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원랜 알렉스님 활동하실 시간에 말씀드리려 했습니다만
핫초코누님이 언급하시기에...

제가 점을 보거나 사주를 봐주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 속을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합니다만
옆에서 많이 지켜보기는 했죠
(한 때 무속인카페 운영자였기에, 정모나 번개나 기도 등에 종종 동행했죠)


근데
온전히 신(神)빨로만 점을 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개 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의 신빨이 굉장히 센데요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엄청 영험하고 강렬한 대신
절제력이 부족해서 자칫하면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점장이(무당, 법사 등 모두 포함)들은
기본적으로 뭐든 하나 펼쳐 놓고 점을 보든 사주를 보든 합니다 (만세력 같은 거 말이죠)
많이 수련하신 분들은 줄줄줄 나오는 수도 있지만
일정하게 데이터화 되어 있는 것들 일일이 산수로 돌릴 필요는 없거든요 (손가락 짚으면서 자축인묘... 어쩌고 하는 건, 사실상 분위기 조성용이죠)

결국
점을 잘 본다는 것은
클라이언트의 사주 데이터와 성격 등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만의 신빨을 얹어
최고의 해석과 대안을 내놓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빨 없이 점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신빨이 신비한 거죠)
무당이라는 존재가 주는 신령스러움이 상당한 설득력을 담보해 준다는 점도 물론 큰 변수이고요


한 번은 제가 아는 무당 부부 (법적인 부부라기보다는 통상 도반이라고 부르죠)의 집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장구 치는 걸 좀 가르쳐 달라고 해서 간 거죠 (저도 장구를 잘 치는 건 아니지만, 운명처럼 갑작스레 무당의 길을 가게 된 그들보다는 기본기를 갖추고 있죠)
뭐 암튼 그 집에서 텔레비전 보면서 빈둥빈둥거리고 있는데
마침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 상담이 들어온 거죠

꽃** 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그 댁 안주인께서 전화를 받더니 상담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사주를 불러보라고 하고서는
키보드로 그걸 받아 치는 겁니다
엔터를 탁! 치더니
모니터를 유심히 보면서 풀이를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일단 사주에 관한 기본적인 데이터는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상의 무엇을 읽어내려면
또한 그 이상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결론,
좀 구체적인 운명 풀이를 듣고 싶으시다면
믿을 만한 무당을 찾아가시고요,
그렇지 않고
그냥 자신의 사주 풀이가 궁금하신 거라면
사주 프로그램 구해서 직접 보세요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요
통상 무당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이름이 "사주박사"였던가.... 그렇습니다
아마 P2P에 있을 겁니다



한 줄 요약 : 무당은 옥황상제가 아니라 카운셀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