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영계님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이라고 썼다가 누구의 전유물인 거 같아서)상의 오류에 대한 글을 보고...

아마 그 때가 88년 4월 18일이었던 거 같다.

민조꼬대에 가면 4월 18일 4.18 마라톤을 한다.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수업 보다는 떼로 나가서 '데모하러가자'고 하면 애니콜이었다.

그래서 그날은 고대로 출석...

4.18마라톤을 마치고(아마 여러 대학에서 참석해서 최종 목적지인 수유리 부근은 북적북적), 지금이나 그 때나 집중 못 하고 정신 산만한 건 마찬가지여서...

어느 순간 한 선배(당시는 이름도 몰랐는데-가명사용;;;)가 '명동역에서 6시에 소개팅을 하는데 동덕여대생들과 3대 3미팅을 하는 거다'

뭐 대충 이런 식의 말만 듣고, 완존 촌넘인지라 일행들이 가는 데로 따라갔습니다. 항상 히히덕 대면서...

오는 중간중에도 아까 그 말씀 잘 기억해, 우린 지금 소개팅 가는거야...

지금 대학시절 사진을 봐도 느끼지만, 정말 온 얼굴에 구정물이 흘렀었다. 옷은 주로 1달 주기로 입는 옷들...

결국 5시 반경에 명동역 도착을 했고... 주변은 어수선...

어느 순간 '***정권 타도하자'는 한 명의 선동과 더불어 일단의 대학생들이 도로를 점거...

여기까지는 좋았다치자....

어느 순간 한 여대생이 가까이 오더니, 가방 지퍼를 연다...

거기에는 꽃병들이 예쁘게 들어있더군요.

그 순간에 여대생에게 '저 안 던져봤어요' 할 수는 없어서 일단 들고서 드립다 전경들을 향해 던진게 바로 저의 첫 경험이었습니다.

여하튼 그 후로, 꽃병 불알을 아주 예쁘게 잘 만드는 장인의 길로 접어들었고, 우리 대학에서 첫빠다의 꽃병처벌법 수배자도 되었었다능;;;;

이래저래 일들이 끝나고...

선배에게 '아까 그 소개팅은 뭐예열?'했더니

왈 '알리바이라고 했쟎아, 너 뭐 들었냐'라고 쿠사리 먹고...

그 때나 지금이나 교훈은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