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옛날에 젊고 용맹한 개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빨은 날카로웠고, 그 이빨은 세상을 위해 날이 서 있었지요.

이제 그 늙은 개 한 마리는 늙고 지쳤습니다.

그의 이빨은 낡아버려 더 이상 몹쓸 지경이지만, 그는 아직도 용맹을 뽑내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늙고 지친 개에 불과한 그는 용맹했던 젊은 날의 이빨을 날리기 보단 안락한 자리에 누워 쉽게 이빨까며 젠 체하고 싶어 합니다.

그는 오늘 이렇게 이빨을 깝니다.

청문회에서 어딘가로부터 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까발리는 공격 앞에 간단히 '그렇다'고 대답한 정운찬씨를 보고 나는 맹자와 스코필드 박사를 떠올렸다. 그래야 한다. 총리 못하면 어떠냐!

그러나 그 태도로 총리 한다면 이 위기 국면, 거대한 문명사 변동의 한복판인 한반도의 지금 이 국면에 평소의 그 소신과 경제·사회 노선의 그 원만하면서도 날카로운, 중도 진보의 참다운 빛을 보탤 것이 분명하다.

안 된 것은 자기들 자신이 대권 후보로까지 밀었던 사람을 천만원으로 잡아먹겠다고 벼르는 자칭 진보주의자들이다.

헛....

이빨이 나가 버리자, 머리까지 이상해졌나봅니다.

뭐만도 못한 글. 썩은 글. 구토가 나옵니다.

그의 용맹했던 지난 날의 글을 비꼬아

용감한 이가 글을 하나 남겼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

이제는 늙어 버린 옛 벗이자 희망!
나는 너스레를 좋아하지 않는다. 잘라 말하겠다. 지금 곧 당신이 그렇게도 혐오했던 부정부패에 대한 찬미를 중지하라. 그리고 그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 당신은 잘못 들어서고 있다. 그것도 크게!

이 제나저제나 하고 기다렸다. 한때 정신이 나가 버렸다던 당신이 죽기 전에는 한없이 빛나는 옛 모습으로 다시 황토길 위에 서서 타는 목마름을 노래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숱한 사람들의 간곡한 호소가 있었고,여기저기서 자제요청이 빗발쳐 당연히 그쯤에서 조촐한 자세로 돌아올 줄로 믿었다. 그런데 지금 당신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당 신이 고소를 금치 않았던 오적들의 그것과 같이 민주공화국에서 권력 가진 자의 부패와 재산 가진 자의 오만은 추방되어야 한다는 금과옥조를 새삼 되풀이 하고 싶지는 않다. 하나 분명한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올바른 치자(治者)에게 있어 도덕성이란 출발점이요 도착점이라는 것이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심지어 종교까지도 그 투명함이 이지러지고  힘 가진 자의 힘에 봉사하고, 있는 자의 여유에 기대게 될 때 그 생명력은 누렇게 시들며 그 권위의 탑은 허물어진다.  하늘에 닿는 능력과 땅을 덮는 역량을 자랑한다 하더라도 대관절 그 깜냥을 어떻게 발휘할 것이며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에 대한 믿음과 선의를 보여 주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맞지, 그 반대는 아니다. 근본을 말살하자는 것인가?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 당신이 써 제낀 시들의 단어들이 그렇게도 가벼운가? 생선을 즐겨 먹어치우던 고양이가 쥐 잡는 능력이 출중하다고 해서 생선 가게에 취직할 수 있는가? 한 개인의 도덕성의 검증은 그 개인의 치부를 들추는 것이 아니라 그 한 명 한 명으로 구성되는 정권의 자질과 태도를 검증하는 일이다.

 당 신은 돈 천 만원쯤 ‘형제같은 이’로부터 받아 쓴 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되레 천연덕스럽게 그걸 수긍했다고 해서 감동한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 라고 말한다. 그것이 당신의 현재 지점이다. 그런데 당신은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의 분탕질을 유린했던 시인이었다. 당신의 과거는 팍팍한 서울 길 몸 팔러 갔는가.

 ‘돈 천만원 받았다고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당신의 현재 정신 상태다.  되레 나랏돈을 무지하게 해 먹었던 지난 5년을 욕한다.  당신의 착란 상태다.  대관절 당신은 왜 오적을 욕하였는가. 재벌과 장성과 공무원과 국회의원을 왜 조소하였으며 무엇을 위해 그러했는가. 구역질나는 그들의 형제애(?)와 끈끈하고도 튼튼한 그들의 부패 고리를 폭로하고 나아가 진멸시키고자 하는 욕망 아니었던가. 오늘 돈 천만 원 정도는 아무런 흠결이 되지 않는다고 당신이 고쳐 말한다면, 그것은 오적들의 형제애가 이미 녹아 없어졌거나 스러져 흙이 되었다는 믿음 때문이리라.

당 신이 믿고 있는 그 정의의 전망은 확고한가? 당신의 발언에 대한 신념은 상식적으로 굳건한가? 만약 지금 세상에 정의가 넘쳐흐르고, 원칙이 추상같이 서 있어 돈 천만 원 정도 형제애의 발로로 받아 챙긴 것이 문제가 안 된다고 본다면, 그 전망은 이미 끝이 났다.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돈 몇 억 때문에 전직 대통령이 목숨을 버려야 했던 상황이 몇 달도 되지 않아 그런 형제애를 굳이 수용해야 할 정도의 인프레션 (?.. 이게 뭔 뜻이더라) 따위는 남아날 여지가 없다. 다만 뼈를 깎는 반성과 겸허한 성찰이 있을 뿐이다.

 
 반성해야 하는 자가 수십만 공무원을 감독할 수 있는가? 매일 매일 청렴을 호령하며, 공복으로서의 자세를 훈시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지하! 도대체 그 긴 역사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왜 덤비는가?

 물 론 진흙탕에 다름 아니었던 한국 사회에서 약간의 때 묻었다고 이유막론 철퇴를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른 해명과 이유 있는 항변은 들어줄 수도 있다. 하나 그때의 행동은 달라야 한다.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당신들은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런 일들을 정당화해서는 안 되며, 그 과정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지하 당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가.

 당 신은 왜 오적을 규탄하며 그 으리으리한 세도가들을 돼지비계처럼 씹었는가.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물욕과 권력 중독에 걸린 삶들의 비루함, 제 힘을 빙자해 약자를 짓밟고 그들의 살과 피로 배를 채우던 인격 파탄에 저항했던 것이 아닌가. 도대체 오늘 당신이 씹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알고 있는가. 로터스에 빛나는 당신의 이름이, 당신이 찢어발기고자 했던 사악한 것들의 입안의 혀가 되어 버렸다는 것을.

 어 느 시인이 당신처럼 그리도 경박스럽게 자신의 과거를 버리던가? 당신은 흔히 ‘생명’이 라는 말을 쓴다. 또 ‘평화’란 말도 즐겨 쓴다. 경제적 이익을 위한 재개발 과정에서 여섯 명의 목숨이 스러져 갔어도, 그 시신들이 흙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냉동고에 붙박혀 있는 이 세상에서, 그래도 정부씩이나 되어서 버티기 한 판으로 일관하는 세상에서 감히 생명이란 말을 어찌 입에 담으며, 감히 그 단어로 누구를 훈계하려 하는가? 더욱이 대한민국을 수십 년 지배해온 오적과 그 후예들이 쌓아올려 온 ‘관행’과 ‘우애’를 찬양하고 요구하는가?

 과 연 제 정신인가, 아닌가? 인지상정이란 말을 자주 쓴다. 그것이 인지상정인가? 그보다도 더 자주 ‘능력’이라는 말을 쓴다. 그것이 능력인가? 분명히 못 박아 말하지만 능력이란 도덕성에 기초한 엄밀한 이성으로 평가된다. 능력의 경중에 앞서 능력이 쓰여지는 방향이 어느 쪽인가를 판가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 신에겐 분명 그것이 없다. 없으면 없는 대로 과거 당신이 유명해졌던 시기에 보여 주던 순결한 정의감, 그리고 대안적 정열이 요구하는 바대로, 그리고 혼란한 전환기에 대응하는 확률적인 모색의 태도로 전시민적인 요청에 대답하는 합당한 행동을 선택하라. 그런데 지금 당신 김지하..... 무슨짓을 하고 있는가?

 전 환기는 필연이 아니라 우연이 지배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수하기 안성맞춤이다.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나 지금 당신은 조심성이 있고 없고의 차원을 훨씬 넘어섰다. 당연한 얘기지만 평범한 시민의 도덕률에서나 이성적인 사람의 사고 체계로부터도 이미 이탈했다.

 
 광 인이라는 말도 정확하지 않다. 당신은 지금 극히 위태롭다. 무릇 문사(文士)란 자기 목숨과 바꾼다 하더라도 함부로 자신이 쓴 글을 부정하기 어려운 법인데 하물며 자신이 그토록 아프게 부르짖고, 그 외침에 공명한 수천의 젊음들이 피를 쏟고 살을 발라낸 과거를 뒤로 하고, 이제 와서 제멋대로 흐트러진 붓을 놀려, 부패와 오욕에 향해지는 날카로움의 방탄조끼로 그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하는 모양인데, 그렇다. 바로 그 대답에 당신의 병의 뿌리가 있고 문제의 초점이 있다.

 지 금 당신 주변에는 검은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그 유령의 이름을 분명히 말한다. 부패선호증이다. 부패에 대해 익숙해짐이요, 그 안에서 알을 까고 번식하면서 썩은내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송장벌레와의 유전적 결합이다. 광주에서와 같은 싹쓸이 충동, 차떼기, 공권력에 의한 테러리즘과 파시즘의 시작이다.

 이 미 당신의 논리는 고문으로 몸과 마음이 찢긴 한 고단한 노인의 넋두리를 넘어서, 당신의 옛 벗들의 가슴팍에 겨눠지는 칼끝으로 벼려지고 있다. 파괴력에서가 아니라 상황과의 관계상실과 거기에 실린 당신의 거의 치매기에 가까운 기억상실충동에서다.

 당 신이 생명을 억압하는 자들 앞에서 생명을 노래하고, 평화를 짓밟는 이들을 위해 평화를 부르짖을 때, 이미 송장벌레의 유령은 잠복해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 옛 시인의 노래를 잃고 얼토당토 않은 생명운동을 벌이는 사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목구멍이 타들어갔는지, 끌려가는 벗들의 피묻은 얼굴을 보며 치떨리는 노여움을 참아야 했는지 당신은 모른다. 이제 오적을 비웃던 홍안의 시인은 돈 천 만원 정도 받았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이의 넉살과 당당함(?)을 찬미하는 백발의 노추로 새로이 의식화되었다.

 나는 당신에게서 이미 오래전에 말당의, 육당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이 냄새를 어찌지울 셈인가? 그런데 한술 더 떠 지금 당신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부 패는 전염된다. 당신은 지금 전염을 부채질하고 있다. 형제같은 이에게 돈 천 만원 받아 쓴 총리 아래에서 공무원들이 받는 급행료 몇 만원 정도가 과연 문제시될 수 있을까. 죽마고우에게 수사비 좀 찔러받은 경찰관에게 준엄할 수 있을까. 석고대죄할 사람에게 월계관을 씌움으로써 당신은 끊임없는 부패를 유혹하는 암시를 보내고 있다. 공화국의 생명 말살에 환각적 명성을 들씌워 주고 있다. 컴컴하고 기괴한 심리적 원형이 난무한다.

 삶의 행진이 아니라 죽음의 행진이 시작되고 있다. 이것이 생명의 몸짓인가? 무엇을 살릴 작정인가? 온 국민들이 죽을 힘을 다해 무덤을 파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돌까지 올려놓으려고 했던 부정부패의 귀신인가?

 절 정은 당신이 옹호하는 이들의 논리, ‘능력’과 ‘사소한 흠’을 분리하는 그 혼돈의 굿판에 있다. 능력은 가치중립적인 것인가? 사소하건 중대하건 개인의 흠결이 그 능력의 대소로 덮어질 수 있는 것인가? 왜 얼버무리려 하는가? 그 청문회의 주인공의 능력의 향기가 출중하면 그들의 뒤에서 나는 위법과 부패의 고린내는 능히 지워지는가? 정말로 치명적인 것이 당신의 그 기괴한 이원론이다.

 능 력과 도덕성을 분리하여 사고하자는 것은 당신들의 결정적 파탄의 증거다. 묻겠다. 당신이 목이 쉬도록 비판했던 그 오적들은 능력껏 해먹었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었던가. 그들이 무능해서 당신이 푸른 옷 입고 붉은 표지 가슴에 붙이고 옥 안에서 살아야 했던가. 도덕을 경멸하고, 올바름을 비하하며, 공정함을 발바닥의 때로 알고 제 배를 채우는 능력의 결정판이 당신의 오적이 아니었던가. 그럴진대, 정녕 그러할진대, 오늘 당신의 망발은 썩은 굿판일 뿐이다.

도 대체 이놈의 썩은 굿판에 사제노릇을 하고 있는 당신 그리고 예수가 끔찍이 싫어할 행동들을 골라 하고 있는 목사들의 정신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악령인가? 성령인가? 자기의 과거를 깡그리 부인하면서 엉뚱한 생명의 변죽만 두들기고 있는 당신은 정녕 시인인가. 생명운동가인가. 당신은 지금 굿에서의 이른바 불림을 행하는 모양인데, 불림에는 조건이 있는 법이다.

 영 매는 자신의 영달이나 권세를 탐하는 자기만의 목적이 없어야 하고 불림의 대상은 귀신 이 아니라 신명 이어야 한다. 검은 귀신이 아니라 밝은 신명이라고 주장하겠지. 그러나 늙다 못해 쉬어 버린 시인이여. 귀신은 영육분리의 형상이지만 신명은 영육합일,몸과 함께만 현상한다네! 그래서 신명은 곧 생명이다. 당신의 귀신 숭배는 더욱이 반성 없는 화해와 가진 자의 폭력과 능력 만능(?)을 합리화함으로써 바로 용산 참사와 비정규직의 지옥, 아이들 일제고사 잘 보게 하는 교사는 팔라우에 보내 준다는 해괴한 나라를 빚어 내는데 일조했고, 앞으로 더욱 끔찍한 세상을 예고하고 있다.
 
 
 당신의 능력 있는 자에 대한 숭배, 돈 천만 원 정도 통 크게 받아먹을 수 있는 이에 대한 신뢰의 결과는 풍수의 표현으로 당판,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비수 터, 울부짖는 터, 갈기갈기 찢어지는 참혹한 종말이다. 어찌할 작정인가?

 늙은 벗이자 시인이여.

지 금 곧 부패와 오욕에 대한 찬미를 중지하라. 그리고 그 썩은 내 나는 의사굿을 당장 걷어 치워라. 억눌린 자들의 신명을 불러 일으켰던 당신들 자신의 과거, 그 푸르렀던 생명의 팔딱임을 공경하며 그 생명의 자연스러운 요구에 따라 끈질기고 슬기로운 창조적인 저항행동을 선택하라.

나 는 군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잘라 말하겠다. 내 말을 듣지 않겠다면 좋다. 할대로 해보라. 당신 인생은 이제 끝이다! 그래도 한때 지성인이었다면, 최소한 내말을 접수라도 한다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 자신의 신조가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대답해야할 것이다.

 능 력이 있으면 흠결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가? 정말로 총리직에 오를 자로서 서울대 총장쯤 되는 로열패밀리에 오피니언 리더에 파워 엘리트라면, “궁색하게 살지 않기 위해” 돈 천만원쯤은 허물없이 받아도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인가? 그나마 이 질문에는 대답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떨굴 때, 나는 당신에 대한 연민이나마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부디 자중자애 하라. 부디 절망하지 말라. 당신만이 고문당하고 도망 다닌 거 아니다. 절망은 폭력과 죽음, 그리고 종말의 서곡이다.

------------

위의 파란 색 부분은 뒷간 귀신도 싫어하여 달라고 하지 않고 받지도 않는다는 바로 그 신문에 실린 늙은 개가 쓴 글의 일부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9/25/2009092501758.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1&Dep3=h1_03

밑의 글은 독립 PD 산하님이 쓰신 김지하의 글 패러디입니다.

http://nasanha.egloos.com/10166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