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첫번째.

수능보기 전날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오더군요..-_);;

새벽 3시쯤 겨우 잠들었는데 꿈에서 새까만 도베르만이 좁은 골목에서 저를 쫓아오기에 도망치다가 깨었죠..

그리고 아침밥을 먹는데 울 엄니께서 미역국을 주시더군요.. 미신을 안믿는 집안이라 수험생의 두뇌회전에

미역이 좋다고 해서 미역국을 끓여주셨는데 찝찝함은 어쩔 수 없었더랬죠;;



두번째.

수능을 보기 위해 찾아간 학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중학교여서 낯설었으나, 같은 반 친구들이 한 교실에 14명이나

들어오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기에 아침에 긴장푼다고 친구들이랑 농담따먹기 하다가 자리에 앉았는데..

이게 뭥미;; 책상과 의자가 너무 작삼..T^T

190에 육박하는 큰 키인데 중학교 책상은 너무 작았고 앞뒤 공간이 부족해서 엉덩이를 뒤로 빼고 앉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고;;

결국 1교시부터 무릎위에 책상을 올린채로 시험을 봐야 했죠;; (책상은 바닥에서 2~3cm 들려진 상태;;)

마지막 외국어영역시험을 볼 때까지 집중하여 시험을 무사히 마쳤으나 5분 남았다고 감독관이 일러주는 순간 긴장이 풀리더군요..

다리에 쥐도 나려고 하기에 잠깐 방심하여 한쪽 다리를 편 순간 책상이 눈앞에서 회전을 하더니 뒤집어 떨어지더군요;;

수능보는 교실에서 우당탕 소리가 나니까 옆반 감독관 선생님들이 앞뒷문에서 한꺼번에 문을 열고 들어오며 무슨 일이냐고 묻고..

뻘쭘해진 저는 책상을 뒤집고 떨어진 시험지랑 답안지를 챙기는데..이게 뭥미;;

싸인펜 뚜껑을 안닫아둔 상태에서 책상이 뒤집어지면서 답안지에 한줄이 길게 그어져있는 것이었습니다..T^T

감독관에게 바꿔달라고 하니 안된다고 하며 실랑이 하다가 결국 바꾸고 미친듯이 마킹하여 시험 종이 울리기 전에 끝낼 수 있었네요;;



세번째.

집으로 돌아와 채점을 하려고 TV앞에 앉았더랬죠..

연년생인 울 형도 재수한다고 저와 같이 시험을 봤던터라 둘이 나란히 앉아서 채점을 하는데

언어영역 듣기문제 이후에 쓰기 문제가 연달아 틀리더군요;;

전교에서 이과생중 언어영역은 가장 잘했던 저인데..유일하게 자신있는 과목이었던 언어영역인데..

이렇게 어이없게 틀릴줄 몰라 갑자기 패닉상태에 빠져서 있는데 결국 쓰기문제 6개가 전멸이었습니다;;

답 체크를 잘 못해왔나 싶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T^T

내 인생은 여기서 끝이구나하는 생각과 대학은 무슨 대학이냐라고 생각하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대성통곡을 했더랬죠;;

'12년간의 정기교육과정이 단 한번의 시험으로 평가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뭔가 잘못된 것이다..', '이것은 음모이다..'별의별 생각을 다하며 눈물콧물을 쏟으며 울고 있는데..

형이 방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하더군요..안나간다고 울먹이며 대답을 하는데..

너 나머지꺼 다 맞았고 수학 채점해야 하니 나오라고 하는데 뭐..믿을 수가 없다고 했죠;;

문 아래로 들어오는 수험표에는 다 동그라미더군요..

그 이후로 눈이 퉁퉁부은채로 나머지 과목을 채점을 했더랬죠;;





쓰고나니 정말 재미없네열;;

나도 글 잘 쓰고 싶당..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