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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덴 형제의

로나의 침묵.

연민과 사랑은 욕망과 사랑은 사랑이 아닐지라도 욕망과 연민 사이에 피어오르는 감정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클로디가 자신을 수렁으로 내몰았던 마약에 다시 손을 대려고 할 때, 고통에 찬 목소리로 로나의 의름을 부를 때, 로나는 갑자기 옷을 모두 벗고는 알몸으로 클로디를 감싸 안습니다.
이건 욕망이라기보다는 어쩌면 로나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연민이었을까요.
하지만 그 연민 어딘가에서 욕망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고 둘은 몸을 섞게 됩니다. 그리고 이름 모를 감정을 사랑이라 생각했을 때는 그렇게 인정하고 싶어졌을 때는 언제나 그렇듯  파국, 관계의 종말은 어느샌가 그들 앞으로 닥쳐오는 것입니다.

클로드의 죽음으로 길을 잃어버린 로나의 마음이 아이를 잉태하려 합니다.
욕망과 연민 그리고 측은지심에서 비롯된 애정으로 클로디를 안았던 그녀와 같이 영화는 그런 마음으로 임신을 하고 조용히 침묵하는 그녀를 위해 안온한 조용한 숲 오두막을 마련합니다.
나무가 포근하게 둘러 싼 그곳에 장작으로 불을 피우고 의자로 침대를 만든 그녀가 누워봅니다.
배를 쓰다듬으며 남은 사람은 가상임신을 통해 그와의 기억을 이어갑니다. 때로 그것은 살아갈 힘이 되어고,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를 아름답게 증거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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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 따라서 사랑은 연민에서 시작되거나 이어지기도 하고 욕망의 감정이 자주 틈입하는 것도 사실이고, 또 다른 위선의 모습도 가지고 있기도 할테지요.
지구상의 모든 사랑들 속에 어쩌면 더 많은 모양의 어설픈 마음과 감정들이 녹아있을지도 모를 일.

그래서, 사랑은 어렵고 괴로운 것.
사람에 따라, 입장에 따라, 감정에 따라
무시로 변하는 모습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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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도 개봉한 작품 <아들>을 제외한 다르덴 형제 모든 작품의 여성들은 감정을 지녔고. 떨림을 지니고 있는 존재들이며 애정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또 자신의 곁에 있는 인간을 불쌍히 여기는 연민이 있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어찌할 줄 모르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말의 책임을 지려는 양심.
감정에서 비롯된 연민과 반성하게 하는 이성을 동시에 지녔지요.

내일을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아들, 딸을 포함한 아이들.
내일을 낳을 수 있는 가임기의 여성은 거기에서, 절박한 지금 그래도 희망을 남기려 노력하는 여자와 아이들.

그렇다고 다르덴 영화에서 살아가는 그들이 죄짓지 않는 깨끗하고 순결한 그들이라 말할 순 없습니다.
다만 그들은 자신들의 죄가 죄라는 걸 알고 있고 인정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에 그 죄를 안고 살아가고, 그 죄에 대해 속죄하려는 사람들.
이들의 행위는 곳곳에 잘못과 실수를 남기고 사는 우리들의 취해야 할 미래의 모습은 아닐지.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 마음에 가는 이유는.

그때는 미처 알지 못한 채 저질르고야 마는 속성으로 나와 당신은 언제든지 비윤리적인 상황에 처할 수 있지만, 그러나, 그와 동시에 우리는 그 상황에 처한 나와 비슷한 타인을 생각하는 사람일거란 믿음을 애기하기 때문입니다.
다르덴 영화 속 어지러울 정도로 흔들리는 카메라 워크 처럼 불안한 상황에서도 삶은 계속 된다. 되어야 한다는 굳건한 메시지.
가혹한 상황에서 부탁쳐 생긴 절망으로인해 좌절하는 것이 아닌,
그토록 가혹한 상황에서도 절망이 있기에 희망을 꿈꾼다는 것이 되는 결론.
그들의 삶을 가득 메운 어둠 가운데 희미하게 비추는 한 줄 기 빛.
보일듯 말듯 조그많게 고개를 내미는 새싹, 
다르덴 형제는, 이들의 영화를 '지켜보는' 나를 따숩게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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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끝내기엔 뭔가 아쉬워서.

주말에 있었던 싱거운 대화 몇 줄.

아는 동생이 요즘 보는 사람마다 너도 나도 만족해하는 미쿡 드라마, 멘탈리스트를 추천하길래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자.

'거기에 형 같은 주인공이 나와요.'


하면서 베시시 웃는게 아닌가요.

내가 어떤 사람인데?

라고 물어보려다 그냥 드라마를 보고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과연 어느정도 재수 없을지, 얼만큼 알다가도 알 수 없는 캐릭터일지.. 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