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몇달 전 부터 집에 전자레인지가 필요했는데 이틀 전 인터넷에

미개봉 새 전자레인지를 판다고 글이 올라왔더군요

선물로 받은거고 싸게 내놨길래 냉큼 전화했더니 어떤 여자분이 받았습니다

고상한 말투가 아줌마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어쨌든 오늘 낮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지요

출발할 때 간다고 전화하고 그 동네에 도착해서 다시 전화 했더니 왠 젊은 여자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 잘못 걸었나 싶어서 거래하기로 한 분 맞으세요? 이랬더니 예.. 맞아요.. 이러더군요

어디서 만나는게 좋을까요? 이랬더니 아파트 동수와 호수를 알려주며 오라고 하더군요;

보통 직거래 같은건 밖에서만 해봐서 좀 의외였지만 전자레인지고 아줌마니까

집에 있는거 가져가라고 하는거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젊은 처자의 존재는 잊고 있었음)

아파트 공동 현관문 앞에 도착했는데 어떻게 호출하는건지 몰라서 다시 전화 했는데 통화중에 배터리가 없어서

핸드폰이 갑자기 꺼지더군요.. 현관쪽으로 사람들이 나오길래 그냥 들어갔습니다

7층 도착해서 현관벨 눌렀더니 왠 젊은 처자가 문을 열더군요.. 순간 당황;

18~20살 정도로 보였는데 꽤 예쁜데다가 큰 눈에 귀염상이라 속으로 우와아앙~~

문 앞에 서서 인사도 까먹은채 아 아까 죄송해요.. 통화중에 배터리가 없어서 전화기가 꺼졌네요 이랬더니

예 들어오세요~ 이러길래 아 들어가도 돼요? 하고 들어갔습니다

오.. 뭔가 엄청 큰 티비도 보이고 집안의 거실이 시야에 들어오는 찰나에 갑자기 오셨어요? 이러면서 아주머니가 나오셨습니다....

학생이죠? 예.. 이거 뜯지도 않은 새제품이라 괜찮을거에요 어쩌구 저쩌구 아.. 예..

그러다가 아저씨도 나오시더군요-_- 그리 무겁지 않을꺼야.. 가져갈 수 있겠어? 간식 데워 먹으려고 사는거지? ㅎㅎ

이러시는데 무지 뻘쭘하더군요..

뭐 아무튼 첨보는 사람이 집에 들어왔는데도 친절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근데 원래는 약속시간 전에 은행에 들려서 볼 일을 보려 했는데 시간이 15분 밖에 안남았길래

먼저 약속장소로 간거였습니다.. 순간 전자레인지 들고 나와서 은행까지 왔다갔다 할 생각하니까 무리겠더군요

그래서 저.. 죄송한데 제가 은행을 꼭 갔다 와야 해서요 1시간 안으로 갔다와도 될까요? 이랬더니

예~ 어짜피 집에 계속 있을거니까 천천히 다녀오세요 이렇게 말씀하셔서 선불로 돈 드리고 은행까지 갔다왔습니다.. 염치없게;

일 보는데 늦어져서 은행에서 다시 한번 전화하고 집에 찾아 갔죠

이번에도 다시 한번 예쁜 처자가 문을 열어주더군요.. 저를 볼때 살짝 미소진 표정이었는데 감동 T_T...

아무튼 왜 그런거 있잖습니까.. 눈 마주칠때 뭔가 통한듯한.. 정말 좋은 느낌..

근데 별 수 있나요.. 그 곳은 그 분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이였습니다..

으.. 떠나기 싫다.. 이러고 있는데 이미 전 전자레인지를 들고 현관에 있었습니다ㅡㅜ

그래서 그냥 그렇게 처자의 얼굴을 떠올리며 지하철 타고 집에 왔다는....

한줄 요약: 오늘 직거래 하다 본 한 처자가 참 마음에 들었는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