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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그러니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차례상은 저희 집에서 준비했어요.

큰집에서는 당일 새벽 비행기나 전날 밤 기차를 타고 내려왔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연로하셔서 바닥에 주저앉기 힘들어하시니
명절 전날 오후까지 가게에서 일하다 오신 어머니랑 전날 오후까지 학교서 자율학습 하다 온 제가
일고여덜시 부터 자정 근처까지 전을 부치고 탕국을 끓이고 했었더랬죠;;;

덕분에 제가 명절음식, 제사음식은 좀 하는 일등 신랑감입니다? 응?
...이런 자랑을 하려던 건 아니고.


근데 이렇게 십대때부터 십년정도동안 명절음식 장만에 징글징글 시달렸던 제가
할아버지 돌아가신 뒤에 제사를 받아간 큰집에 가서는 예전 큰집식구들이랑 똑같은 행실을 반복하고 있거든요.

(할머니께선 건강 문제로 서울까지 오실 수 없고, 부모님은 할머니 때문에 올라오실 수 없고..
   할아버지랑 유별나게 정이 많이 들었던 저만 지하철타고 차례상에 딱! 절만하러 가거든요;;)


지은 죄가 많은 큰집식구들은 그렇다 쳐도
아무죄없이 시집오신 큰형수님은 무슨 죄를 지어서 이 고생을 ㅠㅠㅠㅠㅠㅠ



스아실, 저는 명절 분위기 갱장히 좋아하거든요.
찌짐 좀 제가 구우면 그만이고,
일상과는 다른 그 무언가가 참 반가워서 좋아요.

근데, 저부터가 밉상 시동생 역할을 맡고 있다보니, 요즈음엔 이게 뭐가 그리 좋은 건가 싶더라구요;;




다들 어떤 설연휴를 보내고 오셨나요?
뭐, 대부분 유저분께서는 아직 그저 이쁜 아들내미, 딸내미라 맛난 것만 드시고 오셨겠지만서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