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욕 먹을지 모르지만 한마디 하고싶습니다.

대한민국은 독재가 더 잘 어울리는..  아니, 군주정이 더 잘 어울리는 국가입니다.  제가 몇십년 안되는 삶이나마 보아온 결과는 그렇습니다.  현재 이명박이 독재정치를 한다고 욕을 한바가지 퍼드시고 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 이명박을 뽑아준 것은 국민 대다수입니다. 이곳 불펜은 아닐지도 모르고, 사실 불펜의 퍼센테이지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침묵의 나선형 이론 때문에 가만히 눈팅을 하는 사람들을 포함한다면 말이죠)

이명박의 방향이 자유를 허하는 것 보다 기업가를 위하고 좀더 제도적인 틀을 만들고 구속하려 하는 것.  진짜 사람들이 몰라서 무식해서 그럴까요?  전 아니라고 보는 편입니다. 참으로 슬픈 일이지만 이 나라의 국민 대다수는 자신을 억압하고 구속하는 법안에 대부분 찬성합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좋아서 말이죠. 결국 박정희가 존경할만한 대통령 1위에 뽑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죠.

현 시점에서 이명박이 조낸 욕을 쳐들어먹는 이유는 그가 전혀 세련된 지도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은하영웅전설의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처럼 세련된 방식의 교묘한 지도자가 이명박이 해왔던 민주주의의 유린을 감행했더라면?  세계적인 불경기가 겹치지 않아 노무현 정권 시절과 비슷한 경제를 유지하고 그것을 노무현 탓으로 교묘하게 돌려댔다면?  그랬다면 이명박에 대한 지지율은 최소 70%라고 장담합니다.

솔직히 전 이 나라의 자정능력을 별로 믿지 않습니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방관만 할 뿐인, 지금까지 해놓은 업적이라곤 전무한 과거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 후보 1위를 달리는 나라입니다.  과연 차우세스크의 딸이 루마니아인들에게 차기 대통령으로 높은 지지를 얻고있다면 그 나라를 어떻게 보시겠습니까?


먼 남들, 흔히 이야기하는 국개들의 현실이 아닙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삼촌과 이모, 동생들의 이야기죠.  과연 아닐까요?


결국 민주주의라는 것이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나라'를 만드는 제도라면 대한민국은 독재국가, 전제국가에 좀더 어울리는 그런 나라입니다.  향후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는 20대, 10대, 30대까지의 성향을 보면 이 현실이 쉽게 바뀔 것 같지가 않습니다.  참 열받고 슬프지만요..  

분명 촛불때 서울에 모인 10만명. 그리고 엊그제 보신각에 모인 사람들 역시 대한민국의 힘입니다.  하지만 그 힘은 너무나 미약하고.. 제가 볼땐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찌보면 이명박이라는 인물이 정권을 잡은 것은 진보나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호재일 수도 있죠.  좀더 머리가 좋고 교묘한..  그런 사람이라면 더 힘을 얻기가 힘들테니까요..  가령 오세훈이나 원희룡처럼 이명박과 그리 다르지 않은 인간들임에도 다른 대접을 받는 사람들같은..   반대로 말하면 이명박처럼 말실수 많고 하는 짓마다 얼빵한 저런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박근혜를 점찍고 있다는건 참..  저같은 사람은 머리를 싸쥐게 만드는 시추에이션이죠.


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좀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지만 너무나 불행하게도 지금 그 어느때보다도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게 사실입니다.

기억해보세요. 민주화 운동 이후 노태우가 당선되고 김영삼이 최대의 환란을 불러온 뒤에도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이인제가 있었습니다. 노무현의 뒤엔 정몽준이 있었고 이회창의 군면제 아들이 있었죠.  정말 최고의 럭키한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그런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이 나라는 몇십년동안 지속적으로 친일과 군사독재의 후손들에게 대물림되어왔다는 것.  생각해보면 좀 아찔하지 않습니까.

솔직히..  솔직히 말하면 대한민국 흠좀무입니다.  그게 제가 이제껏 보아온 결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