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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서울시가 노골적으로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일본해 표기까지 해 온 중국잡지에 큰 돈을 들여 도시 이미지를 알리는 전면광고를 게재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비를 모금해 해외 매체에 독도 영유권 문제와 고구려사 왜곡 등에 대해 진실을 알리는 광고를 게재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의 이 같은 행태는 한국의 대표 지자체로서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중국의 월간 문화잡지인 ‘중국국가지리(Chinese National Geography)’에 지난 9월과 10월 연달아 ‘Hi Seoul’ 광고를 게재했다.

이 잡지는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문화잡지로 발행을 중국문화원이 주관하고 중국지리학회가 책임지고 있다.

이 잡지는 지난 2004년 12면에 걸쳐 소개한 ‘고구려, 옛나라의 자취를 찾다(高句麗 古國尋踪)’ 특집기사를 통해 ‘동북공정’의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고구려사 훔치기’에 앞장섰던 전례가 있다.

이 잡지는 기사에서 위진(魏晋)시대에 고구려가 중앙 왕조가 내리는 백장이나 천장(仟長) 등의 칭호를 받았다며 고구려사가 중국사의 일부라는 것을 강조하고, 동북 지방에 거주하는 조선족 동포들은 한국에서 건너온 민족으로 고구려인들과 근원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등 조선족 동포 학자들을 고구려 논쟁에서 제외시키려는 의도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 잡지는 고구려사는 중국사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설파해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잡지는 지리정보를 기반으로 특정 지역 고유의 역사나 문화 등을 소개하기 때문에 지도가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잡지는 지도에 우리나라의 동해를 언제나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국내 언론들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특히 10월호는 동북지방 특집이었기 때문에 ‘일본해’가 나온 지도가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 해외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윤영석 과장은 “일단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제하며 “하지만 중국이 우리의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감정과는 관련없는 국가적 정책이며, 이 잡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매체에서 일본해 표기를 하고 있다. 고구려사 왜곡 문제도 많은 매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해외 관광객 유치 홍보 활동을 위한 가장 중요한 거점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중국에 아예 광고를 안 할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서울시도 당연히 중국 매체의 일본해 표기나 고구려사 왜곡 문제 등에 수정 요구를 해야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 활동은 별개로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공개한 ‘2008년 해외광고 집행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중국 지면 광고료로 총 13개 매체에 8월부터 11월까지 6억9000만 원을 지불했다. 서울시는 이 중 중국국가지리에 지불한 개별 광고료는 밝히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