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잠깐 서식지를 떠나 뉴욕에 와있습니다-
시골쥐로 한 삼년 살다보니, 읍내같은 맨해튼에 나오면
머리도 띵하고, 정신도 없는게...
영락없는 시골촌넘 서울 상경기입니다...ㅡㅡ

#1. 멀리서 지인이 오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주머니가 두둑한지 확인하게 됩니다.
허나, 어찌나 슬픈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는지, 털털털 개털입니다.
좀 붙어먹을까 하고, 그 붕이 계시다는 호떼루로 갑니다.

좀 외곽에 있습니다. 흠. 뭐 어쩌랴. 아끼려면 별 수 없지.
툴툴대며 뙤약볕에 걸어갑니다. 가는 도중에 낯익은 빠를 발견합니다.
누군가가 이야기했던 게이 혹은 남장여자들이 모이는 맨해튼의 근거지랍니다.

갑자기 키가 크고 늘씬한, 그러나 척 보기에도 남자임에 틀림없는
언니야가 제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뭐라뭐라 합니다.
이어폰을 끼고 있기에 들리지 않습니다.
급기야 팔짱을 낍니다.

30년 독거수행이 이리 무너지는겁니까?

암요. 전 쉬운 남자가 아닌거지요?
팔을 뺍니다. 언니야가 말합니다-
"나랑 데이뚜할까??? 헤이 두드 테킷 테킷-"

제가 절규합니다-
"언니야랑 저랑요??? 이러지 마세요. 언니야의 애덤스 애플(목젖)부터
어케 쫌 하세욧-"

다시 이어폰을 끼고 자리를 뜨려는데, 언니야가 기습 뽀뽀를 감행합니다.
딴나라당 날치기 저리가랍니다-
번개같이 피했지만, 그녀의 입술이 제 뒷머리칼에 느껴집니다.

저는 우사인 볼트에 빙의하여, 빛의 속도로 뛰어갑니다...ㅜㅜ

#2. 오래간만에 몇 명의 지인들을 만났습니다.
그 지인들의 동행도, 모두다 놀랍게도 "여자사람"들 입니다-

"흠. 난 배운 남자잖아- 은근슬쩍 접근하는거야, 매너 좋게-"

혼자서 이런 생각하지만, 결론적으로 생길 건덕지가 없습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이런 생각합니다-

"나는 필연적 독거가 아니라, 선택적 독거야- 우훗-"

그래도 왠지 모르게 제 인생은 여전히 안습 같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