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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문제를 정부가 길게 끌고 있습니다. 용산때처럼 하루만에 밀어버릴 수도 있었던 문제죠. 그렇다면 대화로 해결하려고 하는 의도냐? 그것도 아닙니다. 목적은 밀어버리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측이 사측의 주장을 큰폭으로 수용하겠다고 해도 사측이 갑자기 대화거부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었습니다. (타결이 되면 안되니까요.)

어제 만나뵌 기자분은 빠른 진압을 안하는 이유는 2가지로 보시더군요.
1. 용산참사처럼 일이 진행되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내부에서 투쟁하는 분들이 다수에, 결의가 높은 상태)
2.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를 이번기회에 무력화 시키겠다. (위기를 기회로?)

특히나 2번이 문제입니다. 지금 정부는 현대CEO출신이 대통령을 하는 정권입니다. 기존의 다른 우익정권(박정희-전두환-노태우)같이 이념적 우익 혹은 공권력 우위의 우익정부가 아닌 시장권력 우위의 정부를 지향합니다.

따라서 이 권력의 주적은 북한이라거나 국내 좌익세력 이런게 아니라 <노동자가 세력화 된 집단>이 주적입니다. 그런데 민주노총. 그리고 그 안에서 가장 산별노조를 이뤄낸 금속노조는 가장 눈에 가시일겁니다. 이 집단을 어떻게 괴멸시키느냐가 최대 관건 중 하나겠지요. 이 측면에서 쌍용차 문제를 이용하려는 측면이 보입니다.

쌍용차노조가 아니라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입니다. 즉, 이문제는 금속노조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가지고 잘 엮으면 금속노조간부들 줄줄이 엮어서 구속시킬 수 있습니다. 어떤 조직에서 몇번 줄줄이 구속되면 통상 말하는 결의된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구속각오하고 투쟁하는 노동자가 전체의 몇%나 되겠습니까? 여기 계시는 분들 상당수도 구속은 고사하고 경찰에서 출석요구서 정도만 나와도 잠이 잘 안올겁니다. 지도부 몇번 쓸어버리면 어느정도는 길들이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쌍용차문제를 빨리 강제진압 안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좀더 엮어서 빵에 많이 좀 보내보자는 의도도 있습니다. 용산사태의 경우엔 그 분들이 노동운동가도 아니고 나중에 다른 현안에 복무할 가능성이 없는 분들이기에 빨리 진압하려 한 것이고, 쌍차문제는 노동운동가들이 결부된 문제이기 때문에 빨리 강제진압해봤자 다른 노동현안에서 또 맞부딪힐 것이니까 아예 빵에 넣어주겠다는 의도도 있어보입니다.

이 문제는 분명 민주노총 및 금속노조를 범죄집단으로 몰아가면서 폭력과격시위-불법파업 문제로 토끼몰이를 할 겁니다. 적어도 양비론은 만들어 낼 수 있을겁니다. 그 정도만 되어도 정부입장에서는 성공이죠. 또한 여론상 양비론이라고 하더라도 사측이나 정부쪽에서 처벌받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노측 사람들만 처벌받겠죠.

이런식으로 패배의식을 계속 심어주고, 여론은 양비론으로 가고, 지속되면서 언론의 흥미를 잃게되고...

지금도 보면 미디어법은 악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쌍용차문제는 어차피 저기는 안되는 문제, 힘든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노동자들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글쎄요. 둘다 중요한 문제지만,
이명박이 미디어법에 맞서서 장외투쟁하는 민주당의원들을 아마 빵에는 안보낼겁니다.
하지만 쌍용차 문제에 맞서서 싸우는 민주노총 간부들이나 조합원들은 빵에 많이 보낼겁니다.

적어도 쌍용차 문제가 더 어려운 현장이란 건 사실이고, 좀더 애정을 갖고 봐줘야 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