드그룹에 맞선 당당한 투쟁을 해고노동자들이 앞장서서 해나가려 한다.


  우리의 복직투쟁은 노동자 생존권 사수 투쟁이다.
  현재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심화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백척간두에 내몰려 있다. 이랜드그룹도 예외가 아니다. 97~8년 IMF 경제 위기 당시 1800여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은 아픈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처럼 회사가 노조에 대해 강경일변도로 나가면 결국 노사관계 파행을 넘어 그룹의 운명에도 암운이 드리울 것이다. 우리는 한 사람의 직원이라도 일자리를 잃지 않고 불이익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로 복직투쟁을 해나갈 것이다. 우리는 정당한 조합 활동으로 인해 부당해고됐기 때문에 응당 원직복직되어야 하지만 우리들의 복직만을 요구하면서 싸우진 않겠다. 조합원들을 포함한 현장 직원들의 생존권이 경제 위기를 빌미로 압살되지 않도록 막는데 주력할 것이다.


  우리의 복직투쟁은 민주노조 사수 투쟁이다.
  이랜드노조의 역사는 1993년 창립된 이래 단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었던 고단한 역사였다. 그러나 민주노조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했던 역사이기도 했다. 비록 현재는 박성수 회장의 무노조경영 소신과 갖은 탄압 때문에 많은 직원들을 조합으로 가입시키지 못한 채 소수로 남았지만, 가장 힘든 곳에 있는 직원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 노조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랜드그룹도 없었다. 노조는 이랜드그룹이 노동자들의 권익을 조금이라도 더 개선시키도록 하기 위해 애썼고 많은 성과도 있었다. 우리는 올곧게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박성수 회장의 시대착오적인 잘못된 노조관을 바로잡고 노조 탄압을 분쇄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우리의 복직투쟁은 이랜드 노사관계 정상화 투쟁이다.
  15년 동안 파행으로 시종했던 노사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은 상식이다. 파행이 한 쪽에만 책임이 있을 순 없다. 노조는 파행의 한 당사자인 만큼 책임지는 모습으로 노사관계를 반드시 정상화해낼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잘못된 노사관계 관행을 바로잡고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교두보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다. 그리하여 정상적인 노조로서 많은 직원들이 가입하여 함께 단결할 수 있는 날을 앞당길 것이다.


  우리의 복직투쟁은 이랜드그룹 노동자들과 조합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투쟁이다.
  이랜드그룹이 경영이념에 걸맞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을 모으는 투쟁이다. 더 이상 모진 희생을 감수하는 투쟁 없이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길 소망하는 마음을 모으는 투쟁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자는 마음을 모으는 투쟁이다. 이 위기를 노동자들이 합심해서 잘 극복해나가자는 마음을 모으는 투쟁이다. 우리는 이 투쟁이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순 없지만 담담한 심정으로 굳힘없이 싸워나갈 것이다.


  많은 선배 노동자들이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복직투쟁을 승리한 것처럼 우리도 승리를 확신하면서 그 뒤를 쫓아간다. 그 길 끝에 인간 승리의 소박한 결실이 있음을 믿고 노동자의 자존심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우리는 복직투쟁을 반드시 승리해서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의 잘못된 노조 말살 책동을 막고 민주노조를 사수하며 기필코 현장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켜낼 것이다. 우직하고 잔꾀부리지 않는 소의 걸음으로 하루 하루 승리를 쟁취해갈 것이다.



  2009년 1월 7일


  이랜드일반노동조합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