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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A군은 휴학 후 인터넷 쇼핑몰의 수습사원으로 들어가 월 90만원의 임금을 받고 일을 한다. 광고학을 전공하는 B양은 방학을 맞아 광고대행사의 인턴으로 월 30만원의 아르바이트비를 받고 일을 한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C양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비정규직 헬스 트레이너로 일을 하며 월 80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기성세대는 이들을 '안정된 직장을 얻지 못하여 꿈과 희망을 잃은 세대'라 부른다.

그러나 세상이 몰라줄 뿐 이들의 비전은 원대하다. 이들은 각각 미국 최고의 쇼핑몰 '위즈위드', 일본 최고의 광고회사 '덴쓰', 세계 최고의 여성헬스클럽 '커브스'와 같은 기업 창업을 꿈꾸고 있다. 이들에게 지금의 고난은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다. 물론 착취 수준의 저임금구조는 개혁해야 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이들의 잠재적 가능성도 함께 봐줘야 한다.

지난해 386세대 지식인들은 젊은층의 95%가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것이라 경고하는 '88만원 세대론'을 집중적으로 유포시켰다. 그러나 이 세대론은 그 명칭 자체에 치명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88만원 세대'라는 명칭은 유럽의 '1000유로 세대'를 표절한 것이다. 명칭도 잘못되었지만 담론의 결함은 더욱 심각하다.

첫째, 88만원 세대론을 주장하는 386 지식인들은 단 한 가지도 젊은 세대만의 장점과 가능성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젊은 세대는 가장 무기력한 세대로 귀결된다.

둘째, 이에 반해 386세대에 대해서는 "독서량과 결속력 등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다음 세대보다도 시대적 변화에 훨씬 높은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며 찬사를 늘어놓는다. 결국 88만원 세대론은 위대한 386세대가 무능한 그 밑의 세대를 영원히 지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담론에 불과하다.

셋째, 88만원 세대론은 아무런 시대적 근거 없이 30대와 20대를 구분하여, 이들 간의 대립을 부추겼다. 이들은 나중에 촛불집회 참여 여부만으로 10대와 20대마저 갈라놓았다. 즉 88만원 세대론은 세대 간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넷째, 88만원 세대론자들은 스타벅스와 같은 외국계 프랜차이즈 기업을 청년창업을 막는 주범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세대들에게 공동마케팅, 공동상품개발을 할 수 있는 프랜차이징은 주요한 창업수단이 된다. 또한 더 많은 외국기업과 문화가 들어와야 창업의 폭을 넓힐 수 있고 해외진출에도 유리하다.

우리 세대는 인터넷과 대중문화에 관해서라면 윗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탁월한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이 분야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이런 세대에게 386세대는 단지 "정규직이 되고 싶어요" 라는 주문만 외우도록 조장하고 있다.

우리는 인터넷과 대중문화에서의 실력을 기반으로 앞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어 내고,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전세계의 젊은 세대와 함께 경제 및 문화교류의 길을 열어나갈 것이다.

이러한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세대에게 '88만원 세대'란 이름은 걸맞지 않다. 나는 대한민국의 20대로서 '88만원 세대'란 굴레를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 스스로 원치 않는 세대명을 언론과 기성세대 지식인들이 더는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세대의 정체성과 세대명, 그리고 미래는 우리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