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세상 참 좋아졌다는 표현을 쓰는 분들이 있죠. 그러면서 과거의 안좋았던 상태를 그리워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나쁜건 안좋았던 옛날을 회상하면서 자기는 현재의 좋은 상태를 누리는걸 당연시 한다는거죠.


1.
군대에서 연대장님이 바뀌셨습니다. 인품 높고 항상 웃으시던 전임자께서 가시고, 계속 1차로 진급해서 저희 대대장님과 1살 차이밖에 안나는 젊은 분이 후임으로 오셨습니다. 이야기를 할때마나 날카롭게 질문하고 확실히 똑똑하긴 하다는 느낌이었죠. 부임후 각 중대별 업무보고를 했죠. 연대장이면 대대장, 중대장까지 업무보고를 받으니까요.

그런데 업무보고 다 받고 연대회의에서 하셨던 말씀.

연대장: 요새 참 세상 좋아졌어. 좋아졌어.. 내가 중대별로 업무보고를 받는데 중대에 있는 의자들이 그게 다뭐야?
참모들: 네?
연대장: 직급과 분수에 맞는 의자를 사용해야하지 않아? 감히 위관장교들이나 하사관들이 팔걸이,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사용해? 세상 참...
참모들: 네?... 네.. 알겠습니다.

그 후로 영관장교급만 팔걸이 있는 의자, 위관장교들은 등받이는 허용되고 팔걸이는 불허, 그 이하들은 등받이도 불허되었죠. 우리 행정보급관이 투덜대면서 의자를 중대뒤에서 태우더군요. "어휴 또라이 하나 왔네." 하면서 말이죠.

2.
낡고 비오면 새던 BOQ를 허물고 새로 깔끔하게 지었습니다. 싸우나 시설까지도 1층에 있을 정도로 좋았죠.
연대장: 와. 세상 참 좋아졌네. 비도 안새는 BOQ라... 싸우나도 있어?

그 이후 싸우나는 사용금지되었고 연대장님만 쓰는 전용싸우나로 바뀌었습니다.


3.
사회초년병 시절에 부장님을 제 차에 태우고 외국인 컨설턴트를 태우러 갔습니다. 그런데 차를 댈 수 없는 전용차선에 서있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부장님은
"지금 시간없어. 그냥 들어가서 태워"라고 하셨죠.

나중에 딱지 날아왔죠. 경리여사원한테 물어봤더니 회사 일때문에 문제될 경우에 납부해준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자라: 이거(딱지) 어떻게 할까요?
부장: 세상 참 좋아졌어. 참 좋아졌어.. 좋네 참..







2센치가 이리 큰 차이였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