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첫머리
- 작성일
- 09-10-26 02:01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의 주인공 덴고는 가끔씩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경련을 일으켜요.
왠지 모르지만 덴고는 그 때마다 삶의 최초의 기억을 떠올리곤 하는데, 그 기억의 첫머리에는 늘 한 여인이 등장하지요.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확실히 기억 속에서 어머니로 추정되는 그 여인은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가슴을 빨리고 있는데
그 기억이 무척이나 어지럽고 힘든 이유는, 덴고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태어나자 마자 죽었다고 했기 때문이었죠.
생각하기도 싫고, 떠올리기도 싫지만, 가끔씩 튀어나와 스스로를 한없이 작아지게 만들고 불편하게 하는 기억들은 생각해보면 무수히도 많지만, 아주 어릴적의 첫 기억이 그런 류의 것이라면 정말로 덴고처럼 경련을 일으킬 만도 하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 역시 첫 기억이 덴고처럼 어머니의 가슴과 관련된 것이었지요.
제가 태어나서 자라온 집 부엌에서 저는 좌우로 움직이는 작은 침대위에 누워 있었고, 아침이었는지 햇살이 부스스하게 들어오는 창가 옆에서, 아직 20대셨을 텐데도 아줌마 파마를 하고, 지금과는 다르게 얼굴에 주름하나 없던 어머니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모유를 그릇에다 짜고 계셨지요.
태어나서 최초로 탯줄을 끊고 내 스스로 삶의 에너지를 흡수해야만 하도록, 세상에 내던져진 인간 아기에게 있어 어머니의 가슴이란 삶의 유일한 구조수단이며 어떤 것보다 소중한 천국의 공간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말도 못하고 대소변도 못가리는 핏덩이 시절에도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와야 할 모유가 이상한 곳으로 뿌려지는 광경에 분노하고! 그 기억이 수많은 시절을 지나오면서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나 싶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기억으로 인해, 하루키가 덴고의 첫 기억을 끄집어내며, 그것이 그의 삶을 미묘하게 좌우하는 고통의 원인으로 지목하려고 했던 의도가 있었다면, 어머니의 가슴이야 말로 자연스러운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어머니의 가슴에 안겨 있는 것 같은 포근하고 아늑한 시간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행복한 새벽 되세요......
왠지 모르지만 덴고는 그 때마다 삶의 최초의 기억을 떠올리곤 하는데, 그 기억의 첫머리에는 늘 한 여인이 등장하지요.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확실히 기억 속에서 어머니로 추정되는 그 여인은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가슴을 빨리고 있는데
그 기억이 무척이나 어지럽고 힘든 이유는, 덴고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태어나자 마자 죽었다고 했기 때문이었죠.
생각하기도 싫고, 떠올리기도 싫지만, 가끔씩 튀어나와 스스로를 한없이 작아지게 만들고 불편하게 하는 기억들은 생각해보면 무수히도 많지만, 아주 어릴적의 첫 기억이 그런 류의 것이라면 정말로 덴고처럼 경련을 일으킬 만도 하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 역시 첫 기억이 덴고처럼 어머니의 가슴과 관련된 것이었지요.
제가 태어나서 자라온 집 부엌에서 저는 좌우로 움직이는 작은 침대위에 누워 있었고, 아침이었는지 햇살이 부스스하게 들어오는 창가 옆에서, 아직 20대셨을 텐데도 아줌마 파마를 하고, 지금과는 다르게 얼굴에 주름하나 없던 어머니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모유를 그릇에다 짜고 계셨지요.
태어나서 최초로 탯줄을 끊고 내 스스로 삶의 에너지를 흡수해야만 하도록, 세상에 내던져진 인간 아기에게 있어 어머니의 가슴이란 삶의 유일한 구조수단이며 어떤 것보다 소중한 천국의 공간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말도 못하고 대소변도 못가리는 핏덩이 시절에도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와야 할 모유가 이상한 곳으로 뿌려지는 광경에 분노하고! 그 기억이 수많은 시절을 지나오면서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나 싶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기억으로 인해, 하루키가 덴고의 첫 기억을 끄집어내며, 그것이 그의 삶을 미묘하게 좌우하는 고통의 원인으로 지목하려고 했던 의도가 있었다면, 어머니의 가슴이야 말로 자연스러운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어머니의 가슴에 안겨 있는 것 같은 포근하고 아늑한 시간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행복한 새벽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