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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고향 부산으로 내려가기 위해 혼자서 운전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이외수님이 진행하시던 언중유쾌를 들었습니다.

가슴아픈 일화가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방송을 퍼오고 싶었지만 안 되어서 글로 써 드릴께요..

---- 방송 내용 ---

"인물 평전 이 사람을 보라" 중..



김대중 대통령 자택에는 학교에서 쓰던 칠판이 늘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칠판이 필수품이 된 계기는 도청을 피하기 위해 부부가 필담을 나누기 위해 였다고 합니다.

투옥과 망명외에 무려 쉰다섯번에 걸쳐 가택연금을 당한 김 대통령은

거의 평생을 정부 기관 요원의 감시 속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였습니다.

가택 연금 상태가 아닐 때에도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당했고...

김대통령 주변 인물 뿐 아니라 김대통령과 접촉하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지 못했죠..

심지어 일반인도 동교동에 다녀 가면 다음날 직장에서 해고 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의원은 1974년 결혼 당시 결혼식을 집에서 올렸습니다.

이희호 여사 자서전에 당시 이야기가 이렇게 적혀 있죠.

"고심 끝에 청첩장을 보내지 않았다. 양가 직계 가족만  참석하기로 했다."

"비가 그치지 않아 거실에서 식을 올렸다. 집 밖에는 초대 받지 않은 손님..."

"경찰과 정보원이 하객보다 많았다."

이희호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일요일 마다 예배에 참석했죠...

이여사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 당시 남편이나 제게 악수를 청하던 사람들은 모두 조사를 받았습니다..."

" 우리 부부와 가까이 지낸 분들은 어김없이 어려움을 당했죠.."

" 교인들이 불이익을 당할까봐...예배가 끝나면 쏜살같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장에 마련된 김대중대통령 분향소에 한 노인일 줄을 섰습니다.

노인은 땀을 닦으며 20분쯤 차례를 기다렸다가 조용히 국화꽃을 올렸죠.

그리고 조용히 이렿게 말했습니다.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죠..그러고 보니 죄송하다는 말씀 한번 못 드렸습니다..."

그는 김대통령 영정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구고 걸어 나왔습니다.

올해  나이 일흔에 이희열(? 방송상 잘...)씨는 마포경찰서 정보과 형사로 1976년부터

1996년까지 20년간 김대통령을 전담했습니다.

당시 사저 감시 임무를 맡은 요원은 이씨등 정예요원 4명을 포함해서30명 정도 였습니다.

경찰은 사저의 양쪽 옆집과 앞집을 사들여서 감시 장소겸 휴식처로 썼습니다.

요원들은 망원경을 들고 사저 안을 살폈죠.

동네 복덕방 한곳도 임차해서 초소처럼 사용했습니다.

김대통령이 외출하면 경찰차 두대 중앙정보부 차 한대가 기본으로 따라 붙었다고 하지요.

이희호 여사가 장을 보러 갈때도 둘째 아들 홍업씨가 서점에 책 심부름을 갈때도

경찰들은 가족과 측근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습니다.

이여사가 두부 몇모 콩나물 몇 그램을 사는지도 다 지켜보고... 보고 했습니다.

이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을 했죠.

" 책 심부름은 홍업씨가 아버지가 사오라는 책 제목과 저자 이름을 알려 주어서 수월했습니다 "

" 김대통령 내외는 그날 누가 왔다 갔는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대략 알려 주었습니다."

" 우리가 보고를 못하면 혼 나는 줄 아셨던 거죠..."

이씨는 처음 동교동에 배치 되었을 때 중앙정보부 직원들에게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들었습니다.

이씨는 몇가지 일화들을 기억해 냈습니다.

" 이 여사가 과일을 내어 오시곤 했어요. 중정직원들이 못 먹게 해서 입에 댄적은 없죠.."

" 친하게 지내는 표를 내면 혼이 났습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언제 까지나 소 닭보듯 외면만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는 또 다른 이야기도 들려 주었습니다.

" 하루는 집앞에서 이여사와 마주쳤어요"

" 제가 웃으며 인사하니까..."

" 이형사님! 이렇게 웃음이 많으세요... 중정직원이 저기서 사진 찍고 있어요! 하고 놀리셨습니다"

"그래서 둘다 웃음을 터뜨렸죠.."

이씨는 김대통령이 가택연금 당시 온종일 책을 읽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발사의 출입까지 통제했을때 김대통령은 혼자서 거울을 보며 머리를 자르기도 했죠.

집안에 들어 간적이 대단히 드물었지만 들어가야 할 상황도 있었습니다.

이씨의 말 입니다.

"70년대 말인가? 병원도 못가게 하고 의사도 들여 보내지 않은 적이 있어요.."

"이여사가 앓아 누웠는데... 중정에서 동향을 파악해오라고 해서... 사저에 들어 갔어요"

" 이여사가 초죽음이 되어 있었습니다. 거실에서 김대통령과 마주쳤는데.."

"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먼곳을 쳐다 보시더군요"

"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릅니다"

이씨는 1996년 정년 퇴직하면서 동교동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김대통령과 이씨의 대면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죠.

이듬해 겨울 대선에 승리한 김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식에 이씨를 초대한 것입니다.

비록 명령에 의한 임무였지만 그 때문에 무거운 마음으로 살아왔던 정보과 형사 이씨...

그도 어찌보면 김대통령에게 시련을 주었던 시대의 피해자 였을 수도 있을 테지요.

쓸쓸히 분향소에 발걸음을 옮기던 이씨는...

김대통령 내외의 인간적 풍모를 느낀 마지막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 제가 지난 97년 김대통령에 대해 회고한 책을 냈습니다"

" 그런데 이여사께서 수행원을 보내 책을 5권이나 사 가셨습니다. 자신을 감시한 사람인데..."

" 게다가 원래 책값보다 휠씬 많은... 금일봉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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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 중 김대중 대통령, 김 대통령으로 표기 되었던 부분은 

실제 방송에서는 김 전 대통령으로 방송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