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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끝났네요.

제 야구는 이걸로 끝이고 한동안 겨울잠을 자야할 것 같아요.

씁쓸하기도 합니다.

야구란 스포츠에서 어떤 재미를 느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좀 드네요.

20년 넘게 야구를 보고 즐기고 있습니다만...

어떤 야구를 보는 것이 즐거운 야구인지 모르겠네요.

올해 두 번의 일을 통해서 야구를 내가 왜 좋아하는가를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지나친 자기팀 감싸기.

야구에도 옳고 그름이 있고, 절대적 평가기준이란게 존재할 터인디

지나친 자기팀 감싸기로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도 없어졌고, 절대적 평가기준에 대한 건설적 논의가 사라진 것 같네요.

나와 너를 가르더라도, 둘 사이를 이어서 연결시킬 수 있는 매개가 존재할 텐데, 어느 순간 건설적 논의를 이끄는 매개가 사라진 느낌입니다. 그저 우리팀과 다른 팀으로 나뉘고, 우리팀의 이해득실에 따라 다른 팀을 재단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야구를 판단하는 절대적 평가기준은 있을까요?

둘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무조건 이기는 것이 최우선인 야구가 제일 좋은 야구인가?라는 물음이 생겼습니다.

이기면 다 인가? 이기는 과정에서 지켜야할 선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그 선이라는 걸 넘어서라도 이기면 제일 좋은 야구이고, 제일 즐거운 야구인가?

이 두번 째 질문에 제가 왜 야구를 좋아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부터 응원팀이 하위팀이었던지라 그런지 몰라도,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했는가가 중요한 것이었고, 그 열심히 한 방법도 제 기준에서 정당한 방법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야구를 보는 것이 제가 야구를 보는 즐거움이었던 것 같거든요.

하여간 가을이 끝났고, 겨울이 시작되었으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야구를 즐겨야겠습니다.

위 두 문제를 고민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