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저도 어제 멋모르고 처고모부 제안으로 10킬로를 뛰었습니다.
한마디로 뛰다 중는줄 알았따는 --;
유방암재단인가에서 주최하는 마라톤 대회였는데
행사에 쿨도 오고 장동거니 송해교도 오고 오세훈 시장도 왔었습니다.
난 등록도 안하고 뻐꾸기로 적당히 뛰다가 중간에서 어물쩡
부니기만 좀 보고 말라고 했는데 처고모부가 티셔츠랑 번호랑
칩까지 주시면서 뛰라고 하셔서 얄짤없이 10킬로를 뛸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늘도 맑았고 바람도 알맞게 차서 뛰기엔 딱 좋은 날씨였는데
마침내 카운트다운이 끈나고 모두들 기세좋게 출발한것 까지 좋았는데..
이거 웬걸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숨이차오르면서
가슴이 터질것같은 고통이 엄습했슴다. 설마 내체력이
이것밖에 안돼나 하는 걱정을 하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날 앞질러 내달리기 시작했고 난 그들의 뒷모습을 바로보며
걷고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끼면서 땀에 젖어 헐떡이며 뛰었죠.

얼마를 달렸을까 5킬로는 넘은거같고 6킬로쯤 뛰었을까
생각을 하고 있을때쯤 난 3킬로 라는 팻말이 저앞에
서있는것을 볼수있었죠. 그 팻말을 보자마자 맥이 풀리면서
계속뛰는거는 둘째치고 살아야겠다는 본능이 앞서 바로 걷기시작했습니다.
아 이러다 사람들이 앰블런스에 실려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걷다가 내앞을 외국인 아이가 아빠랑 지나가는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뛰다가 조금 지나 걷다가
뚱뚱한 아줌마가 앞질러가는걸 보고 또 뛰다가 조금 지나 걷다가
그러길 얼마나 반복했을까 마침내 반환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말 무지하게 뛴거 같은데 이제 5킬로라니 하지만 난 포기조차 할수없었죠.
주위에 모든사람들이 다 뛰고 있고 걷는 사람조차
몇 안되는 상황에서 나처럼 멀쩡한넘이
포기한다는것은 정말 나름 믿고 여기까지 따라와준
와이프와 애기 면목에도 안서는 일이었기때문이져.
점점 걷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가끔 상태가 현저하게 안좋은
사람들이 내앞을 질러갈때마다 난 자극받아 뛰곤했습니다.

난 걷고 뛰면서 몇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슴다.
첫번째 런닝머신에서 뛰는거랑은 게임이 안된다는거..
정말 후배말대로 평지에서 뛰니까 내장이 출렁거려서인지
그 피로감과 고통은 헬쓰장의 그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슴니다.
두번째 내체력에 대한 뼈아픈 인정이었죠.
10킬로 조차 제대로 뛰지못해 걸으면서 처고모나 처사촌언니보다도
못뛰는 내 자신이 많이 한심스러웠습니다.
얼마나 운동을 등한시 했는지 내 체력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던것이져.

결국 우여곡절끝에 완주는 했지만 1시간16분이라는 초라한 기록으로
나의 첫 10킬로는 그렇게 끝났슴니다.
처고모부 55분 성적
처고모 1시간 2분
처사촌언니 1시간 12분
다음번에는 더 열심히 준비하고 몸 만들어서
기록단축을 위해서 또 뛰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매우 힘들었지만 나에게는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도전해보세요.
많은것을 느끼게 해줄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