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반평균 깎아 먹는 놈"

학창시절에 선생님이 공부가 좀 뒤쳐지는 친구들에게 했던 말이다.

누구건 본인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저런 말을 들어본 경우가 있을것이다.


제도상으로 점수에 의해 개인의 서열을 매기고 평균을 내어 집단의 서열을 매기는

시스템하에서 1등도 나오고 어쩔수 없이 꼴등도 나올수 밖에 체제인데......

생각해보니 이 말에는 무서운 함의가 담겨져 있다.


뒤쳐지는 놈, 그래서 평균을 깎아먹는 놈, 없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놈, 없애야 하는 놈......


학교에서 무의식적으로 주입했던 서열화 시스템에서 뒤쳐지는 사람을 열등하게 보고,

배척해야 하고, 소멸시켜야 한다는 의식이 사회전반적으로 깔리게 만든다.


소득이 떨어지는 사람, 노동력을 상실한 노령화된 인구, 슬럼화된 빈민가.....

우리 사회의 삐까번쩍한 외양을 우중충하게 만드는 집단, 우리사회의 평균소득을 깎아먹는 집단,

세금도 못내면서 세금을 쓰게 만드는 집단......없어져야 하는 집단.


학창시절부터 우리는 평균이하=쓰레기집단 이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는 생각이 든다.



우울한 대한민국의 현실...






2.

우리사회는 참 지독스럽게도 나이를 따진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든 여자든 안면을 트면 자연스레 나이를 묻게되고 형, 동생등으로 서로의 호칭과

입장을 규정한다.


우리만큼 한살단위로 빡빡하게 따져서 서로의 관계를 정리하는 경우가 외국에도 있을까싶다.

한살만 차이나도 친구의 관계가 아닌 형,동생의 관계가 된다.


일제시대 문인들의 책을 읽다보면 이런 대목들이 나온다. 열살정도는 허물없이 친구로 지내다보니

내 친구가 내 아버지의 친구인 경우도 있었다는......


문득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우리 나라에도 이렇게 빡빡하게 나이로 따져서 서열을 매기지 않았는데

이런 분위기가 군사문화의 영향이 아닐까싶다.



군대에 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대부분 한달 단위로 입대일짜를 따져서 한달만 군대 빨리와도

하늘같은 고참이 된다.


입대한 월로 규정을 하다보니 1월 31일에 입대한 사람은 2월 1일에 입대한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쥔

고참이 되는 문화이다.


인간 관계를 촘촘하게 규정하고 수많은 장벽을 만들고 서열을 형성하게 하는 군사문화.......



가끔은 너댓살 차이는 형, 동생없이 그냥 친구처럼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