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어제 오전 근무를 마치고
오후 1시에 퇴근을 하면서 남산에 있는 국립극장으로 향했다...
오전만해도 비가 오질 않았는데 오후가 되니 어느덧 비가 한방울씩 내린다

비가 내리면 절대 나가지 않는다라는 나 혼자만의 약속을 깰만큼 흥미로운 공연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이름은 "적벽"

판소리에 대해서 뭐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제일 깔끔하게 전승이 되었다고 해야할지 사람들에게 알려진 5개가 춘향, 흥보, 심청, 수궁, 적벽으로만 알고 있었고
적벽은 아다시피 삼국지 적벽대전을 이야기하는것이기때문에...
나름 흥미도 있었다

하여간 공연포스터 잠시 보시겠습니다




일단 3시 공연이라 여유로울줄 알았는데
비가 많이 와서 2시 45분경에 극장도착하고 표가지고 오기로한 녀석은 차막혀서 아직 안온상태
뭐 여유롭게 기다리면서...국립극장 여기저기 둘러보고
외국친구들이 많이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시간은 흘러가는디...얼쑤...

공연시간직전에 부러진다리 고쳐준 제비가 박씨를 물고 오는것마냥 표를 물고 왔으니....좋구나...


일단 좌석은 맨앞자리...

맨앞자리에서 조금만 앞으로 가면 오케스트라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단상에서 연주할 준비를 하고 있고
좌측과 우측에 꽤나 큰 스크린에서 1장부터 10장까지의 제목설명과 자막 - 판소리에서 나오는 말이 무엇인지 외국인에게 또는 한국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다


뭐 사진은 언제나 거꾸로...후후후


오케스트라 외에 좌측에 장구같은것도 보이고 여기저기에 악기냄새 나는게 여럿있었는데
흥미로운것은 우리악기뿐만 아니라 서양악기도 여럿보였다는점이고
안상태같은 지휘자 형이 지휘를 하고 있었다는점...

뭐 나야 판소리에 판짜만 알지 나머지는 모르는 상태였고
국내에선 먹어주는 소리꾼들일테지만 나야 임방울, 박동진같은 올드보이들만 알지 나머지야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뭐랄까...무대장치나 이런게 생각보다 잘 꾸며져서 볼만했다고 해야할지...

특이한건 무관과 문관인데
무관은 다 남자소리꾼이고, 문관은 여자소리꾼이 많이 맡은듯했다
당연히 제갈공명도 여자...

뭐 물론 주유는 남자가 맡아서 했지만...





흔들려서 좀 그렇지만
일단 기본무대사진인데...처음에 저거만 보고 좀 허접한거 아냐? 이 생각했는데 나름 공연 시작하니 꽤나 쏠쏠한게 몇 나오더군요...


하여간
뭐 적벽가 시작부터 꽤나 몸놀림이 좋은 친구들이 나와서 휘저어 주던데
경극전문배우들 같더군요...그냥 몸놀림이 좋은게 아니라 창술이라든가, 깃발 휘두르는게 무적엘지 못지않더군요...

-- 여기서부터는 공연이라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하여간 소리꾼형님들 나오셔서 참 구성지게 씨부리시고...
그 특유의 해학을 맛볼 수 있는 애드립이 생각보다는 많이 있지 않아서 청중의 웃음을 크게 유도하긴 힘든 작품인듯하더군요...
이런판은 좀 걸직하고, 팍팍 쏟아내는 무언가가 있어야 되는데 왠지 스케일이 크고 너무 남성적이라서 남녀간의 그런 웃음유발제가 거의 없었던 작품이었네요

한 사십분 보고 있는데
너무 피곤하더군요 사흘내내 회식에 퇴근하고 바로 와서 본거고, 비도 맡고 하여간 심신이 무지 피로한 와중에
그냥 사르르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아...그러니 더욱좋더군요...그냥 눈앞에 펼쳐지는 그 휘황찬란한 무대에 집중하는것만이 아닌 소리에 집중하게 되는...



그렇게 저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2시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지나갔어요

형님들 누님들 나와서 인사하고 열심히 박수쳐드리고...


오랜만의 문화생활을 누렸는데요





나오면서 고개를 위로 드니 불빛이 보였어요
전 저런 불빛이 너무 좋더군요...극장에서도 저런 불빛이 내 머리위로 쏟아지는게 너무 좋아요

흥에 취한듯 발걸음을 옮기고
비가 많이 왔지만 일단 차를 타고 밥이나 먹자하고 이동했습니다...

삼겹살과 갈비살좀 먹어주시고 - 입가심으로 맥주한잔하고...
맥주집에서 너무 흥미로운 아이템이 있길래 한장 찍어주고...






노래방가서 노래좀 부르는데
영계형 번개에 가서 재미있게 논다던 몇분이 오셨더군요
근처 와라와라가서 한잔먹고
근처 김치찌게집 가서 한잔 더 먹고 다섯시 넘어서 집에 도착해보니...

프로토는 꽝나있고 ㅋㅋㅋ
일단 잠을 자고...

얼쑤~


그냥...판소리니 뭐니 아는건 서편제나 임방울이 전부인 나지만
보고 나서 느낀건 부모님과 같이 왔으면 좋아하셨을거같다라는 생각하고

조조가 관우에게 선물해준 적토마 너무 간지나게 만들었다는거




이렇게 저렇게 하루도 흘러가네요...
피곤합니다만 보람있는 하루였던거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