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지지난주 금요일 퇴근 무렵! 한 주를 마감하고 "즐거운 주말을 보낼 생각에"

(라고 쓰고  "종일 방바닥을 긁을 생각에"라고 읽는다 ㅠㅠ) 부풀어 있는데

친구녀석의 문자가 옵니다 " 소보야! 갈치배 예약해놨다, 퇴근해서 준비하고 우리집으로 와라"

참 어이가 없는 녀석입니다.

몇년전에도 ..

"소보야 이 형님이 특별히 니 건강을 생각해서 마라톤 등록 신청해놨다..

반바지하고 그냥 가벼운 운동화 준비해서 나와라"

이런식으로 생전 해 본적도 없는 하프 마라톤에 끌려간적이... --__--;;

그 담에는 풀코스도 이런식으로...

사전에 말도 없이, 내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주말 약속이나 잡혀있으면 어쩔려고...

그러나 결국,

저렴한 저는 약속이 있어 늦게 귀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2시에 그 녀석의 집에 가고 맙니다.

잠깐 잔 다음에 새벽 5시에 낚시배와 연계되어있는 관광버스를 타고 여수로 출발!

가는 도중에 고창에 있는 친구한테 안부전화가 왔는데, 이야기 중에 자기는 빼놓고 간다고 광분!

츄리닝 입은채로 운전해서 여수에서 간신히 시간 맞춰 합류!. --__--;;

점심 먹고 오후 2시에 여수항을 떠납니다..

10톤짜리 20명 정원의, 오징어배처럼 집어등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1200마력 엔진 배의 속도는 굉장히 빠릅니다.

수려한 경관의 남해안 한려수도의 섬들과 물길을 지나 거문도 백도를 지날즈음..

3시간 남짓한 항해끝에 짙푸르다 못해 까만 하지만 너무도 깨끗한 물빛의

포인트에 도착해서 배를 잡아주는 물풍을 다 펴니 어스름한 초저녁!

바다 날씨를 보니 달이 너무 밝은게 꺼림직하지만

(갈치는 집어등 불 빛을 보고 모이기 때문에 달빛이 좋으면 조황이 안 좋습니다)

바람이 많아 파도가  쳐서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배가 출렁이는게  갈치 잡기에는 좋은 날씨입니다.

사실 전 갈치낚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먼바다로 나가기때문에 선비도 비싸고 ,낚시대외 릴을 사용하지만

200호 무거운 봉돌이 달린 목줄을 15미터 이상 늘여 그 중간 중간에 바늘7개를 달기때문에

낚시대는 수심 70미터에서 50미터까지만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손으로 줄을 잡아 당겨야해서 힘도 들고 줄과 바늘관리도

무척 신경써야 합니다.

미끼는 얼린 꽁치를 직접 포를 떠서 먹음직스럽게 잘라 7개 바늘에 달아줘야지,

잘못하면 바늘에 찔리기도하고 줄과 바늘이 엉켜버리면 답이 안나오죠.

바다에 던질때도 손으로 해야해서..몸가누기도 힘든 배안에서 날 밤 새면서

신경도 집중하고 온 몸 안쓰는 근육을 다 쓰게되서 힘들고 피곤합니다.

집어등 불빛은 살을 태울 정도로 따갑고, 그 발전기 소리도 요란해서 정신이 사나운데다가

갈치때가 소나기 입질을 언제 할지 모르기 때문에  체력과 시간 싸움이라 재빠르게 움직여야 하구요.

이건 낚시가 아니라 어업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배멀미에 강해야 합니다.

몸 가누기 힘들 정도의 배 안에서 죽으나 사나 20시간 가까이 있어야하니..

다행히 저와 친구들은 키미테같은거 안 붙여도 ,아무리 파도가 심해도 멀미가 뭔지를 모릅니다.

따라서 갈치낚시는 조황이 좋고 멀미만 안하면 

초보자도 쉽게 50 ~ 100마리 까지 잡을 정도로 쉽지만

체력과 기술에 따라서 조과 차이가 심합니다.

이번 말고 예전에 조황 좋을때 처음 온 분들도 50마리 정도는 잡더군요. 낚시 많이 다니시는 분들이 100~150 ,

저와 친구들은 인당 200수 정도 합니다. 우리만의 방법이 있는데 다 쓰기는 장황하고

기본적으로 젊고 체력이 좋은데다가 서로간 투척 시간차를 두어 서로 손발을 잘 맞춰 협업을 하고
 
재빠른 수심층 변화와 집중 공략정도입니다.

각설하고 이렇게 갈치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꽁치를 뼈만 남기고 잘 포를 떠서 내가 갈치라도 먹고싶을 정도로 이쁘게 바늘에 달아서

조심스래 봉돌과 바늘을 깊은 바다에 날립니다...

헉 헉! 베팍 시작한 이래 이렇게 긴글을 쓰긴 처음이다보니 힘드네요..

다행이 제가 전산과를 졸업해서 망정이지... 길이 너무 기니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이렇게 힘들지만 그 매력과 그 과실을 맛봐야 겠지요?

투비 컨띠뉴!

사진은 낚시꾼만이 맛 볼수 있는 달고 찰진 갈치회와 갓 잡은 갈치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