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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이 나한테나 떽떽거리고 스트레스 풀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겐 싫은소리 한 마디 못하는
방안퉁수이다.


엊그제 이런 일이 있었다.


밖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마눌에게서 전화가 왔다. 필시 뭔가 서럽고 분한 일을 당한것이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택배가 대낮에 배달되었는데,맞벌이를 하는지라 낮에는 집이 비어있다. 그래서 경비실에 맡긴 모양이고
경비실에서는 맡아둔 택배를 찾아가기를 기다리다가 며칠이 지나도 안 찾아가기에 우리집에 인터폰을 한 모양인데......


이사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우리집 인터폰이 고장이었단걸 우리는 몰랐었다.
여러번 인터폰을 해도 받지 않자, 경비 아자씨가 택배를 들고 우리집에 방문해서 왜 인터폰을
안 받느냐고 싫은 소리를 좀 했나보다.


그러면, 이 아줌마 차근차근하게 인터폰이 고장이란걸 우리가 몰랐다는 자초지종을 말하고서
본인이 경비아저씨와 해결할 일이다.
 

그 앞에선 아무 소리도 못하고 경비 아자씨께 난타당하고 나중에 생각하니 억울한 모양이다.
그래서 나한테 전화를 한 모양인데......


사실 이건 누구의 잘못이랄것도 없다. 경중을 따지자면 오히려 마눌이 잘못을 한 것이다.
더운 날씨에 일부러 택배물건을 들고 우리집을 방문하신 나이 드신 경비아저씨가 얼굴 보자마자
싫은 소리를 할 수도 있었을게다.

그 소리가 좀 심했다치면, 그건 마눌이 자초지종을 설명해서 얼마든지 풀 수 있는 경미한 일이었다.


근데, 마눌은 철없는 어린애처럼 그 자리에선 한마디 못하고 얻어터지고선 나한테 하소연한 것이다.


마눌이 전화를 했을때 나의 대답은 이랬다.


"알았어, 지금 내가 가서 그 아저씨 혼내줄게. 거기서 꼼짝말고 기다려~~"


물론, 나는 수고하시는 경비 아저씨와 아웅다웅할 생각은 없었다. 우선은 경비실에 가서 그 분께

자초지종을 설명하여 부드럽게 문제를 해결하고, 나중에 마눌한테 마눌의 어른스럽지 못함을 지적할

생각이었지만, 일단 그 자리에선 호기롭게 "내동생 울린 놈은 내가 가만 안 두겠다"는 골목대장삘을 연출했다.


마눌도 나한테 전화하고 나의 이런 호기를 들으니까, 그제서야 억울함이 풀린 모양이다.


"아니야, 그만둬.....그 앞에선 놀래서 아무 말도 못한 내가 바보지"




그리고,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을수 있을게다.


마눌이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어 싸움이 벌어질수도 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면 오히려 마눌이
잘못한 일일 경우도 있다.

사람은 대체로 그 당시엔 감정이 격해서 싸움이 생겼지만, 몇 번 언쟁을 하다보면 말발이 밀리거나
자기 논리가 딸리기도 하고, 본인 잘못이 더 크다는걸 뒤늦게 인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그노무 오기와 자존심,체면때문에 이미 발생한 싸움을 그만 멈추기도 힘들경우도 있다.


어쨌든...


마눌이 누군가와 시비가 붙어서 싸운다면, 설사 내 마눌이 더 잘못한 경우라도...
난 무조건 마눌과 한편이 되어 마눌의 상대와 싸울 생각이다.


일단 마눌앞에서 어떤 경우에도 내가 너의 편이란걸 보여준후에 나중에 그 싸움을 수습하고,
싸운 상대편에게 무릎 꿇고 싹싹 비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말이다. 


물론, 소심하고 나름대로 사려깊은  마눌은 누군가와 싸울 일은 생기지 않을것이다.


그냥 마눌앞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난 언제나 너의 편을 들어줄 것이라는 각오를
가끔씩은 마눌에게 보여주어야 내 생활이 편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을 뿐이다.



여자들은 그런 상황에선 냉철한 판단력으로 판결을 내려줄 재판관을 원하는게 아니다.



그저 우악스럽게도 무조건 내편을 들어주고 나를 위해 싸워주고 나를 보호해줄 보디가드를 필요로 한다.



이것이 남자가 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