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술을 끊었다.

술을 끊다보니 항상 술에 따라다니던 담배도 자연스레 안피우게 되었다.

아직 일주일밖에 안 되었으니 크게 자랑할만한 일은 아니다만, 군대시절 이후로

자의로 일주일씩이나 술을 멀리하게 된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언제까지 끊겠다는, 또는 영원히 끊겠다는 어떤 기한을 두고 하는것은 아니지만,

당분간.....적어도 몇달은 끊어볼 생각이다.



웃긴게 단지 맨날 저녁에 들이키던 맥주를 끊기만 했음에도 왜 이리 저녁에 시간이 널널한지

이 기세라면 하루에 한권씩 책을 읽어제낄 모양새다.


술을 끊다보니 약속도 멀리하게 되고, 그나마 내가 먼저 만들던 술먹는 계기도 없어지니....

정말 교통비, 점심값외에는 단 돈 10원도 안쓰고 몇일을 지내기도 한다.


장점이 참 많은데.....


흠이라면 너무너무 심심하다는 것과, 밤마다 어느정도 금단증상에 시달린다능.......






2.

지금 TV에 경주 한림야학에 대해 나왔다.


1973년부터 시작되어서 글을 못 배우신 어르신들이 한글도 배우고 공부도 하여서 검정고시를

땄다는 전통의 야학.


평생 한글을 못 깨우쳐서 은행이나 우체국에 갈때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가서 손이 다쳐 글을 못쓰는 척

우체국 직원에게 대신 쓰게 했다는 사연등.....


참 눈물겨운 사연이 많다.




소보횽아가 떠올랐다.


전산과를 졸업했다는 형, 아직도 독수리 타자로 띄엄띄엄 댓글을 다는 형,

본문을 쓰기엔 너무 힘이 들어서 댓글 다는것만으로도 하루가 다 간다는 형,

엑셀 수식 바꾸는것도 못해서 나한테 보내서 바꿔달라는 형



한글을 못배우고 평생을 사는 저 노인네의 처지가 독수리 타법으로 전산과 졸업한

소보횽과 다를바가 없다.



소보횽아 참 눈물나는 인생을 살아왔구나