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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구창모 -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오늘 같은 날엔,
이런 글 올리고 싶지 않지만,
아침부터 안습지수를 충만케 하는,
으헝헝 글이 올라 왔으니,
그에 부응하고자 이렇게 또 눈물을 훔칩니다.
하아.

때른 바야흐로 2005년 겨울,
난생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이브 때,
여자사람과 약속을 잡았는데,
결국 파투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이하 당시 원문, 괄호는 저자 주)
겨울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처럼,
가차없이 냅다 땅바닥으로,
본인의 마음을 집어던져 캐박살 내버린,
처자로부터 연락이 왔네요.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곱게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맛있게 잡수시고는,
그대로 KIN을 날려버린 그 처자.

차라리 처음부터 싫다고 하지,
허파, 간, 쓸개, 곱창까지 다 빼어가고,
이제 본인은 너덜너덜 걸레가 됐시요.
(제대로 어장관리ㅠ_ㅠ)

찼으면 곱게 내비둘 것이지,
왜 연락을 하고 그러는 건지.
(연락이 12월 27일에 온 듯)

그래도 혹시나 해서,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고,
쿵딱쿵딱거리는 염통을 부여잡고,
대개봉! 했습니다.
















"너 오늘 김지수 송별회가?"

















내가 보고 싶은 건가-_-?
그런데 왜 갑자기 반말이지-_-;
존댓말만 하더니.


아무튼,
답장을 보내려는 찰나,





























그런데 김지수가 누구지-_-?



























잘못 보냈나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여기에 곧 이어서,
(이하 당시 원문)
대낮부터 충격적인,
크리스마스이브 KIN 처자의,
잘못 발신된 문자로 인해,

황우석 교수 파문 이후,
실로 가장 충격적인 혼란에 빠진 본인.

"웃어라, 온 세상이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 것이다."

라는 올드보이의 명언을 되새기면서,
군만두를 질겅질겅 씹어먹었지요.

한 세 시간 정도,
밖에서 볼 일 좀 보고,
들어와서 방바닥에 배때기 붙이고,
피끓는 가래를 뱉어가면서 있는데,

"오빠, 소개팅 할래요?"

후배로부터 여름 가뭄에 내리는,
한 줄기 소나기마냥 반가운 문자가 왔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역시 평소에 착하게 살아온 저의 인격이,
때마침 드러난 일이 아닌가 하고,
겨우 몸을 추스리면서,
답장을 보냈지요.

"잘 모르겠는데, 요즘에 생각이 많아서.
그래도 한 번 나가볼까? 뭐하는 분인데?"

기쁜 마음 가라앉히고,
시크하게 문자를 또박또박 써서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5분 정도 지났나?
답장이 왔는데,































"오빠 잘못 보냈어-_-;"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문자 보낼 때,
수신자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보냅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