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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부 재정정책을 보자. 미 의회가 이미 비준한 구제금융만도 7000억 달러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가 넘는 금액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부양책이 1조 달러 규모로 예상되니 세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삽시간에 현재 GDP의 2% 선에서 15% 부근으로 늘어나게 된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을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은 1998년 재정적자는커녕 GDP의 1%에 달하는 재정흑자를 내라고 강제했다. 그러다 하루에 기업이 100개 이상 도산하는 상황이 몇 달간 지속되자 98년 5월 마지못해 재정적자를 허락했는데, 그나마 그 규모도 GDP의 0.8%에 불과했다. 상대적 규모로 보면 미국 재정적자의 20분의 1 수준인 것이다.
통화·금융정책도 그렇다. 미국은 이미 0% 금리로 들어섰고, 영국도 역사상 최저인 2%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곧 이자율을 더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거의 헬기로 돈을 뿌리는 지경이 되면서 FRB 의장인 벤 버냉키 교수는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97~98년 외환위기 때 IMF가 인도네시아에 정해 준 이자율은 80%였고, 그나마 상황이 좀 낫다고 하던 우리나라에는 이자율을 30%로 올리도록 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금융위기로 은행들이 어려워지자 마거릿 대처 정부 이후 세계적인 민영화의 선구자였던 영국은 두말없이 주요 은행들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국유화를 단행했다. 국영기업을 꺼리기로 유명한 미국의 경우도 주요 금융기관에 엄청난 공적 자금을 투입해 국가가 은행 지분을 갖게 됐고,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기관 임원들의 보수를 규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앞장서서 민영화를 외치던 영국과 미국이 서슴없이 국유화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위기 때 IMF가 우리나라가 국가 주도형 민족주의 노선을 포기한다는 신호로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을 외국투자자에 매각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위기의 진원지는 금융이지만 제조업에도 엄청난 공적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미 17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자동차 3사를 구했고, 스웨덴·영국 등 다른 선진국도 자동차산업에 공적 자금을 투입했거나 곧 투입할 전망이다. 자동차 외에도 다른 산업들이 어려운 위치에 처하면 또 공적 자금을 투입할 것이 확실하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하면서 하이닉스에 은행이 자금을 지원한 데 대해 ‘정부가 시켜 지급된 보조금’이라 우기면서 줄줄이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들이 곤란하니 노골적으로 보조금을 주고 있다.
그러면 선진국들은 왜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경제에 관한 ‘상식’을 파괴하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이 나라들은 지난 4반세기 동안 세계를 지배하고,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를 지배해 온 신(新)자유주의적 경제 ‘상식’들이 틀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대단한 토론도 없이 위에서 언급한 ‘비상식적’인 정책들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신자유주의적 처방이 듣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너무나도 명확했다는 이야기다.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는 신자유주의를 금과옥조로 여기면서 살아 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도 균형재정·민영화·산업정책 등에 관한 ‘상식’을 뒤집어 볼 때가 왔다.
완전히 생소한 일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사실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신자유주의의 ‘상식’에 어긋나는 정책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해 왔던 나라다. 물론 옛날 정책의 부활만으로는 부족하다. 개발 연대에 부족했던 사회복지 정책, 고용 안정 정책, 더 형평성 높은 세금 제도, 남녀 평등 정책 등의 강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이 옛날에 했던 정책만 잘 고쳐 써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나은 정책을 할 수 있는 나라다.
2009년은 부디 우리나라가 잘못된 ‘상식’을 뒤집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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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얘기라.......패스
근데 왜 퍼왔지..ㅡㅡ;
IMF 는 이제 끝인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